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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저녁 (사)황새사랑 이사회의 초대를 받은 윤무부 박사가 회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저녁 (사)황새사랑 이사회의 초대를 받은 윤무부 박사가 회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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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등 각종 매스컴을 통해 '새 박사'로, 새들의 아버지로 명성이 높은 윤무부(73, 경희대 명예교수) 박사가 최근 충남 예산을 자주 찾고 있다. 처가가 예산에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온통 황새 생각 때문이다.

10일 저녁, (사)황새사랑이 초대한 저녁식사 자리에 윤 박사가 서울에서 한 걸음에 달려왔다. (사)황새사랑의 고문 추대에도 "황새를 살리는 것은 자연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며 "이런 좋은 모임에 내가 할 일이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윤 박사는 저녁 식사도 잊은 채 1시간 가까이 황새를 비롯한 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사)황새사랑 회원 모두 넋을 잃고 들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험담이 펼쳐졌다. 평생 새만 바라보고 산 새 아버지 답다는 말들이 나왔다.

한 가지 연구에 몰두해 영혼을 바치면 아무리 아파도 그와 같은 에너지가 솟고 형형한 눈빛이 되는 것을 알게 해주는 자리였다.

윤 박사는 "지난 2006년 뇌경색으로 장례날을 잡아 놨었다"고 고백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심각했지만 끈질긴 투병 끝에 병마를 떨쳐냈다. 그리고 영하 18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철원들판을 헤매며 새 사진을 찍던 새 박사로 다시 돌아왔다.

최근 광시 황새공원으로 날아 온 야생황새가 자꾸만 공원상공을 돈다는 (사)황새사랑 회원의 얘기에 윤 박사는 "지금 지형을 익히는 중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을 골라 곧 떠날 것이다"라며 "새들은 인간보다 수백 배의 시력과 청력, 후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먼거리도 네비게이션 없이도 정확히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은 흘러야 하는데... 지금은 강이 썩었다"

이어 "예산군은 대술에 황새가 번식했다는 기록이 있고, 지금도 서식환경이 우수한 곳이 있을 만큼 보존이 잘 돼있다. 새들이 살기 좋으면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다. 예전엔 신양 황계쪽에 맹매기(제비같이 생긴 새)가 집을 짓고 있어 그걸 살펴보러 자주오곤 했다"며 제비, 원앙이, 종달이 등 각종 새들의 생태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환경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4대강 사업으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생태가 모두 파괴됐다. 그런 걸 하기 전에 우리한테 물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물은 흘러야 한다. 모래와 자갈을 지나고 바위에 부딪치며 깨끗해지고 생명을 얻는데 이젠 강이 썩어 새들이 떠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 분야에 도통하면 다른 분야도 훤히 안다고 했던가. 윤 박사는 교육과 세태에 대한 충고도 했다.

"네덜란드에 갔는데 선생님과 아이들이 들판에 엎드려 민들레 꽃잎수를 세는 것을 봤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고 좋은 교육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옛날부터 자연을 좋아하면 참다운 사람이 된다고 했다. 새 공부를 시키면 마음도 아름다워지고 험악한 사회문제도 간단히 해결된다."

윤 박사는 앞으로 틈나는대로 예산을 찾을 계획이다. 새를 탐구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드는 일이라면, 그리고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황새, #황새사랑, #윤무부, #새박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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