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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점검을 나온 공무원이 분석을 위해 심각하게 오염된 도랑물을 채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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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신암농공단지 인근 주민들이 악취 등 환경오염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공단 인근 우수관로의 오염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공단 정문 앞 도로 건너편의 우수로에는 극심한 악취를 풍기는 뿌연 구정물이 도랑으로 흘러 인근 생물들이 사라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8일, 빗물만 흘러야 할 곳에 악취를 풍기는 구정물이 흐르고 있었다. 공단을 비롯한 주변생활권에서 오·폐수를 무단방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원인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현장조사를 나온 금강유역환경청 관계공무원도 "일단 눈으로 봐도 수질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 우수관로에서 이같이 오염된 물이 나오는 것은 어디선가 오·폐수가 끼어들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악취와 하천오염의 근원지로 공단을 지목하고 있다.

주민들, "언제부턴가 물고기 사라져"

공단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익명의 제보자는 "공단 안의 제약회사에서 오·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하고 있다, 폐수를 버리는 배출구가 2개로 뭔가 수상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8일 취재현장에서 만난 공단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비가 오면 미꾸라지와 붕어들이 올라왔던 똘(도랑)이 완전히 썩어 버렸다"며 "도대체 공장이 들어와서 이득을 주는 게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시설 안내 표지판도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주민은 "공단폐수 최종방류구는 무한천까지 땅속으로 묻었는데 정작 거기엔 푯말이 없다"며 "엉뚱하게 빗물이 모여 내려가는 이 도랑에다 공단오폐수 최종배출지점이라고 팻말을 세워 놨다, 이런 엉터리 행정이 어디 있냐"고 말했다.

신암농공단지 내의 오·폐수 처리는 각의 공장에서 독성이 강한 일부 폐수는 수집 뒤 전문업체에 위탁처리하고, 나머지는 공단 내 종합오폐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제보자가 지목한 공장 관계자는 "오·폐수를 전혀 문제없이 원칙대로 처리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검사에서도 생태독성 기준치 3~4배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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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암농공단지 폐수처리장에서 나온 방류수가 무한천으로 최종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푯말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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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관리사무소 관계자도 문제가 된 우수관로 오염에 대해 "거기는 우리 공단뿐만 아니라 주변 아파트와 신암파출소 앞 생활권에서 나오는 생활하수까지 합쳐진다"며, 정확한 원인 소재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들은 최종 배출지점에서도 신암농공단지의 오·폐수가 무단방류되고 있다고 의심한다. 공단 내 오·폐수는 종합처리장에서 정수 처리한 뒤 두곡리 들판을 가로지르는 지하관로를 통해 무한천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최종 방류지점에는 시설존재사실을 고지하는 푯말도 설치되지 않았고, 배출구도 절반 이상 물속에 잠겨있는 것이 확인됐다.

최종배출지점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곳에 자주 오는데 때때로 저 폐수관(공단 오·폐수 최종 방류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탁한 물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다"고 말하며 "폐수를 버리는 업체들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암농공단지에서 배출한 오·폐수는 금강유역환경청의 정기점검에서도 생태독성이 심각하다고 지적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예산군 내 폐수종말처리시설 수질분석 결과를 보면 신암농공단지의 생태독성은 3.9로 기준치인 1.0 이하를 크게 초과했다.

더욱이 3분기(7~9월)에는 생태독성이 3.3으로 계속 초과한데다 총대장균수도 1㎖당 4800마리로 법적기준치(㎖당 3000마리)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폐수종말처리시설의 무단방류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수질점검선진화시스템(TMS)을 설치해 수시 점검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신암폐수종말처리시설의 경우 폐수발생량이 1일 400톤으로 TMS 설치기준(1일 700톤)에 미달된다. 현재는 분기마다 한 번씩 금강유역환경청 공무원이 직접 방문해 방류수를 떠다가 검사하는 방식으로 점검하고 있다.

지난 18일 수거한 오·폐수의 수질 검사 결과는 23일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관계 행정당국은 현 상황에 대해 별 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