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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연설회때 홍준표, 이명박, 박근혜 후보(앞줄 오른쪽부터)가 단상으로 입장하고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울산의 산재병원을 약속하고 높은 득표율을 얻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2007년 7월 2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연설회때 홍준표, 이명박, 박근혜 후보(앞줄 오른쪽부터)가 단상으로 입장하고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울산의 산재병원을 약속하고 높은 득표율을 얻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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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7월 27일 울산 중구에 있는 동천체육관.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후보는 "산재전문병원으로 국립의료원을 만들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도시 울산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당시 세간에 쏟아진 각종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죽이기에 나섰는데, 그러나 저는 결코 죽지 않는다. 밟으면 밟을수록 저는 더 강해진다"며 "어떤 네거티브가 들어와도 끄떡없다. 아무리 저들이 거짓말을 해도 결국 진실의 힘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 그해 12월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54.0%의 득표율을 얻어 이회창 후보(17.5%), 정동영 후보(13.6%), 권영길 후보(8.4%)에 크게 앞섰다. 하지만 울산의 산재병원 공약은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내 지켜지지 않았다.

산재율 높은 울산, 산재병원 필요성 오랫동안 제기돼

2012년 노동부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은 한해 60명의 사망자와 재해자 2895명이 발생해(재해율 0.70) 전국 재해율 평균 0.69보다 높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 있는 산재병원이 없어 그동안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산재병원 설립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산재 사망자가 2200명, 부상자는 5만 2019명으로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로 OECD국가에 비해 3~6배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10년 산업재해현황자료에 근거한 경제적 손실은 18조로 전체 예산 중 5.8%를 차지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18대 대통령 선거 1주일을 앞둔 지난 2012년 12월 12일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울산 유세에서 "울산에 오일허브를 구축하고 산재병원과 산업기술박물기술관을 책임지고 이뤄내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후 2013년 6월 '울산지역에 산재모병원(전국 산재병원의 모태가 되는) 건립이 필요하다'는 용역보고서가 제출됐고, 2014년 초 사업비 3689억여원의 500병상 규모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종 보고서는 6월 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울산 산재모병원이 들어설 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 지역 언론은 현재 산재모병원 설립을 기정사실화로 보도하면서도 '확실성'과 '내용'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에서 새누리당 현장최고위원회를 열기 위해 지난 11일 울산에 온 김무성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라 비록 원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원하는 만큼이 아니라"고 한 이유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진행중인 예비타당성 평가 점수가 좋게 나오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산재 사고가 많았고 민간병원이 많지 않아 산재병원을 건립했다"며 "하지만 이제 민간병원이 많이 생기고 의료수준이 높아져 산재병원 대부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울산은 지난 1962년 특정공업도시로 지정된 후 산업수도 혹은 노동자의 도시로 불리지만 여태껏 산재병원은커녕 공공의료기관이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노동계와 시민들은 대선 때마다 후보들의 공약을 믿고 지켜지기를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태그:#울산 산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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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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