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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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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오늘 이 아침, 밝고 희망찬 화두 대신 준엄한 반성과 자성의 말씀부터 드리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5일 오전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단상 위에 섰다. 그는 이어 작년말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에 따른 사회적 파문에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조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와 각오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뗀 후, "지난 해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신년사는 여기까지였다. 대한항공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임직원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말을 잇지 못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이어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조 회장의 신년사를 대신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시무식은 내부 임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시종 침통한 분위기였다"면서 "조 회장께서 일련의 사태 등에 대해 임직원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면서 감정이 복받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회사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조 회장의) 의지"라며 "앞으로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회사쪽에서 밝힌 신년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소통과 책임 경영이다. 조 회장은 이번 땅콩회항 사건을 계기로 회사 안팎 인사가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회사의 기업문화를 쇄신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조만간 회사 내 각 부문 및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로 '소통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이분들과 함께 각계 의견을 수렴해 기업문화를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또 "회사 운영 전반에 걸친 쇄신 작업을 통해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통과 책임경영 강조했지만... 국민 여론 여전히 차가워

이와 함께 업무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책임경영도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회장이 밝힌 소통위원회가 얼마나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와 같은 오너 경영체제 아래에서 외부인사 참여가 자칫 구색맞추기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구속된 이후 여동생인 조현민 전무의 '복수' 문자메시지 등으로 국민 여론은 여전히 차가운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에서는 아예 조 회장 등 조씨 일가의 경영퇴진을 요구할 정도다. 새해에도 조 회장의 대한항공이 헤쳐가야 할 파도가 만만치 않다.


태그:#조현아, #조양호, #조현민, #땅콩회항,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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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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