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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 고교생이 익산 통일토크콘서트 현장에 폭발물을 투척한 사건에 대해 행사를 주최한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전북본부 등 전북지역 2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입장을 냈다.

11일 오전 11시 전북 익산 신동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이번 사건을 '사제 폭탄테러'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한편, 종편 등 보수언론과 보수단체, 공안당국의 종북몰이 중단을 촉구했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10일 벌어진 익산 통일 토크콘서트 테러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10일 벌어진 익산 통일 토크콘서트 테러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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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장에서 피의자 A씨 옆에 앉아 있던 하연호 전북 진보광장 대표는 "이날 행사는 아이들도 많이 왔었다. 참사로 행사장이 연기에 휩싸여 아이를 찾으러 다니는 부모들도 있을 정도로 끔찍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날의 사고로)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면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기획한 통일 토크콘서트가 폭탄테러로 중단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단체들은 이번 참사의 책임이 통일콘서트를 '종북콘서트'라고 매도하고 일부 강연 내용을 다른 의미로 가공 편집해 신은미씨와 황선씨에 대한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낸 종편 등 보수언론, 보수단체, 공안당국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통일 토크콘서트는 북한에 가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관객들과 진솔하게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면서 "이미 종편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허위, 왜곡보도로 종북몰이를 이끌었고 공안당국은 '출연진 내사 중'이라는 보도를 흘리고 신은미씨 '입국 불허를 검토'한다고 하며 협박을 일삼았다. 행사장 앞은 고엽제 전우회, 자유총연맹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행사 참가자들을 위협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종북소동은) 19살 청소년을 폭탄테러범으로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평했다.

"배후 철저 조사해야"... 익산서 "아직까지는 단독범행"

피의자 범행과 관련해 단체들은 "배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입장을 표했다. 단체들은 "주최 측이 가지고 있는 영상을 보면 범행을 모의하는 정황이 몇 가지 포착이 된다"면서 "경찰은 이번 폭탄테러사건의 진상과 혹시 모를 배후까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경찰서는 기자회견에 앞서 연 브리핑에서 공동범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익산경찰서는 "좀 더 자료 영상을 살피고 진술 조사를 해야겠지만, 현재 피의자는 혼자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현장 관객들은 "피의자와 함께 온 동행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이번 사건을 최근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소수자 차별 문제 등과 함께 "혐오의 정치"가 양산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논평을 냈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상생과 통일을 고민해 보자는 토크콘서트를 종북토크쇼로 몰아붙이고 북한에 대한 사고와 발언은 금기시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며 인간의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마저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종북딱지를 붙이는 매카시즘이 횡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혐오에 기반을 둔 종북매카시즘이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협하는 소수자 혐오와 결합하고 있음에 심각함을 느낀다"면서 "소수자들을 옹호하는 것은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식의 극우적 반응을 보이고 이른바 '종북게이', 외국인 노동자지원 단체를 국가 정체성을 없애려는 종북세력으로 모는 등 심각한 혐오의 정치가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통일 토크콘서트 사고 역시 혐오 범죄로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인권과 민주주의마저 후퇴시킬 뿐"이라고 평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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