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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공원 갑천의 모습
▲ 월평공원 갑천 전경 월평공원 갑천의 모습
ⓒ 월평공원 갑천 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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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공원과 갑천유역은 대전시가 보호지역(습지보호지역,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2013년부터 추진 중인 곳이다. 대전시 구역 내에 보호지역은 거의 없다. 추동에 1개의 습지보호지역이 있을 뿐이다. 월평공원과 갑천유역이 두 번째 보호지역이 지정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전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월평공원은 이미 생태계의 건강성이 입증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 2013년, 대전시는 환경부에 보호지역 지정을 요청한 상태이다.

대전시 환경정책국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부가 보호지역을 추진 중이지만 하천관리주체인 국토해양부와의 협의가 쉽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국적으로 하천에 추진 중인 보호지역에 대해 포괄적인 협의가 진행된 이후, 보호지역 지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2015년 상반기 내에 환경부 관계자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협의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전향적인 자세로 협의에 임해 주기를, 이를 토대로 월평공원과 갑천유역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도심 속 작은 숲 월평공원

대전시 월평공원 갑천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최종보고서(2011) 중에서
▲ 산림청 귀화식물 현황 대전시 월평공원 갑천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최종보고서(2011) 중에서
ⓒ 대전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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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공원과 갑천유역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대전의 생태섬 같은 공간이다. 2011년 대전시와 토지공사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식물 346종, 포유류 9종, 조류 64종, 어류 31종, 육상곤충 223종, 양서파충류 15종, 저서무척추 동물은 66종이나 조사됐다.

이중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낙지다리(Penthorum chinense Pursh, 보전순위 144위)와 쥐방울덩굴(Aristolochia contorta Bunge, 보전순위 151위)과, 이삭귀개(Utricularia racemosa Wall, 보전순위 64위), 땅귀개(Utricularia bifida L, 보전순위 101위) 등이 확인되었다.

법적보호종은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1급인 수달과 멸종위기 2급 삵·큰고니·말똥가리,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수달(330호), 미호종개(454호), 원앙(325호), 붉은배새매(323호), 황조롱이(323호), 솔부엉이(324호), 큰고니(201호) IUCN Red List(국제자연보존연맹 적색목록)에 속하는 큰주홍부전나비 1종, 고유종 27종, 특정종 40종, 국외 반출승인 대상종 4종이 확인됐다.

일찍 산란한 산개구리 알에 올챙이가 나온 것도 확인이 가능했다.
▲ 산개구리 알 일찍 산란한 산개구리 알에 올챙이가 나온 것도 확인이 가능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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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 알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었다.
▲ 산란한 도롱뇽 알 도롱뇽 알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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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월평공원에 봄의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역시 양서·파충류이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은 3월 6일로 아직 2주 정도가 남아 있지만, 월평공원에는 벌써 봄을 알리는 양서·파충류가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개구리가 벌써 봄맞이 준비를 위해 겨울잠에서 깨어나 번식에 나선 모습도 보였다. 지난 21일, 월평공원 현장을 찾아가 봄철 양서·파충류들을 확인했다.

놀랍게도 월평공원과 갑천에는 벌써 개구리 알과 도롱뇽 알을 찾을 수 있었다. 산개구리들은 월평공원의 버려진 작은 미나리 밭에 산란을 해놓았다. 산개구리는 마리당 4000~5000개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만8000~6만 개의 알이 확인되어 약 12마리가 산란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도롱뇽 알 역시 12무더기나 확인했다.

현장을 잘 살펴보니 산개구리 수컷 2마리와 도롱뇽도 2마리를 운이 좋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작은 미나리밭 옆에 위치한 계곡에서 확인한 산개구리와 도롱뇽은 아직 겨울잠에서 덜 깬 모습이었다.

봄을 준비하는 도롱뇽을 확인 할 수 있었다.
▲ 계곡에서 확인한 도롱뇽 봄을 준비하는 도롱뇽을 확인 할 수 있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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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산개구리를 만날 수 있었다.
▲ 바위 밑에 숨어 있는 산개구리 우연히 산개구리를 만날 수 있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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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롱뇽과 산개구리는 벌써부터 산란과 함께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도롱뇽은 빨리 산란한 개체나 늦게 산란한 개체나 알이 깨어나는 시기는 큰 차이가 없다. 일찍 산란한 개체는 천천히 발아하고, 늦게 산란한 개체는 빠르게 발아해 부화시기를 맞추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생태이다.

자연변화의 위기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산개구리와 도롱뇽을 만나기란 대단히 어렵다. 대전은 다행히 도심의 중심에 위치한 월평공원이 작은 숲을 이루며 유지되고 있어 다양한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었다. 봄을 준비하는 도롱뇽과 산개구리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개발의 위협으로 인해 위기에 몰린 월평공원 갑천

지도를 통해 개구리 서식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 작은 미나리 밭에서 만난 산개구리 알과 도롱뇽 지도 지도를 통해 개구리 서식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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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도심 중심에 있는 숲은 늘 개발의 위협에 처해 있다. 택지 조성을 위한 개발행위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각종 운동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산림들이 훼손된다. 2월 현재, 테니스장 건설을 위해 월평공원의 나무들이 베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 개구리가 몸에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불법으로 대량 포획하는 일이 횡횡하고 있다 한다. 보양을 위한 수요가 있다 보니, 불법으로 포획해서 파는 업체들이 성행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월평공원과 갑천 역시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질 필요가 있다. 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면 봄을 준비하는 양서·파충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일 게다. 개발의 위협에서도 보호할 수 있고, 불법포획으로부터도 이들을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매년 봄, 개구리 알과 도롱뇽 알을 확인하는 재미를 꾸준히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테니스장을 만들려고 벌목을 진행하는 현장
▲ 월평공원 현장 테니스장을 만들려고 벌목을 진행하는 현장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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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월평공원, #도롱뇽, #산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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