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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가 지난해 11월 화재로 전소돼 임시로 사용 중인 임마누엘순복음교회(목사 이병주) 예배처소와 무료급식시설을 철거했다. 이에 교인들과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지난 12일 오전 5시경, 용역 50여 명과 포클레인 2대를 동원해 구룡마을 자치회관 뒤편에 있던 임시예배처소를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임시예배처소와 통로가 연결된 무료급식시설도 함께 철거해버렸다.

강남구는 '무허가 건물 신규 발생 불허' 방침에 따라, 임마누엘교회가 무료급식시설 옆에 붙어있는 비닐하우스에 새 예배처소를 짓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며 구두나 공문을 통해 공사 중지와 예배당 철거를 요구했었다.

이번 철거에 대해 이병주 목사는 "구청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자진 철거하라는 공문을 받고 중단했지만 3일 만에 이렇게 빨리 강제 철거를 할지는 몰랐다"며 "이 과정에서 독거노인과 주민들에게 끼니를 제공해 온 무료급식소까지 철거되어 더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한 구룡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난해 화재로 아픈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아무리 무허가 건물이라해도 이렇게 새벽에 갑자기 철거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여기에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던 급식소까지 철거된 것은 너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남구청에 의해 구룡마을 예배처소와 무료급식시설이 강제 철거로 됐다.
 강남구청에 의해 구룡마을 예배처소와 무료급식시설이 강제 철거로 됐다.
ⓒ 정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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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주택과 조규태 주거정비팀장은 "구룡마을은 서울시와 합의해 도시계획이 진행되는 곳이기 때문에 무허가 건축물(교회)이 들어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구룡마을 특성상 건물을 다 짓고 사람들이 들어가게 되면 건물을 철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에 철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식시설 철거에 대해서는 "급식소는 상시로 이용한 것은 아니다. 급식소도 불법건축물이 맞지만 그곳을 철거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교회 안이 전부 통으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포클레인으로 철거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철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구룡마을 상황실 옆에 있는 컨테이너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교인들이 사람도 살아야 하고 예배도 봐야한다면서 제안을 거절하고 막무가내로 교회를 짓겠다고 해 우리 입장에서는 무허가인 교회를 새로 짓게 허용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1명이 사망하고 무허가 주택 16동 63세대가 전소되어 총 136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구룡마을 화재로 이 마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임마누엘순복음교회도 전소됐다. 이에 임마누엘교회는 과거 식당으로 운영됐던 한 교인의 집을 임시예배처소로 사용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강남내일신문 게재



태그:#구룡마을, #교회 급식소 강제 철거,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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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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