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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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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는 눈이 충혈돼 있었다. 얼굴은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 했을 때보다 핼쑥해 있었다. 그럼에도 "살이 많이 빠졌다"라는 기자의 말에 "총량 법칙에 따라 얼굴에 있던 살이 다 배로 갔다"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당 대표 경선을 사흘 앞둔 5일 선거 캠프로 사용 중인 국회의원실에서 문 후보를 만났다. 문 후보는 <오마이뉴스> '장윤선의 팟짱'과 한 인터뷰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이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 당 지지도를 끌어 올리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문재인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 그 자체로 국민들이 새로운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당 대표가 되는 그 자체로 지지도가 꽤 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라며 "총선 때까지는 40%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최근 경선 룰 논란과 관련해 "해석에 혼선이 있었고, 그 해석을 유권해석 기관인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에서 정리한 것"이라며 "여기에 불복하는 건 경기를 뛰는 선수가 할 태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일 JTBC 토론회에서 박지원 후보와 논쟁을 벌인 것에 "어떻게 국민들이 지켜보는 TV토론을 이렇게 끌고 갈 수 있는가"라며 "맞대응 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상황은 더 어려워 질 것이 뻔했다. 지금도 창피하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는 경선 룰 가운데 25%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 항목을 득표율에 포함시키는 것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지난 전당대회와 지방선거 경선에서 '지지후보 없음'을 득표율에 반영하지 않은 것을 이번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박 후보 측은 경선룰에 '지지후보 없음'이 들어갔으니 득표율에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관련기사 : 문재인의 패권? 박지원의 음모?).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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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문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냈다.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 된다. 문 후보 또한 "반성문을 써도 모자랄 분이 회고록을 썼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왜 이 시점에 회고록을 냈다고 생각하나?
"알 수 없다. 참여정부 끝나고 난 이후에 주변 참모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회고록 쓰시라고 권유했다. 정권을 넘겨준 상황이었고, 참여정부의 가치가 부정되고 있던 참담한 상황이었다. 우리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회고록은 혼자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참모들의 기억을 모아야 제대로 복원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이 손실 될 수 있어 빨리 쓰려고 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단호하게 거부했다.

이유는 (참여정부를) 객관화 시켜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객관화 시킬 자신이 없고, 솔직할 자신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됐을 때 쓰겠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서거하셨다. 그 태도가 분명 대비 된다. 국가 지도자의 회고록은 정직한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 비판을 호도하고 자화자찬한다면 회고록으로 가치가 없다. 또 재임기간 동안 대북관계를 다 망쳐놨는데, 이번에 그 이면의 이야기까지 다 공개를 해서 더 어려움을 주고 있다. 국가 지도자로서 아쉬운 태도다."

"룰 변경 아니라, 해석에 혼선 정리한 것"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의 방.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문 후보의 공간을 일부 소개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의 방.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문 후보의 공간을 일부 소개한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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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설 룰 가운데 일반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 관련해 박지원 후보 측과 논쟁이 있었다. TV토론회에서도 격한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이 이 문제를 바로 봐야 한다. 룰 변경이 있었던 게 아니다. 해석에 혼선이 있었고, 그 해석을 유권해석 기관인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에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 불복하는 건 경기를 뛰는 선수가 할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판에게 맡겨야 한다. 기본 원칙이 과거 전당대회와 같은 방식으로 한다는 거다. '지지후보 없음' 항목은 지난 전당대회 때도, 지방선거 때도 득표율로 환산되지 않았다. 이것을 합산해야 한다는 해석이 한 때 있어 혼란이 생기니까 전준위가 룰을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를 한 것이다."

- 그런 해석의 차이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애초에 룰을 정확히 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경선을 며칠 앞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행정적으로 확실히 하지 못한 지도부와 선관위뿐 아니라 룰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각 캠프에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누구라도 이견이 없이 명백하고 깔끔하게 룰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규정은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누가 해석하는지 정하게 돼 있다. 법률에서도 1심 재판과 2심 재판의 해석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에서 해석한다. 우리당에서는 전준위에 맡긴다. 규정이 잘못돼 있는 것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면 캠프의 부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 경선 룰에 대한 전준위의 발표가 있은 후에도 TV토론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저질 토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심정이었나?
"내 몸에 사리가 많이 생겼을 것 같지 않나? 나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 불쾌한 게 아니다. 어떻게 국민들이 지켜보는 TV토론을 이렇게 끌고 갈 수 있는가. 얼마나 국민들이 실망했겠는가. 당이 위기라고 하면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거기에 찬물을 끼얹은 모습을 그대로 국민들에게 보이고 말았다. 맞대응 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상황은 더 어려워 질 것이 뻔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창피하다."

"국민이 지지하는 당 대표 뽑는 것이 최고의 전략"

- 최근 여론조사(리얼미터, 1월29일 조사)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 박원순 서울 시장 등을 제치고 차기 대선후보 접합도 1위를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더 기쁜 것은 세부 평가 중에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 발전을 위한 적합 후보에서 1위를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현재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 어렵다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의 지지율도 동반상승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지지를 보내주시는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이 기세를 이어 나가야 한다. 잘 하겠다."

- 차기 대선 후보로서 지지율 상승과 당 지지율 상승을 '동반상승'이라고 강조했다. 둘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반사효과가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희망을 말하고 싶다. 당 지지율이 30%까지 오르면서 새누리당과 오차범위까지 근접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하락과 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가 있다.

