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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들에게 유명한 명언이 있습니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고 죽을 때까지 참는 것"이라는 말인데요. 명언은 역시 명언인 것 같습니다. 지난 2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1월 초 급격하게 감소했던 담배 판매가 최근 작년 동기 대비 많이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새해 들어 담배 가격이 크게 인상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매년 초에 보였던 금연 열풍처럼, 올해에도 금연을 도전했던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참지 못하고 다시 담배를 찾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금연에 실패한 도전자들을 위해 오는 25일부터 패자부활전이 시작됩니다. 25일부터 금연치료 의료기관에 등록된 병의원에서 금연치료에 대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연치료는 어디서? 어떻게?

2월 25일부터 금연치료에 보험급여가 적용됩니다.
 2월 25일부터 금연치료에 보험급여가 적용됩니다.
ⓒ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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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을 희망하는 모든 흡연자들은 25일부터 금연치료에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료 체납 등으로 인한 보험급여제한 여부와 무관하게 금연치료에 보험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연치료비를 건강보험에서 지원 받으려면 금연치료 의료기관에 방문한 후 금연참여자로 등록해야 합니다.

금연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금연치료 의료기관에 등록된 병의원을 찾아야 합니다. 금연치료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www.nhis.or.kr)에서 가까운 금연치료 의료기관을 찾거나, 고객센터 (1577-1000)로 문의하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금연치료 의료기관을 방문해 금연치료 대상자로 등록을 한다면 12주간 6회 이내 의사의 전문적인 진료 및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사의 전문적인 상담 후 '금연치료 의약품 처방전' 또는 '금연보조제 상담확인서'로 약국에서 금연치료의약품 또는 금연보조제를 구입 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12주간의 치료동안 금연에 실패하더라도 1년에 2번까지 치료지원이 가능합니다. 즉 최대 24주, 즉 최대 6개월간 금연치료에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연치료, 어떤 방법이 좋나?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25일부터 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연치료법은 대표적으로 '금연치료의약품'과 '금연보조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6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하는 경우는 100명 중 4명에 불과하지만 금연치료의약품의 복용을 겸할 경우 26%의 금연 도전자들이 성공할 정도로 금연의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동시에, 6개월 이상 금연할 확률이 26%에 불과하다는 것은 얼마나 금연이 힘든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토록 중독성이 심한데 담배를 '기호식품'으로 분류된다는 것은 난센스처럼 느껴집니다. 금연을 위해서는 담배에 대해 '중독'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금연의 성공을 위해서는 흡연자의 '의지'에 더해 중독의 치료를 도와주는 금연치료의약품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금연치료의약품은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 두 종류의 약품이 있습니다. 이 두 의약품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으로 치료 효과가 금연보조제보다 더 좋습니다.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17일, 이메일을 통해 "금연을 시도할 때 바레니클린을 3개월간 복용하는 경우 6개월 성공률이 26~30%정도로 금연성공률이 올라간다"며, "이 말은 의지가 약하더라도 약의 힘으로 금단증상을 줄이고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금연치료의약품의 도움을 통해 금연에 성공할 확률을 자신의 의지에 의존할 때보다 최대 7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금연치료의약품은 정신과약물로 분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흡연가들은 복용 시 주의해야 합니다. 명승권 교수는 "부프로피온은 이전에 간질의 병력이 있는 경우 피해야 한다"면서 "바레니클린의 경우에는 우울증의 병력이 있는 경우 피하는 것이 좋고 오히려 부프로피온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침 치료, 금연치료의 대안 될 수 있어

약물치료의 경우 자신의 의지에 의존할 때보다 최대 7배 이상 금연 성공률이 높습니다.
 약물치료의 경우 자신의 의지에 의존할 때보다 최대 7배 이상 금연 성공률이 높습니다.
ⓒ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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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중독치료 전문시설인 '에이 클리닉'에서는 중독자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집중 치료를 위해 상담, 약물, 침술, 음악·미술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우리나라의 금연치료도 단순히 상담 및 약물치료 뿐만 아니라 침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금연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침 치료를 통해 금연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는 것을 볼 때 기존의 금연 치료요법 및 치료제들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요법 중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침 치료는 담배 자체를 끊게 만드는 요법이 아니라, 금단 증상을 완화하여 금연에 도움을 주는 수단입니다.

김종인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17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독 증상에 대한 반복적인 침 치료는 기를 원활하게 돌려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중독증상 및 금단증상에 좋은 효과를 미칠 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침 치료를 받아서 생기는 진정작용이 금단증상 등의 불안 증상을 억제시키고, 정기적인 침 치료를 통해 안정을 느끼게 되며 금연에 대한 동기유발이 커지게 됩니다.

특히 금연치료로 이미 널리 알려진 이침치료는 각종 중독질환의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금연, 금주, 비만 치료 등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습니다. 이중 금연침은 대뇌피질의 흥분 및 억제를 조절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니코틴 등의 중독물질로 인한 자율신경실조를 회복시킴으로서 습관적인 흡연욕구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014년 7월 약물과 알코올 의존(Drug and Alcohol Dependence) 저널에 실린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 연구진의 '이침요법의 금연에 관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이침치료를 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평균 1.77배 금연효과가 있었고, 3개월 경과관찰 결과 1.54배, 6개월 경과관찰 결과 2.01배 더 효과가 있었습니다. 즉 꾸준한 이침치료가 장기간의 금연효과에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의사의 금연침치료는 아직 급여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올 하반기를 목표로 급여화가 논의 중이라지만,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한의원을 이용하고자 하는 금연 도전자들은 당분간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그:#금연, #흡연, #바레니클린, #부프로피온, #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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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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