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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궐선거에서 맞붙을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여야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선거 국면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4월에 재보선이 치러지는 곳은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인천 서구 강화을 등이다. 인천 서구 강화을은 최근 안덕수 전 새누리당 의원이 대법원의 당선 무효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막판에 추가됐다. 나머지 세 곳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역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4일 내부 경선으로 서울 관악을,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후보를 선출했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정태호 지역위원장이 김희철 전 의원을 박빙의 차이로 누르고 후보로 뽑혔다. 정태호 후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데 이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한 '친노(친노무현)' 그룹 인사다.

성남 중원에서는 정환석 지역위원장이 은수미 의원(비례대표)을 제치고 선출됐다. 정환석 후보는 한국노총 성남시지부 부의장 출신으로 경기도의원을 지낸 바 있다. 광주 서구을에서는 조영택 전 의원이 김하중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기고 후보로 선출됐다. 행정 관료 출신인 조 후보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인천 강화을은 16일까지 후보자를 공모한 뒤 결정할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재보선 준비에 돌입해 전열을 가다듬어 왔다. 서울 관악을엔 관악구의원 출신인 오신환 당협위원장, 성남 중원엔 신상진 전 의원을 후보로 확정했다. 광주 서구을에는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세인 인천 강화을 후보로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이경재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의당 등 다른 야권 진영에서도 하나둘씩 후보를 내며 재보선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정의당은 서울 관악을엔 이동영 전 관악구의원, 광주 서구을엔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을 후보로 내보냈다. 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규·김미희 전 의원 역시 각각 자신의 지역구였던 관악을과 성남 중원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 후보로 나선다.

야권 강세 3곳, 후보 분열 등으로 판세 '흐림'

4.29 재보선은 20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사실상 본선 전에 치르는 '평가전'이나 다름없다. 특히 문재인 대표에게는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4.29 재보선은 20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사실상 본선 전에 치르는 '평가전'이나 다름없다. 특히 문재인 대표에게는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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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은 여야 모두에게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사실상 본선 전에 치르는 '평가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표에게는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번 재보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향후 당을 이끌어갈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인천 강화을을 제외한 세 곳은 전반적으로 야당이 강세인 지역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에게 판세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옛 진보당의 해산 등으로 더 이상의 선거연대가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야권 진영 후보들이 우후죽순 출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을의 경우,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는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뿐만 아니라 이상규 전 의원, 이동영 정의당 후보 등 야권 진영과도 경쟁해야 한다. 성남 중원에서 김미희 전 의원과 경쟁해야 하는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전직 의원 출신인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 46%를 기록한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야권의 텃밭인 광주 서구을 역시 천정배 전 장관이라는 큰 변수가 존재한다. 4선 의원 출신인 천 전 장관이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보다 인지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칫 새누리당이 야권 분열의 틈을 노려 '제2의 이정현'을 배출할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의석수보다 당 지지도 상승이 목표"

새정치연합은 불리한 판세를 의식한 듯, '한 곳만 얻어도 승리'라는 입장이다. 재보선의 목표 자체를 의석수보다 당 지지도 상승에 둔다는 방침이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선거의 정치적 목표는 의석 그 자체이기보다, 우리 당의 변화를 국민에게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을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각인시켜서 당을 단결시키는 기운을 불러일으키겠다"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4월 재보선에서 의석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만약 의석수가 중요했다면 야권 분열 구도 속에서 선거를 치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당의 자력만으로 두세 석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의 노력을 국민에게 분명히 보여 드릴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큰 정치적 성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운동도 기존의 '정권심판론'이 아닌 '포지티브'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서민의 삶을 책임지는 민생정당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의 현안을 중심으로 새누리당과의 전선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진 위원장은 "선거의 기본 메시지는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에게 기회를 주십시오'가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기회를 주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서 제대로 일하겠다고 국민과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겠다"라고 전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 워크숍을 열고 4월 재보선과 20대 총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태그:#재보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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