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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권성동 여당 간사(왼쪽)와 홍영표 야당 간사가 23일 국회에서 에너지 공기업 3사에 대한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 논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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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 비리의혹 국정조사 청문회가 증인 채택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증인 채택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등 MB 정부 핵심인사들이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는 야당에 맞서, 새누리당이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표 등의 증인 채택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당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당시에도 문재인 의원이 청문회에 나오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내어줄 수 있다는 '협상카드'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여당이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물타기'하려고 또 다시 '문재인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를 앞두고 문재인 대표, 정세균 의원, 정동영 전 의원 등 참여정부 관계자들을 핵심 증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자원외교 비리의혹 조사 대상을 참여정부 시절로까지 확대해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자원외교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23일 야당 간사인 홍영표 새정치연합 의원을 만나 "문 대표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일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해외자원개발을 총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라며 "문 대표 등을 부르자는 우리의 논리와 (이 전 대통령을 부르자는) 야당의 요구는 한 치의 차이도 없다"라고 말했다.

야당은 문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여당의 요구가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참여정부의 자원외교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던 인사를 굳이 청문회에 불러야 하느냐는 것이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NSC 회의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을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고, 비서실장이던 문 대표도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라며 "갑자기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을 청문회에 부르자고 하니 어이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한 한 인사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때는 NSC 사무처가 통일외교안보정책실로 흡수된 상태였고, 더군다나 산업부 소관인 해외자원개발은 정책실 업무가 아니었다"라며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만 회의를 참관하는 비서실장이 해외자원개발의 총괄자였다는 건 더욱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2006년 2월 NSC 조직을 청와대 비서실 안에 신설된 통일외교안보정책실로 흡수시켰다.

세월호 국조 때도 "문재인 나오면 김기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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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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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문재인 카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세월호 국정조사 때도 문 대표의 청문회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세월호 국조특위 여당 간사를 맡은 조원진 의원은 지난해 8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 의원의 '동반출석'을 청문회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고 유병언 회장의 세모그룹이 참여정부 때 대규모 부채탕감을 판결받은 배경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입을 통해 들어야겠다는 것이었다. 조 의원은 이후에도 "문 의원이 청문회에 출석하면, 김 비서실장이 (청문회에) 나와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라는 의견을 되풀이했다.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계속 지루한 공방을 벌이던 여야는 결국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인 청문회는 열어보지도 못한 채 세월호 국조특위 활동을 끝냈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이번에도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를 사실상 '무력화'하기 위해 문 대표의 출석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자원외교 국조특위 야당 의원들은 2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진실을 밝히려는 국정조사가 아닌, 야당을 향한 공격과 '물타기'만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급기야 지난 국정조사 내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야당 인사의 청문회 소환까지 주장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당은 지금부터라도 근거 없는 정치공방을 멈추고 성역 없는 청문회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