또 '문재인'이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 당 지지도를 끌어 올리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 그 자체로 국민들이 새로운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민심을 받아들이는 게 정당이 해야 할 일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당 대표를 뽑고, 그를 중심을 당을 준비하고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최고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 그럼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만큼 새정치연합이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고, 여전히 무당파 층이 30%가량으로 상당히 많다. 대선 당시 48% 지지까지 얻었던 당사자로서 어떤 심정인가?
"국민들이 우리당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제대로 보여준 건 아니다. 제대로 변화하기 시작한다면, 대선 때 받은 48% 지지를 되살릴 수 있다. 총선 때까지는 40%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당 대표가 되는 그 자체로 지지도가 꽤 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

"복지 축소는 영양실조인데 다이어트 하자는 것"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했다. 문 후보의 책상 위에 놓인 '을지로위원회 초청 토론회' 모두발언 연설문. 문 후보가 손글씨로 직접 다듬은 흔적이 여러군데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했다. 문 후보의 책상 위에 놓인 '을지로위원회 초청 토론회' 모두발언 연설문. 문 후보가 손글씨로 직접 다듬은 흔적이 여러군데 보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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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공약으로 '소득주도 경제성장'을 제시했다. 어떻게 실현 가능한가?
"소득주도 성장은 한마디로 서민과 중산층의 지갑을 두툼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소비로 연결되고 내수가 살아나서 경기가 활성화 된다. 그러면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생기면서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기존의 낙수효과를 통한 경제성장 페러다임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게 전 세계적으로 확인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야말로 소득을 높여주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생활임금을 확대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동시간 축소와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또 가계별 필수 생활비를 줄여주면 그만큼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통신비 부담도 낮추고, 의료나 교육, 보육, 노후 관련 복지를 확대해서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줘야 한다. 이런 정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우리가 대안정당이 되고 집권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런 공약들은 '집권'을 해야 가능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당과의 협상을 통해 얻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야당이지만 상당부분은 할 수 있다. 여당에서도 이런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소득주도 성장'을 말했지만 실천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중부담 중복지'를 얘기했다. 여기서 우리 당이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전반적으로 반대하면서 하나도 관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또한 중요한 것 하나 때문에 전체를 다 걸어버리는 협상을 해왔다. 그럴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안과 연계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런 전략을 편다면 분명히 성과를 얻을 수 있다."

-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여당 일각에서는 '복지 축소론'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의 현실을 모르는 거다. 글로벌한 성찰이 부족하다고 보인다.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는 용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복지수준을 늘려야 하는지 줄여야 하는지 보면 단순하다. 용어가 쟁점을 흘린다. 우리나라 복지가 많이 부족한 수준인가, 충분한 수준인가, 과한 수준인가를 보면 된다. 우리는 이제 복지에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유럽과 비교하면 까마득한 차이가 있다. 유럽은 복지축소를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복지가 비만이니까 다이어트 한다는 거다. 우리는 영양실조인데 다이어트 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번에 높은 수준의 복지로 가기는 어렵다. 그래도 어느 정도 복지를 늘리는 '중복지' 수준에는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복지재원을 감당하기 위한 증세는 불가피하다. 그 증세의 순서는 당연히 대기업, 고소득자들이 먼저다. 정말 세금을 올리겠다는 것도 아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에 부자감세라는 방법으로 특혜를 받았던 법인세를 정상화 하자는 얘기다. 물론 '중복지'를 넘어 '고복지'로 가면 보편적인 증세가 필요할 수 있다. 그때는 국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혁신 안 되는 이유는 처음부터 실천 의지가 없기 때문"

- 새정치연합은 매번 전당대회 때마다 '혁신'을 이야기 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동안 제대로 된 혁신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혁신을 이룰 것인가?
"혁신을 늘 말하면서 왜 안 되는가. 왜 말만하고 실천하지 않는가. 당연하다. 혁신은 몇 가지 제도로 만드는 게 아니다. 아주 뿌리 깊은 정치문화, 우리 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허무는 작업이다. 기성정치 정당의 기득권 구조 속에서 특권을 누려왔던 분들은 기본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분들이 말하는 혁신은 마치 박근혜 정부가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 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처음부터 실천 의지가 없는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정치를 시작한 목적이 정당을 혁신하고 바꾸자고 한 것이었다."

- 경선 룰 논란으로 또 다시 친노·비노 프레임 싸움이 발생했다. 박지원 후보의 친노 비판 가운데 무엇이 아팠나? 아프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나를 공격하는 게 아픈 게 아니다. 친노 프레임은 우리 당을 분열 시키는 프레임이다. 우리가 언제 친노·비노 이런 것이 첨예하게 얘기 되나. 선거 때만 그렇게 된다. 우리가 겪고 있는 모습이 지난 번 대선 경선 때 겪었던 것 아닌가? 그때 내가 앞서가는 후보가 아니었다면 그런 식의 공격이 있었겠나? 이번 전당대회에 또 되풀이 되고 있다. 이걸 해소하지 못하면 또 되풀이 된다. 이 문제를 아예 근원적으로 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당 대표로 나서게 됐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혁신을 결코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후보들이 똑같이 혁신을 말하고 있다. 기성의 정치구조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 우리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많은 세력과 함께 가야 한다. 박원순, 안철수, 안희정, 김부겸 이런 분들 함께 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과 당원들의 지지다. 제가 단순히 대표가 되는 게 아니라,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우리 당을 강력하게 단합시킬 수 있는 힘이 되리라고 믿는다."

☞문재인 후보 출연 팟케스트 '장윤선의 팟짱' 듣기
☞박지원 후보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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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새정치연합,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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