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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비오리 암컷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 비행중인 호사비오리 암컷 호사비오리 암컷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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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이자 예산 낭비와 생태계 파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4대강 사업. 현재 16개의 보가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16개의 보 중 금강에는 3개의 보(백제보, 공주보, 세종보)가 흉물스럽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금강에는 1개의 보가 더 추가로 건설될 뻔했다. 2009년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1개의 보를 몰래 추가 건설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몰래 추가하려던 보는 금강 보조댐 하류에 설치해 수상 레저 시설로 활용하려 했던 대덕보(2.5m)다(관련 기사 : 금강정비사업에 몰래 추가된 대덕보).

대덕보 들어설 뻔 했던 곳, 호사비오리 찾아와

멀리 하중도가 보이는 곳이 대덕보가 설치 될 뻔 했던 예정이다.
▲ 대덕보가 설치될 예정이었던 현장 멀리 하중도가 보이는 곳이 대덕보가 설치 될 뻔 했던 예정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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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보가 몰래 추가된 것이 알려지면서 대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강력히 반발했다. 대덕보 설치 4km 이내에 대청댐과 보조댐이 있어 추가로 보를 설치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3개의 보도 계획돼 있는 상황에서 이용 목적도 부족한 대덕보가 추가 되는 일은 꼭 막아야 했다. 대덕보가 들어설 위치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였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하중도와 주변에 비오톱이 발달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했다. 접근성이 낮아 이곳을 찾는 시민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생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서식처였다.

추후 금강 유역 환경청이 2010년 2월 대덕보 환경영향평가서 심의를 보류하면서 꼼수로 추진하려던 대덕보 사태는 일단락됐다. 금강 유역 환경청이 생태계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1월 대덕보가 설치될 뻔한 지역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호사비오리가 발견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8일 갑천과 금강에서 호사비오리가 월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3월 8일 마지막 답사에서는 호사비오리를 확인하지 못해 북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사비오리는 물의 흐름이 있는 수심 1m 내외의 낮은 물에 서식한다. 이번에 확인된 금강과 갑천 지역도 하중도와 모래톱이 잘 유지된 곳이다.

대덕보가 건설됐다면 아마 호사비오리는 금강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여울이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지면서 서식 환경이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대덕보가 무산되면서 모래톱과 하중도 그리고 여울등이 보전돼 호사비오리는 2015년 무사히 금강에서 겨울을 보내고 북상했다. 조류는 매년 같은 월동지를 택하는 특성이 있어 다음 겨울에도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강에 찾아온 호사비오리
▲ 금강에 찾아온 호사비오리 수컷이 비행을 하고 있다. 금강에 찾아온 호사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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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비오리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EN)으로 지구에 3600~6800개체만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매우 귀한 새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제448호로 등재돼 보호받고 매우 귀한 종이다. 주로 경기 북부의 한강 유역과 경남 진주, 전남 화순 지역에서 총 100개체 정도가 확인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에는 1997~98년 대청댐에서 암수 한 쌍이 도래한 이후 처음 관찰됐다. 일반적으로 1~2쌍 내외가 월동하는데, 이번에는 수컷 4마리 암컷 6마리 총 10마리의 대규모 집단이 도래한 것 역시 주목 할 만하다. 대덕보가 무산된 현장에서 확인한 호사비오리의 월동을 계기로 서식지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이를 토대로 한 보전 대책 등의 종합적인 계획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에도 찾아올 호사비오리를 기다리며...


태그:#대덕보, #금강정비사업, #호사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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