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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운영성과 종합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인 지난 9월 4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폐지 절차에 포함이 된 8개 자사고 학부모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사고 운영성과 종합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인 지난 9월 4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폐지 절차에 포함이 된 8개 자사고 학부모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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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고치는 방식으로 입학비리와 회계비리를 저지른 국제중과 외국어고(외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살려주기에 나섰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금고 이상 받아야 지정 취소?... 지정 취소 원천봉쇄책

1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가 외고와 자사고, 국제중의 불법 운영행태를 보호해 주기 위해 법과 제도를 바꾸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입법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과 오는 2일 국무회의 의결 예정인 외고·자사고 선정과 선정취소 시 교육부장관의 '사전 동의권'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분석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제중·외고·자사고가 '입학 비리'와 '회계 비리', '교육과정 부정 운영' 등 3대 비리를 저질러도 일정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교육감이 지정 취소를 할 수 없도록 원천봉쇄했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위와 같은 3대 비리를 저지른 학교에 대해 관련자들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감사 결과 중징계 이상의 처분 요구를 받은 경우'로 국한했다. 이 같은 기준 형벌이나 징계를 받지 않았을 경우엔 비리가 터졌어도 지정 취소 요건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전엔 중대 비리가 발생할 경우 교육감이 재량으로 해당 학교의 지정을 취소할 수 있었는데 교육부가 이를 바꾼 것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지정 취소 사유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보고서에서 "중대 비리에 대해 금고 이상과 중징계 요구 이상의 처분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실제로 2013년 10월 23일에 교육부가 발표한 '시도교육청의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입시 전편입학 감사 결과'를 보면 단순한 실수라 할 수 없는 중대한 입시 부정행위들이 적발되었는데도 경고나 주의 처분으로 감사가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이 당시 감사 대상 학교들이 '지원자 정보를 알 수 있는 사람을 전형위원으로 포함',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한 상태에서 평가', '기재 배제사항을 기재했을 경우 감점처리 하지 않음' 등의 비위 사실을 저질렀는데도 교육부는 주의, 경고 등의 행정 처분만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이렇게 비리를 저지른 학교에 대해서까지 문제점을 감싸 안고 지정취소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교육부의 기만적인 행보"라면서 "교육부는 비위를 저지른 해당 학교를 살려주기 위한 법과 제도 개정안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사고 취소 '사전 동의권' 시행령..."교육감 권한 빼앗은 것"

한편, 교육부는 오는 2일 국무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국제중·외고·자사고를 지정 또는 지정 취소할 때 기존 '사전 협의'를 '사전 동의'로 바꿨다.

일부 교육감들이 자사고를 지정 취소하려고 하자 교육부가 '장관의 사전 동의권'을 집어넣는 방식으로 이를 막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1일 성명을 내어 "박근혜 정부가 자사고의 지위를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변경한 것"이라면서 "사실상 자사고에 관한 교육감의 권한을 교육부가 빼앗은 것으로 박근혜 정부는 일부 부유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는 자사고-특권학교를 지속, 강화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전교조는 자사고, 국제중고, 외고 등의 특권학교 폐지와 일반학교를 살리기를 위해 자사고 관련 시행령 폐지 운동을 국민과 함께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외고와 자사고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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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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