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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시청 정면과 부근에 마련된 조명 꾸미개입니다.
 오사카 시청 정면과 부근에 마련된 조명 꾸미개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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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저녁, 일본 오사카 시내를 둘러보았습니다. 낮 기온은 섭씨 10도, 저녁은 약간 추워져서 3도 전후입니다. 지하철역에도 비교적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이 어느 곳으로 가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들은 오사카 시청 부근 '루미나리에'라는 조명 꾸미개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오사카 시청 정면에는 둥근 조명장치가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주변 공원에는 길을 따라서 조명장치를 세워놓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떼를 지어서 가고 있었습니다. 오사카 시청 부근에 흐르는 강에도 조명 장치를 단 배들이 떠 있습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공이 배를 몰고 있었습니다. 12월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둔 오사카 시내 모습은 어느 곳보다 화려했습니다.

12월이 다가오면 일본 사람들은 송년회를 준비합니다. 자신이 소속된 여러 모임에서 송년회 장소를 미리 정합니다. 식당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한 해 동안의 회포를 풀며 다가올 새해의 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안주는 '생선회'와 '닭튀김', 술은 '절주'하는 송년회

식당이나 취향에 따라서 다르지만 송년회에서 자주 먹는 '먹거리'는 생선회가 단연 으뜸입니다. 원전 사고 이후 바다가 방사선으로 오염되었다는 얘기가 돌지만, 생선회는 여전히 인기가 높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이장아찌, 부침개, 망년회 모습, 메밀 볶음(야키소바)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이장아찌, 부침개, 망년회 모습, 메밀 볶음(야키소바)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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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기 있는 음식은 닭튀김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기름에 튀긴 음식을 좋아합니다. 무엇이든 튀겨서 먹는 습성이 있습니다. 특히 날로 먹기 거북하거나 맛이 이상한 원재료는 기름에 튀겨서 즐깁니다.

이번에 간 음식점에서는 특이한 튀김요리가 있었습니다. '검은색 닭튀김'이었습니다. 보통 기름에 튀긴 음식은 노란 색깔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까만색이었습니다. 점원에게 닭튀김이 검은 까닭을 묻자 대나무재와 얼레지 가루를 버무려 튀겼다고 합니다. 맛은 다른 닭튀김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생선회와 우엉튀김, 검은 대나무재 닭튀김, 보통 닭튀김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생선회와 우엉튀김, 검은 대나무재 닭튀김, 보통 닭튀김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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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에서 술이 빠질 수 없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일단 생맥주로 건배를 하고 먹기 시작합니다. 생맥주로 건배가 끝나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골라서 마십니다. 일본 술인 정종이나 서양식 칵테일 등 다양합니다. 일본사람들은 소주를 마실 때 주로 물을 섞어서 마십니다.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자신의 의지나 선택입니다. 술잔을 돌리지도 않고 술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맥주도 있습니다. 음주 운전 단속이 워낙 엄격하기도 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일본 사람의 풍습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술자리가 끝나면 돈을 내고 모임을 끝냅니다. 돈은 각자의 몫을 나누어 냅니다. 보통 1인당 3000엔 미만입니다. 때에 따라서 술자리가 2·3차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아닙니다. 20대 대학생들은 노래방에서 아침까지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 노래방에서는 먹거리나 술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연말에는 노래방도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 먹고 마시는 것이 빠질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한 자리에서 먹고 마시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오고 가는 말 속에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자신의 사정을 말하기도 하고, 서로의 사정을 듣기도 합니다. 최근 대화가 없어서 사람들 사이에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송년회를 통해서라도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나 교류가 이어져갔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시민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오사카, #망년회, #닭튀김, #먹거리, #노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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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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