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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7월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좌)와 서청원 최고위원(우)
 지난 2014년 7월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좌)와 서청원 최고위원(우)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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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정관이 여당 당 대표를 문건 유출의 배후로 지목한 '수첩파동'으로 새누리당 내 계파갈등 구도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친박·비박 모두 확전을 자제하고 있지만 비박 쪽은 조금 더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연말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조직위원장 여론조사 경선 문제 등을 두고 친박 쪽이 거세게 나섰던 것을 감안하면, 공수(攻守) 위치가 뒤집힌 셈이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9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수첩파동) 그건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벌어질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어린이 장난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통령을 모시는 청와대 행정관이든, 비서관이든 간에 열심히 (대통령) 모시는 일을 해야지 정치에 관여하려고 하면 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가서 전달하고 그런 것이 참 어린아이들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김무성 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문건유출 배후로 지목한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를 전달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둘 다 잘못했다는 논리였다. 또 더 이상 '어린이 장난 같은 이야기'란 말을 통해 논란을 더 이상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서청원 "박 대통령 신뢰하는 국민 많다... 여론 다시 반등할 것"

서청원 최고위원은 청와대를 적극 감싸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 "과거에도 어떤 사건이나 사고, 이슈가 있을 때는 여론의 부침이 조금 있었다"라며 "그러나 원래 박 대통령을 도덕적으로 신뢰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여론이 나빠졌지만 대통령께서 진정성을 갖고 열심히 하시고 금년에 경제를 살리고 그러면 다시 인기는 회복될 것"이라며 "조금 안타깝지만 열심히 하라는 국민들의 채찍이라 생각하시고 국민만 바라보면서 가시면 여론은 다시 반등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것을 위해 김무성 당 대표가 당·청 관계를 잘해야 하지 않겠나"는 질문에는 "대표가 잘 해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열심히 교감도 하고, 정부의 정책을 성사시키는 데 노력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의 노력도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서 최고위원은 "그래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직개편을 말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대해 신문마다 이야기가 다 다른데 박 대통령의 말씀은 새 판을 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면서 "저는 그걸 보면서 기자회견 잘 되신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평했다.

여전히 '보류' 중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에 대해서 서 최고위원은 "당에서 대표가 생각하고 저희와 의논을 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크게 당이 어떤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잘 하고 있으니 김 대표만 잘한다면 당·청 관계나 당 운영에 있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김성태 "당을 대통령 만드는 도구로 인식하면 안 돼"

비박 측은 보다 직접적으로 청와대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친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평적이고 건강한 당청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청와대 사람들의 근본적인 인식변화가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첩파동'과 관련해 "이런 엄중한 시기에 청와대 행정관이 자중하고 근신하기는커녕 오히려 여당 대표와 중진을 배후로 지목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다는 게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19일 친박 중진들만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한 것에 대해서도 "공당의 대표는 빼놓고, 상당히 의미 있는 날에 굳이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인사들만 청와대로 초청했다"라면서 "이런 것들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못 박았다.

김성태 의원은 김무성 당 대표에 대한 변호도 덧붙였다. 그는 "되레 측근이라는 이름 갖고, 자기네들 정치적 속셈으로 대통령 얘기하는 사람은 많을지 모르겠지만 공당 대표로서 김 대표처럼 박근혜 대통령을 잘 모시려고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을 대통령 만드는 도구로만 생각하면 전부 청와대 중심으로 흘러간다, '당 니들은 가만히 있어라' 이렇게 되면 공당이 어떻게 (국민을) 대변할 수 있겠느냐"라면서 재차 청와대를 비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에 있어서 '박세일 카드'를 버릴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김 대표가 박세일 이사장을 그 자리에 앉히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보는, 그런 절체절명의 상황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박세일 카드에 절대 연연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수첩파동, #비선실세, #김무성, #서청원,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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