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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국민모임 주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 - 야권교체없이 정권교체 없다' 토론회가 열렸다.
 12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국민모임 주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 - 야권교체없이 정권교체 없다' 토론회가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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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의 한 청년 당원은 '국민모임'에 대해 '때만 되면 나타나서 쓴소리만 하고 지나가는 진보 원로'라고 얘기했다. 진보라고 하지만 낡은 이미지고, 꼰대의 잔소리로만 들린다는 거다. 이런 현실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모임'(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제기된 지적이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정치 위기 때마다 지식인이나 사회의 명망가들이 도덕성을 무기로 해 정치적 각성을 촉구하고 자극하는 역할을 했지만 위기에만 나타나는 목소리인 경향이 있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국민모임은 12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야권교체 없이, 정권교체 없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을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정동영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의 탈당과 신당 합류로 주목을 받고 있는 국민모임의 이날 토론회에는 신당의 필요성과 함께 이 논설위원처럼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제기됐다.

"지지 높다고 고무될 필요 없다"

이 논설위원은 패널토론에서 "대중적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제1 야당을 교체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과, 그것이 아닌 다른 정당을 만드는 것을 동일시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은 유력정당인데, 그것이 없어지는 건 간단한 게 아니며, 인위적으로도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모임은 제 1야당을 교체하겠다는 것인데, 그건 새정치연합 내부의 붕괴와 분열이 나타나는 상황이어야 한다, 과연 지금 이런 상황인지는 의문"이라며 "국민모임이 만드는 신당으로 양당 구도를 깰 수 있는가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을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다"라며 "새정치연합의 조직, 노선, 리더십 모두 사실상 붕괴됐지만 인물 경쟁력만은 여당과 비교해 처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논설위원은 또 "신당 지지율이 높다는 데서 고무될 필요는 없다"라며 "안철수 현상에서 봤듯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은 언제나 높지만 언제나 국민을 실망하게 했다. 섣불리 만들고 없애는 것을 또 반복한단 생각을 국민에게 주면 '결국 새정치연합밖에 없다'는 역설을 국민모임이 만들어낼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12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국민모임 주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 - 야권교체없이 정권교체 없다' 토론회가 열렸다.
 12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국민모임 주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 - 야권교체없이 정권교체 없다'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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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창당, 야권지지 늘어난다"

발제자로 나선 이도흠 한양대 교수와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신당의 정체성을 '비중도 진보정당'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문국현 대표가 이끌었던 창조한국당과 '안철수신당' 등 제3지대에서 창당을 했던 신당들이 '중도'를 표방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신자유주의와 정치 보수화에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야당으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좀더 선명한 진보노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도흠 교수는 "새정치연합은 신자유주의 체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원죄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여당의 독주를 막고 국민의 생존권을 지킬 의지와 능력을 이미 상실했다"라며 "새로운 정치 세력은 노동자와 서민에 초점을 두되 신자유주의 체제와 박근혜 정권의 야만에 피눈물을 흘리는 국민 모두를 포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해영 교수도 역시 "새정치연합은 호남에 가면 토호 및 지방권력과 유착된 여당이지만 중앙에 오면 거대 야당으로 두 개의 정체성이 혼재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정당의 정체성은 '신자유주의 대안 정당'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확고한 반대와 대안 제시를 통해 실천성과 유능함을 대중에게 검증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국민모임이 추진하는 신당의 지지율이 18.7%로 나타난 <휴먼리서치>의 여론조사와 관련해 "부동층이 확연히 줄어든 결과가 나왔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휴먼리서치> 여론조사 한 달 전인 <갤럽> 여론조사에선 31%였던 부동층이 15.5%로 줄었다, (신당 창당으로) 야권은 분열하지 않고 오히려 야권 지지층이 2배로 커졌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와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이시백 소설가, 김성호 '대륙으로 가는 길' 부소장, 이근원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으며 200여 명이 행사장을 채웠다. 국민모임은 이날 토론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토론회를 이어가며, 14일에는 운영위를 열어 구체적인 신당추진위 구성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탈당과 신당 합류를 선언한 정동영 전 상임고문은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2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국민모임 주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 - 야권교체없이 정권교체 없다' 토론회가 열렸다.
 12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국민모임 주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 - 야권교체없이 정권교체 없다'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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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동영, #신당, #국민모임, #이해영, #새정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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