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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5일 오후 7시 25분]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부의장)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부의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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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각 계파 수장들이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연이어 제기됐다. 사실상 내년 2월 8일로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된 가운데 당내 계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등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인사들은 이러한 요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해당 계파 '밖' 의원들은 '대승적 결단'이라는 측면에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당 대표 선거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계파 문제로 신경전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부의장)은 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사견을 전제로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한 계파 수장들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비대위원들끼리 합의해서 당을 위해 양보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당내 현역 의원 가운데 '계파 수장 불출마'를 제안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비대위원이 출마하면 위원을 새로 선임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생기고, 또 이번에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파갈등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비대위원을 비롯한 계파 수장들이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미덕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일 당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사실상 각 계파를 대표하는 비대위원들을 향해 전당대회 불출마 협약을 맺으라고 촉구했다. 특히 "힘 있는 계파가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친노(친노무현)계 좌장격인 문재인 비대위원에게 솔선수범의 자세를 요구한 바 있다.

비대위원들 '부정적' 시각 드러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정세균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정세균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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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대위원 등은 전대 불출마 요구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문 비대위원은 당 혁신위 토론회 당시 기자들과 만나 "너무 미묘한 문제다, 갑자기 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룰을 변화시키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비대위원들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권리를 그런 식으로 박탈해버리면 되나"라며 "그런 걸 하려면 전대를 구성하기 전에 결정했어야 한다, 완전히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비대위원 역시 "앞으로 당의 미래를 위해서 계파가 청산돼야 하지만,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라며 "지금은 당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모색할 때인데, 또 '누구는 안 된다'라고 뺄셈의 정치를 시작하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는 계파 갈등 극복 방안과 관련해 "당원들은 당을 중심으로 국민과 함께 나아가는 정당을 바라지, 당원도 없고 책임도 없고 계파만 있는 정당은 원치 않는다"라며 "당원을 중심으로 끝까지 통합의 혁신을 책임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관련 질문에 "전대와 관련된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세균계의 한 의원은 "일시적인 이벤트는 될지 몰라도 계파갈등이 근본적으로 없어지진 않는다"라며 "비대위원들을 제외한 2인자들만 나와서 소위 '마이너리그' 하라고 하면 당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전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문화가 계파갈등의 폐해를 만들어낸다"라며 "계파가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최대한 폐해를 줄이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고 진단했다.

"계파 수장들 솔선수범하면 국민께 큰 감동 줄 것"

비대위에 불참한 의원들은 비대위원들의 전대 불출마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보면서도 계파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3선 의원은 "계파주의 극복이 당의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계파 수장들이 실제로 솔선수범한다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면서 동시에 당과 본인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친노패권주의'나 반노 등의 진영논리에 빠져서는 차기에 집권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당 의원들은 다 안다"라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노력은 크든 작든 다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486 출신의 한 의원은 "또 다시 계파갈등이 부활하면 국민들은 더 이상 '당이 혁신한다'는 말을 믿어주시지 않을 것"이라며 "전대가 계파갈등의 장이 되게 해선 안 된다는 취지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대위원들이 전대에 못 나오게 하거나 대권에 출마할 사람들이 당권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등의 방법론적 측면은 추후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태그:#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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