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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2일 지난해 연간 496만1천877대를 판매해 89조2천5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매출액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하락한 7조5천500억원을 기록해 2010년(5조9천185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사진은 이날 양재동 현대차 본사 모습.
 현대차는 22일 지난해 연간 496만1천877대를 판매해 89조2천5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매출액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하락한 7조5천500억원을 기록해 2010년(5조9천185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사진은 이날 양재동 현대차 본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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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내 재계 2위 현대자동차의 작년 한 해 성적표가 나왔다. 당초 시장의 예상치보다 더 안 좋았다. 영업 이익은 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당기 순이익은 두 자릿수의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올해다. 현대차 스스로 올해 시장 전망도 불확실하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날 현대차는 주주들에게 '통큰 배당'을 약속했다. 이익은 줄었지만, 주주들에게 무려 8173억 원의 현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통큰 배당 약속에도 이날 현대차 주가는 2% 넘게 하락했다.

환율 직격탄 맞은 현대차... 매출은 소폭 늘고 이익은 크게 줄고

현대차의 작년 성적표의 핵심은 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물론 매출은 2013년보다 2.2% 늘었다. 자동차는 작년에 496만1877대를 팔았다. 2013년보다 22만9511대 더 많이 팔았다. 매출액도 89조2563억 원이다. 이 규모는 지난 2010년 새로 도입한 국제 회계기준 방식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이와 같은 매출 증가에도 이익은 줄었다.

우선 영업이익이 7조5500억 원이었다. 2013년 8조3155억 원에 비하면 9.2%나 하락했다. 게다가 지난 2010년(5조9185억 원) 이후 가장 낮았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도 8.5%를 기록했다. 2013년 9.5%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영업이익의 하락보다 눈에 더 띄는 것은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의 하락이다. 이들 이익은 2013년보다 무려 14.9%나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7조64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왜 이렇게 이익이 줄었을까. 현대차 쪽의 설명은 이렇다. 지난해 쏘나타와 제네시스 등 신차들이 나름 선전하면서 판매와 매출액이 증가했다. 하지만 원화 강세와 일본 엔화 약세 등 환율 변동이 현대차 수익에 직격탄을 안겼다는 것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원-달러 평균 환율의 경우 2013년에 비해 무려 3.8% 하락한데다, 엔저뿐 아니라 다른 신흥국가의 통화까지 약세를 보였다"라면서 "이같은 환율 변동이 결국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익 감소에도 주주들에게 8173억 통큰 배당... 왜?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땅인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7만9천342㎡)의 한전부지 입찰은 감정가는 3조3346억 원이다.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땅인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7만9천342㎡)의 한전부지 입찰은 감정가는 3조3346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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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이날 경영실적 이외에 또 하나의 깜짝 발표도 내놨다. 보통주 1주당 3000원씩 현금을 배당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무려 8173억 원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내놓는 것이다. 이 금액은 작년보다 무려 54%나 많다. 지난해에는 주당 1950원씩 모두 5344억 원을 배당했다. 이익이 크게 줄었는데도, 주주들에게 거액의 현금을 배당하기로 한 것이다.

이원희 본부장은 "이런 배당 확대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배당을 늘리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평균 수준까지 올리겠다"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올 상반기에 실적이 나오는대로 중간 배당도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간 배당은 현대차 그룹 출범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주변에서는 '통큰 배당'의 배경에 '주주 달래기'가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주주 등은 지난해 한전부지 매입 당시 현대차의 불투명한 의사 결정에 반기를 들어, 주식을 대거 내다 팔기도 했다. 10조 원에 달하는 돈을 땅 사는 데 들여가면서, 정작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주주 달래기와 절세 효과까지... 일석이조일까

최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추진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주식시장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후 적극적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4600억 원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했고, 배당액도 크게 올렸다.

또 이번 배당 확대는 정부 정책과도 맞닿는다. 지난해 최경환 부총리가 내수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기업들의 배당을 적극 독려한 것에 대한 화답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번 배당으로 정부의 기업소득 환류세 부담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소득 환류세는 기업의 투자와 임금증가·배당 등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못미치는 경우 10% 세금을 메기는 제도다.

씨이오(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013년말 기준으로 현대차그룹의 11개 계열사들이 야 할 기업소득 환류세액이 5547억 원(추정치)이나 됐다. 다른 재벌그룹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하지만 배당성향을 높이게 되면 그만큼 세금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결국 현대차 입장에서는 주주 달래기와 함께 절세 효과까지 생각할 수 있다. 현대차가 이익이 줄었어도 배당을 확대한 이유인 셈이다.


태그:#현대차, #주주달래기, #현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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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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