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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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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의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각의 불출마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소위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당 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불출마 요구가 있기 전부터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고, 정세균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도 '마이 웨이'를 굽히지 않았다. 1992년 14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당의 원내대표를 두 번이나 지낸 박 의원 정치인생 최대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박 의원의 최대 경쟁 상대는 문재인 의원이다. 박 의원과 함께 소위 '빅2'로 꼽히는 문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48%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여전히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박 의원은 그런 문 의원에게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당 대표가 아닌, 대통령 후보의 길을 가라"라고 압박하고 있다. 당의 최대 혁신 과제인 계파 문제에도 "계파 활동을 하고 수장이었던 사람이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라고 못박았다.

박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이같은 점을 강조했다.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는 것이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며 "문재인 의원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으니까 대통령 후보로 가야 하고, 위기의 당을 살릴 사람은 역시 박지원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의원는 심성이 좋고, 착하고 맑은 분"이라며 "험난한 새정치연합 혁신과 무도한 박근혜 정권을 향해 싸울 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도 "부산은 우리의 최고 전략지역이자 취약지역"이라며 "한 사람이라도 경쟁력 있는 사람이 나가서 당선돼야 하는데, 대표가 되면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종로에 출마하면 당선되는 상황에서 부산으로 내려갔을 정도로 자기희생했다"라며 "희생 없는 지도자가 존재할 수 있는가? 당권도 잡고 대권도 나가겠다는 건 양지만 찾아도 너무 찾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지역 비례대표 할당제', '지방의원 비례대표 할당제' 등 구체적인 공천개혁 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집권하기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 부산과 울산, 경남과 강원도에서 10%씩만 더 받으면 된다"라며 "그곳에 우리 국회의원이 없기 때문에, 두 명씩 비례대표를 두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것을 오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 전략으로 꼽은 그는 "계파가 없고, 빚진 사람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근 민주당으로 당명 변경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전국을 돌면서 만난 당원들이 당명 변경을 굉장히 요구하고 있다"라면서도 "당명 변경을 고집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집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내 생각이 아니라 당원과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라며 "이 문제는 많은 당원들이 요구하고 있고, 반대도 있지만 찬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지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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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문재인, 정상회담대화록 사태 때 고맙다고 전화왔다"

- 새해 첫날 '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또 다시 당명을 바꾸는 것이 당 혁신의 본질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철수 전 대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명을 변경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국을 돌면서 만난 당원들이 당명 변경을 굉장히 요구하고 있다. 물론 안철수 전 대표도 생각했고, 민주당 당명을 법적으로 쓸 수 있는가도 고민했다. 이러한 문제는 당대표가 되면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당의 혁신은 뿌리째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원과 국민 속으로 다가갈 수 없다. 당명 변경은 그러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 당명 변경은 당의 통합정신에 반한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대중, 노무현, 안철수 그리고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연합해 탄생한 정당이다. 이 다섯 개 세력이 통합해 단결해 나갈 때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일방통행해서는 안 된다. 당명 변경을 고집하려는 게 아니다. 고집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내 생각이 아니라 당원과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 이 문제는 많은 당원들이 요구하고 있고, 반대도 있지만 찬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지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일부에서 불출마 요구가 있었지만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불출마 요구는 당의 변화와 계파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주장에 어떤 의견이며, 출마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분들을 많이 만났다. 나를 지칭하는 게 아니었다. 특정 인사를 지칭한 것이다. 그 특정인이 나오면 당을 혁신하기 전에 초토화 되고 분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소위 '빅3'가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는데, 거기에 대안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우리 당원들이나 국민들은 예수님이나 부처님 같은 인물이 등장하기를 원하지만 결국 인물은 당 내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강한 야당'을 제기했다. 당이 위기일 때 대표를 할 사람은 나뿐이다. 불출마를 요구했던 그분들의 충정을 받아 안고 당을 이끌어 나가겠다."

- 그 '특정인'은 문재인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의원은 '자신이 계파 수장으로 지목 받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계파갈등을 끝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한다. 당권주자들과 최고위원 후보들이 계파종식 선언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자신이 '친노에서는 최고위원에 출마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건 결국 자신이 계파 수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계파 종식하자고) 남에게 요구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하면 된다. 지난 대선에서 집권하게 되면 친노 인사는 정부에서 일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내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안 했다. 이제 와서 당권을 잡으면 측근들을 중용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건 문제가 있다.

총선 불출마도 그렇다. 부산이 우리에게 어떤 지역인가? 최고의 전략지역이자 취약지역이다. 한 사람이라도 경쟁력 있는 사람이 나가서 당선이 돼야 한다. 그런데 대표가 되면 출마하지 않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종로에 출마하면 당선되는 상황에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자기희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존경 받았다. 김부겸 전 의원도 주변에서 당권에 도전하라고 얘기 했지만 대구를 지키기 위해 욕심을 버렸다. 희생 없는 지도자가 존재할 수 있는가? 당권도 잡고 대권도 나가겠다는 건 양지만 찾아도 너무 찾는 모습이다."

