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당명을 '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안철수 신당'과 통합한 지 1년도 안 돼 다시 당명을 바꾼다는 것에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2일 자신의 SNS 계정에 "새누리당이 보수의 역사와 전통에 맞는 당명이어서 집권한 것이 아니"라며 "국민들로부터 나라를 맡길 만한 신뢰를 얻는다면 당명이 중요하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새정치를 포함하고 당명을 바꾼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당명 변경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안 의원은 또 당명 변경을 언급한 당권 후보들을 겨냥해 "그동안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당명을 바꿔온 역사를 돌아보자. 그 이름을 버린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다시 그 이름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신뢰하겠는가?"라며 "지금은 당명보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쟁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당 대표 후보 '빅2'로 불리는 박지원 의원과 문재인 의원은 모두 당명을 '민주당'으로 바꾸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1일 광주 무등산 등정 일정에서 "대표가 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명부터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라며 "당명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혁신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 역시 같은 날 무등산을 오르면서 "당명에 대해서는 박 의원과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명 속에는 기존의 민주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연합의 합당 정신이 담겨 있다"며 "안 전 대표 측 양해를 얻어 당명을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꾸는 공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광주 일정에서 당명 변경 의사를 밝힌 것은 호남 지역에 남아 있는 민주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최고위원에 출마한 전병헌 의원 역시 "당명부터 부르기 쉽고 애당심을 고취하는 이름으로 당원과 함께 바꾸겠다"라며 당명 변경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3월 당시 '안철수 신당'으로 불리던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통합할 때 공모해서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명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