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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오슬롭에 위치한 카시리스 리프에서 일행들이 다이빙을 준비중이다.
 필리핀 오슬롭에 위치한 카시리스 리프에서 일행들이 다이빙을 준비중이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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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공항에서 내려 오슬롭에 도착하니 새벽이다. 벌써 동이 튼다. 일정상 오늘 첫 다이빙이 예정되어 있어 부랴부랴 잠을 청했다. 약 두어 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오전 10시다.

국내 다이버들이 필리핀에 가면 가장 놀라는 것은 역시 바닷속이다. 에메랄드 빛 옥색 시야가 펼쳐지는 수중세계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환상이다. 하지만 태풍이 스쳐간 간접영향으로 이날은 평상시 시야가 나오지 않았다.

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일행들이 카시리스 리프에 입수중이다.
 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일행들이 카시리스 리프에 입수중이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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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해외투어 워크숍'중 다이빙을 나서는 회원들의 모습
 '생활체육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해외투어 워크숍'중 다이빙을 나서는 회원들의 모습
ⓒ 해저여행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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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생활체육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의 해외투어 워크숍' 첫 다이빙이 시작됐다. 현지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카시리스 리프(Caceres Reef)로 향했다. 바닷속에 우뚝 솟은 암초를 리프(reef)라 부른다.

수중 산으로 일컫는 이곳은 오슬롭의 바닷가에서 1km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 규모는 길이 800m, 폭 150m로 최고 수심은 100m에 이른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깊이가 5m다. 원씨에 따르면 이곳은 오슬롭에서 먹이를 먹고 난 고래상어들이 100m 깊이에서 서식하고 회유하는 장소란다.

손때 안탄 비밀 다이빙 포인트...'카시리스 리프'

필리핀 카시리스 리프에 있는 수중생물 연산호의 모습
 필리핀 카시리스 리프에 있는 수중생물 연산호의 모습
ⓒ 해저여행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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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리스 리프에서 다이빙중 연산호를 배경으로 한컷 찍은 필자의 모습
 카시리스 리프에서 다이빙중 연산호를 배경으로 한컷 찍은 필자의 모습
ⓒ 해저여행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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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카시리스 리프에 있는 수중생물 부채산호의 모습
 필리핀 카시리스 리프에 있는 수중생물 부채산호의 모습
ⓒ 해저여행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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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리스는 접근성이 좋지 않다. 두마게티에서 멀고 세부에서도 멀다 보니 다른 곳에 비해 손을 안탔다. 다이버들이 많이 찾지 않아 자연그대로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여긴 대형부채 산호가 많다. 동쪽은 직벽이다. 예쁜 포인트는 북쪽이다. 이날 가장 인상 깊은 포인트는 동굴 포인트였다. 이름을 '천국의 동굴'이라 불렀다.

원창선씨가 최초 발견해 지은 이름이란다. 아쉽게도 시야가 좀 안 나왔으나 일행들이 줄을 지어 동굴을 체험했다. 카시리스 리프에 대한 원다이브 리조트 원창선 대표는 이렇게 소개했다.

"1991년 다이빙을 하면서 이곳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물속에서 대형부채산호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의 다른 포인트에 비해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아끼고 좋아하는 포인트입니다. 세계적인 포인트라고 봐도 무방하죠. 저 동굴은 제가 발견해 이름도 직접 지었죠. 천국의 동굴(Cave of heaven)이라고 말입니다."

다이빙이 보급되기까지 해외 다이빙의 역사는 짧다. 해외 다이빙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해외여행이 자율화되기 시작한 1989년부터다. 당시 다이버가 극소수였기 때문에 다이빙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80년대 말 필리핀에는 외국인이 운영하는 다이빙 샵이 매우 드물었다. 덧붙여 한국인이 운영하는 리조트 역시 찾아 볼 수 없었다. 지금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다이빙 리조트가 허다하다. 원창선씨에 따르면 약 70~80여 개의 리조트가 있단다.

입소문을 타고 국내 다이버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다이빙을 떠나기 시작한 것은 1994년부터다. 원창선씨는 당시 제주도에서 원다이브 리조트(Won Dive Resort)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필리핀 민도로 섬에서 '서울비치'라는 다이빙 리조트를 오픈 했다. 국내 다이빙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이후 서울비치는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최초의 다이브 리조트로 기록됐다. 리조트는 오픈 하자마자 대박을 터트렸다. 그 비결은 한국인이 운영하다 보니 언어의 소통이 자유롭고 저렴한 비용으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어 해외 다이빙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해외 다이빙 산증인...'원다이브 리조트' 원창선 대표

필리핀 해외 다이빙의 산증인 원다이브 리조트 원창선 대표의 모습
 필리핀 해외 다이빙의 산증인 원다이브 리조트 원창선 대표의 모습
ⓒ 해저여행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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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외 다이빙 개척의 산 역사이다. 지금도 필리핀에서 5개의 다이빙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에서 많은 한국인 다이빙 강사를 배출해 다이빙 마니아들의 길잡이가 돼주고 있다. 아래는 필리핀 다이빙 개척자 원창선씨와 나눈 인터뷰다.

- 여기에 온지 얼마나 됐나?
"1991년에 왔다. 벌써 환갑이 지났다. 횟수로 22~23년 됐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최초로 다이빙 리조트를 시작했다."

- 제주에서 다이빙 리조트를 운영하다 필리핀에 오게 된 계기가 뭔가?
"1991년 제주에서 원다이브 리조트를 9년간 운영하다 인건비가 높아 한계를 느꼈다. 한국은 1년에 6개월도 시즌이 안 돼 운영의 어려움을 느꼈다. 현재 제주에 있는 리조트는 휴업 중이다. 아내가 제주도에서 살고 있어 가끔 제주를 왔다 갔다 한다"

- 필리핀에서 운영하는 리조트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1991년 최초로 오픈 했다. 제가 운영 중인 원다이브 리조트는 5개다. 민도로푸에르토가레라, 롬론 시발리섬, 두마게티, 오슬롭 그리고 모알보알에 임대중인 리조트를 가지고 있다."

- 한국에 비해 불편한 점도 많을 텐데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이 뭔가.
"물론 불편한 점도 있고 편한 것도 있다. 여기 살면 맘은 편하다. 우리가 생각해보면 한국은 집밖에 나가면 필요한 것이 다 있는 것 같지만 삶이 너무 팍팍하다. 삶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여유가 아닐까 싶다."

- 여긴 한국의 70년대 시골 깡촌같다. 이곳 사람들은 뭘 해먹고 사는지 궁금하다.
"나도 그게 미스터리다. 이 동네는 한집 걸러 거의 1명씩 외국에 나가 있다. 그들 가족이 송금해온 돈이 주 수입원이다. 이 나라는 외국에서 돈 벌어 보내온 수입이 거의 GNP의 30%라고 들었다. 나도 여기서 살아보니 10만원으로 한 달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더라."

- 필리핀 다이빙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포인트는?
"이곳이다. 왜냐면 카시리스 리프에 오면 산호 군락을 볼 수 있다. 테이블 산호와 경산호를 볼 수 있다. 동굴도 있다. 특히 유명해진 오슬롭 지역의 고래상어도 쉽게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여행은 지난 2014년 12월 10일에 해외 다이빙 투어를 다녀왔다.



태그:#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카시리스 리프, #원다이브 리조트, #원창선, #해외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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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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