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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석 화성 시장 등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화성시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채인석 화성 시장 등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화성시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 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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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에서 추진하는 '(가칭) 화성시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건립에 참여하는 5개(화성·시흥·광명·안산·부천) 자치단체장과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 3일 오후 3시 20분경,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장사시설 건립을 잘 추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남 지사 면담에는 채인석 화성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제종길 안산시장, 김만수 부천시장, 이춘표 광명 부시장이 참석했다. 국회의원은 이원욱(화성을), 원혜영(부천오정), 김경협(부천원미), 김명연(안산단원갑), 부좌현(안산단원을), 전해철(안산상록갑) 의원이 참석했다.

"화장장 올해 안에 추진될 수 있게 도와달라"

채인석 시장 등이 남 지사를 면담하고 도움을 요청한 것은 수원시 호매실지구 주민들이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매실지구 주민들은 화성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장사시설, 특히 화장장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유해하다면서 '칠보산 화장장 건립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호매실지구 주민 300여 명이 경기도청 앞에서 화장장 건립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남경필 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화장장이 (다른) 자치단체 내에서 반대가 심해서 좌초됐지만 화성시는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했다"며 "수도권 500만 명이 사용하는 시설이고 (화장장이) 환경 오염문제가 전혀 없다는 게 이미 입증됐는데 일부의 이해관계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 시장은 "지사께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같이 모여서 건의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은 "화장장은 (보통)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반대하고 도지사가 해달라고 사정을 하는데 입장이 거꾸로 됐다"며 "화장장이 올해 안에 추진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남 지사에게 부탁했다. 채 시장 등과 남 지사의 면담은 30여 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남 지사 면담에 참석한 김만수 부천시장은 "화장장은 꼭 필요한 시설인데 해당 지역의 반대로 부천에서도 추진하지 못했다"며 "광역행정인데도 화성시에서 나서서 하겠다는 것은 대단한 일로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종길 안산시장도 "안산도 화장장 건설 때문에 아픔을 겪은 도시"라며 "남 지사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지원하고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혜영 의원은 "경기도에서 여러 시들이 힘을 합쳐서 공동의 기반시설을 갖추는 건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지역으로 계속 확대, 발전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 시장은 호매실 지구 주민들의 장사시설 반대 집회에 대해 "화장장 예정지와 인근 지자체가 직선거리로 2.2km가 떨어져 있고, 산을 2개나 넘어가는 그린벨트 지역"이라며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연구조사까지 나와 있는데도 소모적인 정치 논쟁이 이뤄지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고 밝혔다.

화성시 공동형 종합장사시설은 채인석 화성시장이 2011년부터 건립을 추진해온 장사시설로, 화성·시흥·광명·안산·부천 5개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건립예정지는 화성시 매송면 숙곡리 일대로 사업면적은 36만4448㎡에 이른다. 이곳에 화장시설, 장례식장, 봉안시설, 자연장지를 포함한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장사시설 건립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17년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요예산은 약 1212억 원으로 5개 자치단체가 인구수 등으로 나눠 분담한다.

2013년에는 화성시를 포함해 10개의 자치단체가 참여의사를 밝혔으나, 안양·군포·의왕·평택·과천 5개 시는 참여의사를 철회, 현재 5개(화성·시흥·광명·안산·부천) 자치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화성시 화장장 건립, '님비→핌피'로 호평 받았지만...

2월 3일 오후 2시부터 경기도청 앞에서 수원 호매실지구 주민들이 화성시에서 추진하는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2월 3일 오후 2시부터 경기도청 앞에서 수원 호매실지구 주민들이 화성시에서 추진하는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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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화장장을 포함한 장사시설은 '혐오시설'로 기피 대상이 되어 왔다. 경기도에서 화장시설을 유치하려고 하는 자치단체들은 예외 없이 주민들과 갈등을 겪다가 결국 포기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곳은 하남시. 2006년, 김황식 당시 하남시장은 경기도로부터 2천억의 예산 지원을 약속받고 광역화장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끝내 포기했다. 당시 하남시민들은 김황식 시장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해, 전국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이후 부천시, 이천시, 안산시 등이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로 단 한 곳도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화성시의 경우, 장사시설 부지 선정과정에서 이런 논란은 일지 않았다. 오히려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지역을 장사시설 후보지로 적극 신청해, 주목받았다. 화성시에서 장사시설 후보지 신청을 한 곳은 6곳이나 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정도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300억 규모의 주민 지원금과 일자리 제공,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등이 꼽힌다.

이 과정에서 화성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사업에 대한 장사시설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주력하면서 자발적인 주민 참여를 유도했다. 때문에 장사시설 부지 선정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사라지고, 대신 주민들이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이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화성시 장사시설 예정지 선정은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를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공동형 장사시설은 행안부에 5월에 재정 투·융자 심사를 받은 뒤, 국토교통부에 G/B 관리 계획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정미경(새누리당·수원권선) 의원과 수원 호매실지구 주민들이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호매실지구는 장사시설 예정지에서 직선거리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화장장 건립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장사시설 건립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지난 1월 13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화장장 건립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염태영 수원시장의 입장은 정 의원이나 호매실지구 주민들과 다르다. 염 시장은 지난 1월 2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성시 장사시설 부지 선정에 대해 "님비를 핌피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라고 극찬하면서 "과학의 문제를 정치가 오염시키는 나쁜 사례를 만들 것 같다"며 주민들의 반대에 우려를 나타냈다.

화성시 관계자는 "직선거리는 2km지만 산이 2개나 있어서 (수원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화장시설 설치는 지자체 의무이자 권한으로 경기도나 행자부와 같은 상급기관 분쟁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화성시에서는 화성시민들이 아닌 수원시민들이 장사시설 건립을 반대하고 나선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화성시민들은 수원 호매실지구 주민들의 유해시설 주장에 대해 "화장장이 진짜 유해하다면 도심에 있는 수원 연화장부터 먼저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태그:#채인석, #화장장, #남경필, #이원욱, #장사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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