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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학생들을 찾아내라는 멕시코 전국 대학생들의 동맹 휴업을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실종 학생들을 찾아내라는 멕시코 전국 대학생들의 동맹 휴업을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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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 멕시코 서남부 게레로주 이괄라시의 라울 이시드로 부르고스 교육대학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 교사가 되고 싶은 이들은 정부의 지원 삭감 철회와 관계 당국의 비리 척결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였다.

그러자 현지 경찰과 무장 괴한들이 학생들을 막아서더니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6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이어 괴한들은 학생 58명을 납치해갔다. 겨우 15명만 살아 돌아왔고 나머지 43명은 아직도 실종 상태다.

배후로 지목된 시장 부부, 도피 39일 만에 체포

아무리 치안이 불안한 멕시코라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지자 국민들이 분노로 들끓었다. 이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진상 조사와 실종 학생 수색을 지시했다.

그리고 납치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괄라 시장 부부가 5일(한국시각) 도피 39일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고 AP, BBC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건 당시 학생들은 시위를 벌이기 위해 시장 부부가 참석하기로 예정된 정부 행사장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시장은 경찰에게 자신과 유착 관계가 있는 마약 조직을 동원해 학생들을 저지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과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 부부는 돌연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이날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의 한 가옥에서 은신하고 있던 호세 루이스 아바르카 이괄라 시장과 부인 로스 앙헬레스 피네다를 체포해 곧바로 연방 검찰로 넘겼다고 밝혔다.

사건의 핵심 인물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지만 실종된 학생들은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수색견과 기마경찰에 이어 무인항공기 드론까지 동원하며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달 7일 이괄라시 외곽의 야산에서 구덩이에 집단으로 매장된 시신 28구를 찾아내면서 괴한들이 학생들을 살해한 뒤 매장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전국이 술렁였다.

드론까지 수색 투입... 사라진 학생들은 어디에?

멕시코 게레로주가 배포한 실종 대학생 43명 포스터
 멕시코 게레로주가 배포한 실종 대학생 43명 포스터
ⓒ 멕시코 게레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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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사 결과 매장된 시신 중 일부의 DNA가 실종 학생들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예상 밖 결과가 나왔다. 이후 이 집단 무덤의 정체까지 논란이 되면서 수사는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학생들을 납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의 두목이 지난달 15일 경찰과 교전을 벌이다가 사망하면서 수사 당국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는 인물을 잃고 말았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난주 실종 학생들의 가족 대표단과 직접 만나 정부 차원의 모든 노력을 약속했고, 수천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야산, 하천, 쓰레기 집하장 등 전국을 뒤지고 있다.

멕시코의 20개 대학 2만4천여 명의 학생들이 정부의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동맹 휴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괄라 시장 부부가 체포되면서 수사가 급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 검찰은 시장 부부를 대상으로 경찰에 시위 학생들을 진압하라고 지시한 경위와 마약 조직과의 관련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태그:#멕시코 실종, #이괄라,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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