- 당 대표가 되면 어떤 방법으로 계파갈등을 조정할 것인가?
"나는 계파가 없다. 지금까지 계파 활동을 한 사람, 그 중심에 있던 사람이 당 대표가 된 뒤에 그걸 더 이상 안 하겠다고 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박지원 계파'가 있나? 두 번의 대선 패배와 총선, 지방선거에서 연이은 패배에도 계파갈등은 계속됐다. 이제 와서 청산하겠다는 건 신뢰성의 문제, 진실성의 문제다."

- 출마선언문에서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그동안 야당의 모습이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과도 같다. 어떤 부분에서 그러했다고 생각하나?
"지난 7년 동안 청와대에서, 새누리당에서 제일 싫어한 사람이 누군가? 야당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많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은 사람이 누군가? 나는 언제나 굴하지 않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향해 할 말은 했다. 비수를 날렸다. 지금까지 친노는 무슨 말을 했나? '남북정상회담회의록'이 문제가 됐을 때도 그들은 불만 지르고 도망쳤다. 그때 앞장서 싸운 건 나다. 종편방송도 마다하지 않고 나가서 싸웠다. 그때 문재인 의원이 나에게 고맙다고 전화했다. 나가서 싸우지 않고 고맙다고만 말한다면, 몸을 사리는 게 아닌가?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할 말은 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발목만 잡아서는 안 된다. 국민이 변했다. 과거의 모습으로는 안 된다. 감동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 미국 공화당 하원 의장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얼마나 강하게 공격하나? '이민법 안 된다', '예산 통과 안 된다' 하면서도 백악관에 들어가 감동적으로 협상을 하고 웃으면서 나온다. 이게 정치다. 앞으로 세월호 참사, 정윤회 문건 어떻게 할 것인가? 계속 끌려만 다닐 생각인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져도 새정치연합은 그 반대급부를 못 가져간다.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그 존재감부터 회복하는 게 시작이다."

"집권하고, 평양 초대 대사로나 보내줬으면..."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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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권과 대권 분리론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이 출마의 자유를 제한하고, 비민주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의 목표는 집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대권 후보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정책을 설정하고 국민의 몸과 마음을 섞어야 한다. 3년 남았다고 당 대표 2년 하고 또 대권 후보 하겠다는 것은 한가한 생각이다. 우리 당에는 다른 대통령 후보도 많다. 당 대표가 대권후보를 생각한다면 다른 대권후보의 협력을 받을 수 있겠나?

미국의 힐러리 전 국무장관을 봐라. 오바마 1기에 성공적으로 4년 동안 국무장관을 하고, 오바마 재선 후 계속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현재 부동의 차기 대통령 후보 1위를 굳히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렇다. 대선에 패배하자 홀연히 영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해 DJP연합을 만들어 집권했다.

반면, 이회창 전 총재를 봐라. 대선에 패배하고 홀연히 정계를 떠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성급하게 돌아왔다. 그리고 당 대표가 돼 손에 피를 묻혔다. 자신에게 대선 후보를 양보한 조순 전 총재를 몰아냈고, 야당에서 여당으로 온 이기택 전 총재를 몰아냈다. 그리고 박근혜 당시 의원도 못 들어오게 막았다. 결국 대통령 후보는 됐지만, 대통령은 못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길을 문재인 의원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 의원은 누가 뭐라고 해도 새정치연합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다. 그런데 왜 '이회창의 길'을 가려고 하나? 이것이 굉장히 아쉽다."

- 그렇다면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어떤 정치행보를 할 생각인가? 본인이 대선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내가 대권에 나가겠나?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 되면 내가 국무총리를 하겠나? 박원순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내가 도로공사 사장을 하겠나?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내가 LH공사 사장을 하겠나? 나는 정권교체의 일념밖에 없다. 우리가 집권한다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나를 평양 초대 대사로 보내줬으면 하는 생각밖에 없다.

나는 나를 잘 안다. 이희호 여사나 일부 지지자들은 당대표가 돼서 대권 후보에도 출마하라고도 한다. 하지만 과욕이다. 마치 문재인 후보가 2017년 대권을 목표로 하면서 당권까지 가지려고 하는 욕심과 같다. 정치인은 그런 욕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 새정치연합은 위기다. 위기 때는 나처럼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통령은 착하고 심성 좋은 사람이 해야 한다. 악역을 맡고, 고약한 모습이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유능한 사람이 당권을 가져야 한다."

