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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윤일병 사망사건' 재판이 진행된 경기도 용인시 육군 제3군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
 지난 해 '윤일병 사망사건' 재판이 진행된 경기도 용인시 육군 제3군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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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지 마!"
"어떻게 그렇게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어."

9일 오후, 28사단 집단구타·사망 사건 항소심 4차 공판이 열린 국방부 고등군사 법원 대법정. 숨진 고 윤아무개 일병이 속한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 의무지원관 유아무개 하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되던 도중 윤 일병 유족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 해 4월 6일 오후 윤 일병이 가혹한 구타를 당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구급차로 인근의 연천의료원으로 긴급 후송된 직후, '폭행으로 윤 일병이 쓰러져서 병원으로 갔다'는 보고를 자신에게 했다는 폭행 가담자 지아무개 상병의 진술을 유 하사가 정면으로 부인하자 유족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유 하사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지 상병은 '매를 맞던 윤 일병이 오줌을 지리고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요지의 보고를 윤 일병이 후송된 직후 유 하사에게 전화로 알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 하사는 이런 보고를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당시 지 상병으로부터 윤 일병이 음식물을 먹다가 목에 걸려 쓰러졌다는 내용을 들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유 하사는 또 '구타를 당해 다리를 저는 윤 일병의 가족 면회를 막아 가혹행위를 은폐하려 하지 않았느냐'는 군 검찰관의 추궁에는 자신은 윤 일병의 부대 개방 행사 제외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렇다면 누가 윤 일병을 부대 개방행사에서 제외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유 하사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행사 제외 결정을 의무대 선임병사들이 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지난 해 10월 30일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부하 병사들의 폭행을 방조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윤 일병을 폭행하기까지 했던 유 하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윤 일병 유족 "의무기록지 변조 가능성 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윤 일병 유족 측은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폐색에 의한 질식사'라고 단정한 군 수사기관의 수사 내용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측 법률대리인 남성원 변호사에 따르면,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윤 일병이 연천의료원을 거쳐 도착한 국군양주병원에서 작성된 의무기록지가 변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고 다음날 윤 일병의 아버지가 성명불상의 헌병 수사관과 함께 국군양주병원의 의무기록지를 발급 받았을 때는 3~4쪽의 백지였다. 하지만, 유족 측에 의해 재판부에 제출된 것으로 되어 있는 같은 병원의 의무기록지는 17쪽으로 윤 일병에 대한 상세한 처치 내용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이 의무기록지에 윤 일병이 뇌부종(뇌의 세포 내 또는 세포 외 공간에 수분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 증상이 있었다고 되어 있고, 이것이 질식사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면서 "윤 일병의 정확한 사인에 대한 규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일병의 유족들은 지난 해 9월 이 사건 수사 관계자 5명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윤 일병 유족의 고소사건에 대해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태그:#윤 일병, #군대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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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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