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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9일, 주말 강남역 한복판에 'Fur is Murder. 모피는 잔인한 살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양손에 펼쳐든 금발의 미국인 여성이 나타났다. 아담한 체구의 그녀는 인파로 붐비는 거리에서 당당하게 현수막을 들고 한참을 서 있었다. 주변에는 5명의 한국인과 또 다른 외국인들이 피켓을 들고 그녀와 함께 했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잠깐 서서 피켓에 쓰인 말을 읽어보기도 하고, 금발의 외국 여성에게 캠페인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였다. 이 여성은 바로 캐서린 버나드-김이다. 그녀와 지난 5일 오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남 한복판에서 모피반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캐서린 버나드-김씨 미국인 캐서린 버나드-김 씨가 강남 한복판에서 'Fur is Murder. 모피는 잔인한 살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 강남 한복판에서 모피반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캐서린 버나드-김씨 미국인 캐서린 버나드-김 씨가 강남 한복판에서 'Fur is Murder. 모피는 잔인한 살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 캐서린 버나드-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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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모피반대 캠페인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인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에 처음으로 'Fur is Murder'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명동에서 진행했는데 3~4명의 사람들과 만나서 전단지도 나눠주고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에 나는 강남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모피반대 포스터를 곳곳에 붙이고, 혼자서 길 한복판에 서서 1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혼자서 모피반대 현수막을 들고 2시간 동안 서 있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폐렴으로 8일 동안이나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덕분에 남들처럼 연말 분위기도 못내고 크리스마스와 새해에도 꼬박 입원해 있어야 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충분히 값어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매년 하루 캠페인을 진행한다. 아직도 모피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모피의 잔인함에 대해 알려주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모피를 입으면 안 되는 이유, 사람들은 모른다"

- 그래도 다른 사람들 같으면 용기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매년 이렇게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유는 뭔가?
"몇몇의 사람들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피를 왜 입으면 안 되는지 전혀 모른다. 만약 그 사람들이 모피의 잔인함에 대해 알게 된다면, 모피를 입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며 모피코트나 밍크코트는 입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 올해는 5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여 캐서린의 이벤트에 동참했던데?
"그렇다. 출신 국가들로 보자면 미국인인 나를 포함하여, 한국인, 아일랜드인, 이란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인으로 이루어진 다채로운 팀이었다. 일전에 인터넷을 통해 올해도 모피반대 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니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동참해달라는 글을 올렸고, 다양한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고맙게도 동참해 주었다. 특히 한국인은 18살인 고등학생이었는데,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인도주의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과 목소리를 내는 걸 보니 너무 기뻤다."

- 올해 캠페인의 준비 과정, 뒷이야기를 조금만 더 들려다라.
"우선 강남역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쉬운 장소를 먼저 물색했다. 강남역 4차선 주위의 인도 근처가 제일 유동인구가 많지 않나. 그래서 그곳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혼자서 현수막을 들고 길 한복판에 서 있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고 고개를 돌려 현수막에 적힌 글을 읽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우리 뜻에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갔고, 한 커플은 지나가다가 우리 현수막을 보고 남자친구 코트에 달린 모피털 장식을 여자친구가 직접 떼어내기도 했다. 또 어떤 이들은 우리를 가리키며 친구들에게 뭔가를 속삭이기도 했다. 이게 바로 우리의 목적이었다.

당장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것 말이다. 사람들이 모피의 비윤리성에 대해 눈을 뜨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해 토론을 시작하는 것 말이다. 단순히 아무 이유없이 남들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본인 자신을 위해 사고하라. 생각하라는 것이다."

딸 아일린(Eileen)과 함께한 캐서린 버나드-김 캐서린 버나드-김 씨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슬하에 딸 아일린(Eileen)을 두고있다. 아직 15개월이지만 벌써 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아일린이 너무 예쁘고 기특하다고 말하는 캐서린씨.
▲ 딸 아일린(Eileen)과 함께한 캐서린 버나드-김 캐서린 버나드-김 씨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슬하에 딸 아일린(Eileen)을 두고있다. 아직 15개월이지만 벌써 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아일린이 너무 예쁘고 기특하다고 말하는 캐서린씨.
ⓒ 캐서린 버나드-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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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서린은 한국과의 인연이 남다른 것 같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딸도 두고 있다고 들었다. 이제 한국은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질 것 같다.
"그렇다. 지금 우리 딸은 15개월인데, 딸이 커서 나와 함께 모피 반대 캠페인을 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우리딸 아일린(Eileen)은 벌써부터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 아마도 아빠와 엄마를 쏙 빼닮아 그런 것 같다. 우리 남편 또한 동물을 사랑하고 생명체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줘서 너무 고맙다. 많은 유기묘들을 구조한 남편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유기견 보호소를 찾은 캐서린과 딸 아일린 캐서린씨는 남편, 딸 아일린과 함께 유기견 보호소를 자주 찾는다고 한다. 지구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인 동물들을 인도적으로 대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남편과 딸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한다.
▲ 유기견 보호소를 찾은 캐서린과 딸 아일린 캐서린씨는 남편, 딸 아일린과 함께 유기견 보호소를 자주 찾는다고 한다. 지구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인 동물들을 인도적으로 대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남편과 딸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한다.
ⓒ 캐서린 버나드-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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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가?
"나는 미국에서 중등교사 자격을 가지고 있고, 현재 한국에서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석사과정에서는 영어독서교육을 전공하여서, 여기서도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모피산업은 구시대적이며, 비규제산업이며, 잔인함 그 이상이다. 솔직히 말해서 모피를 입는 사람들은 무식하고 추악해 보인다. 중국의 모피 농장들은 충격적일 정도로 잔인하며 개와 고양이들이 산 채로 가죽을 뜯긴 채 다른 동물의 모피로 둔갑하여 팔린다. 세상의 그 어떤 동물 중에도 그런 식으로 살거나 죽어서 마땅한 동물은 없다. 그것도 추악한 패션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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