- '6개 지역 비례대표 할당제', '지방의원 국회비례대표 할당제', '청년의무공천제', '공천심사위원회 폐지' 등을 구체적인 공천 관련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것이 당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우리의 목표는 집권이다. 문재인 의원이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받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1%의 지분도 주지 않는다. 승자독식이다. 우리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 부산과 울산, 경남과 강원도에서 10%씩만 더 받으면 된다. 그런데 그곳에는 우리 국회의원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활동이 안 된다. 그곳에 두 명씩 비례를 두자는 얘기다. '완전 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는 여야가 합의해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우리 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것은 계파가 없고, 빚진 사람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야권연대, 우리가 먼저 크게 양보해야 한다"

- 평소 야권연대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야권의 통합에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새정치연합만으로 당장 눈앞에 닥친 4월 29일 재보궐 선거와 2016 총선에 승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야권연대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총재시절, 15대 총선 때 모든 여론조사에서 새정치국민회의가 제1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야권의 분열로 약 3000표 미만의 차이로 낙선한 사람만 50여 명이 됐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정통민주당이 나와 수도권에서 6명이 낙선했다. 비례대표까지 합하면 7석을 잃었다. 야권은 분열하면 패배하고 통합하고 단일화하면 승리한다. 숙명적인 것이다. 그러나 스펙트럼이 넓은 것은 좋지만 극좌와 극우는 배척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극우를 배제하듯이 새정치연합도 극좌와는 함께 할 수 없다. 그래서 통합이 아닌 연대를 해야 한다."

-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야권연대, 후보단일화는 그 실효성이 다 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진보정당에서도 일상적인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과는 그렇게 해야 한다. 먼저 가진 자가 양보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80을 주고 20만 가지더라도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를 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걸 기억한다면 우리가 정의당에게 과감하게 양보해야 한다. 그리고 큰 선거에서는 양보를 받아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정부의 공안 관련 수사가 본격화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수단체는 한명숙 전 대표를 고발하기도 했고, 일부 새누리당 의원은 박지원 의원의 방북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러한 종북공세와 공안정국에 새정치연합은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싸워야 한다. 나는 대북 문제로 참여정부 때부터 탄압받았지만 한 번도 굴하지 않았다. 원칙을 가지고 대북 문제에 할 말은 해야 한다. 북한이 잘못하면 과감하게 꾸짖기도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지금 어쩌다가 김대중, 노무현에게 10년 동안 정권을 빼앗겼나 고민하고, 이제는 절대 뺏기지 말자고 저렇게 치열하게 나서고 있는 거다. 그들의 치열한 투쟁을 우리는 뒷짐 지고 쳐다만 보고 있다. 나는 싸운다. 안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문재인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하자고 주장했을 때, 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나서 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이 돈 받은 적 없고 깨끗하니까 검찰에 나가야 한다고 할 때, 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싸웠다. 이번에 정부에서 나의 방북을 불허했을 때는 누가 나섰나? 문재인 의원이 말 한마디 했나? 지금 이게 새정치연합의 모습이다. 맞서 싸워야 할 때는 안 싸우고, 먹을 게 있을 때만 벌떼같이 몰려드는 모습으로는 승리하지 못한다."

-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상당한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또 새정치연합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에도 새정치연합이 반대급부를 못 받는 것은 그만큼 실망했기 때문에 그 기대가 신당에 가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또 그분들이 건전한 진보를 표방한다면 신당 창당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정동영 전 의원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였고, 지금 우리 당과 정체성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면 신당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약자를 보호하고 함께 가는 게 새정치연합의 정체성"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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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곧 세월호 진상조사가 시작되는데, 당 대표가 된다면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지금 현재 진상조사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강하게 뒷받침을 해야 한다. 또 마지막 실종자 9명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대통령도 움직일 것이다. 관심을 놓으면 잊힌다. 내 고향이 진도다. 지속적이고 끈질긴 진돗개처럼 새정치연합이 이 문제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 새정치연합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당 대표가 된다면 무엇을 지향해 나갈 것인가?
"새정치연합에서 유일하게 성공적으로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은 을지로위원회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당대표가 되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더 키워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다. 목포에서까지 '이제 그만하라'는 말을 들었다. '노란 리본을 떼라'고 했다. 그렇게 많은 국민들이 요구했다. 그러나 약자인 그분들의 손을 우리마저 놓아 버리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약자를 보호하고 함께 가는 것이 새정치연합의 정체성이다. 그러나 집권을 위해서는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야 한다."

- 문재인 의원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힌다. 대중적 지지에서는 문 후보가, 당 조직력에서는 박 후보가 앞선 것으로 보는 평가가 많다. 승산은 얼마나 된다고 보나?
"이번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는 것이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게 아니다. 문재인 의원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으니까 대통령 후보로 가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위기의 당을 살릴 사람은 역시 박지원뿐이다. 그런 차원에서 당권과 대권 분리, 역할 분담을 당원들도 요구하고 있다. 문 의원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은 내게 불리하다. 그러나 굉장히 유리하기도 하다.

안철수 전 대표를 봐라. 국민적 지지를 받다가 대표 4개월 하고 어떻게 됐나? 국민의 관심과 애정은 그렇게 길지 않다. 당대표 하면서 다른 대권 후보를 어떻게 데리고 가겠나? 친노 한 사람만 들어가도 공격을 받을 거다. 견딜 수 있겠나? 문재인 의원은 심성이 좋고, 착하고 맑은 분이다. 험난한 새정치연합 혁신과 저렇게 무도한 박근혜 정권을 향해 싸울 분은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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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지원, #새정치연합,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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