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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낚시대 화천 산천어축제장에 자동 낚시대가 등장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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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장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낚시대가 등장했다. 화천군청 기획감사실 길상수 주부관이 만들었다. 디자인이나 정교함에 있어 작년보다 더 세련돼졌다. 산천어를 잡기 위함이 아니란다.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함과 이벤트 산천어를 잡았을 경우 얼음 속에 다시 놓아 주겠단다. 이를 어길 경우 100만 원을 내겠다는 문구가 재미있다.

산천어 자동 낚시대에 새겨진 글귀가 흥미롭다.
 산천어 자동 낚시대에 새겨진 글귀가 흥미롭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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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화천 산천어축제는 처음으로 '황금 산천어를 찾아라' 이벤트를 도입했다. 축제기간 23일간 1돈짜리 황금반지 100개와 반돈짜리 200개를 내걸었다. 산천어에 금반지를 달아 놓은 게 아니다. 꼬리 부분에 표시를 해 놓고, 그 산천어를 잡아온 사람에게는 실제 금반지를 교환해 준다. 길 주무관은 자동 낚싯대에 이 물고기가 걸렸을 경우 관광객들을 위해 다시 놓아 주겠단다.

'산천어에 황금반지를 달았다고? 산천어축제가 점점 상업성을 띠는 것 아니냐? 지금까지 잘 되던 축제에 웬 황금반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이번 이벤트는 화천군에서 기획한 것이 아니다. '화천 토마토 축제 공식 협찬업체'인 ㈜오뚜기에서 추진했다.

자동 낚싯대,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었다

남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꾸준히 고패질을 반복하는 산천어 자동 낚시대
 남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꾸준히 고패질을 반복하는 산천어 자동 낚시대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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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된 부분은 사용시간을 늘렸다는 것과 고기가 잡혔을 때 자동 챔질(낚싯대를 들어올리는 것)이 된다는 겁니다."

가정용 드릴을 이용해 만든 산천어 자동 낚싯대. 지난해 1시간 밖에 쓸 수 없었던 기계에 충전지를 확장해 4시간 가까이 낚시가 가능하단다. 또 뻣뻣하던 낚싯대 끝 부분이 활처럼 휘어지도록 설계했다. 산천어가 물었을 때 그 무게감에 위로 튕겨진단다. 그러면 자동 훅 역할로 바늘에 물고기가 달려 나온다고 했다.

뭔가에 꽂히면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만들어 내는 게 취미라는 길상수 주무관. 그와 미니인터뷰를 진행했다.

산천어 자동 낚시대를 개발한 길상수 주무관. 그와 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산천어 자동 낚시대를 개발한 길상수 주무관. 그와 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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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선보이는 해괴한(?) 기계다. 쓸데없는 짓을 한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웃음).
"산천어축제에 뭔가 작지만 남들에게 즐거움을 줄 만한 이벤트를 구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산천어 자동 낚싯대다. 기대는 어느 정도 적중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어떤 원리로 만들었냐?'는 질문이 나올까봐 미리 대답을 준비했는데, 다수의 관광객들 질문은 '이 기계로 산천어가 잡히느냐?'는 거였다. 역시 모든 사람의 관심은 과정이 아닌 결과였다(웃음)."

-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 같다. 이 기계로 산천어를 잡긴 했나?
"지난해엔 성과가 좋지 않았다. 왜 그럴까에 대해 고민했다. 결론은 기계가 챔질을 못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이번에 업그레이드 비중을 둔 것은 산천어가 걸렸을 때 활처럼 휘어진 부분이 풀리면서 챔질을 강하게 했다. 그래서일까 한 시간도 안 되어서 3마리를 잡았다." 

산천어 자동낚시대가 진가를 발휘했다. 삽시간에 3마리를 잡았다.
 산천어 자동낚시대가 진가를 발휘했다. 삽시간에 3마리를 잡았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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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았다.
"만져 보기도 하고, 신기한 듯 자세히 들여다보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다 결국 물어본다. '이거 아저씨가 만든 거예요?' 라고... 내가 못 만들 것 같이 생긴 모양이다. 아니면 어디서 사온 제품이라고 생각한 건지도 모르겠다(웃음)."

- 낚시는 손맛이라고들 한다. 자동 낚싯대, 역행하는 것 아닌가?
"낚시의 기본은 끈기다. 다른 사람들은 산천어를 많이 잡는데, 못 잡는 사람들은 그 이유가 있더라. 대표적인 예로 낚싯대를 담가 놓고 무성의하게 딴 짓을 한다는 거다. 이 자동 낚싯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제격이란 생각이 든다(웃음)."

- 제작 비용에 대해 묻는 사람은 없었나?
"있었다. 아이들 딱 두 명. 그래서 드릴 값 7만 원과 외장 케이스 등 디자인 비용 모두 합해 10만 원 정도 들었다고 했더니, 대꾸를 않더라. 아마 자신의 용돈 가지고는 턱도 없다고 생각을 한 듯하다. 앞으로는 아이들 도전정신을 위해 돈 별로 안 든다고 말해야겠다."

- 마지막 질문으로, 페이스북에 이 기계 특허로 내면 어떨지 올렸더니 '특허 등록하면 망한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애초 특허엔 관심도 없었다. 순전히 취미로 만들어 본 거다. 낚시의 철칙은 손맛이다. '특허로 등록하면 망한다'에 나도 한 표 추가한다.(웃음)"

산천어 자동 낚시터 주변에 관광객들이 몰렸다. 신기하다는 표정들이다.
 산천어 자동 낚시터 주변에 관광객들이 몰렸다. 신기하다는 표정들이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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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8일째인 지난 18일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는 82만 1540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지난 해에 비해 14만 3940명이 증가한 숫자다. 즐거우니까 축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신광태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화천, #산천어축제, #산천어 자동 낚시대, #길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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