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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북교육청이 만든 '바이오마스터고 점검 후 조치사항' 문서.
 최근 충북교육청이 만든 '바이오마스터고 점검 후 조치사항' 문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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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기르던 쥐 수 천 마리를 도살한 뒤 내다 팔도록 한 고교의 '학교기업' 지도교사가 문제가 터지자 전교생을 상대로 동물보호교육을 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학생들에게 동물보호교육을 하라'는 충북교육청 지시에 따른 것이다.

지도교사의 변신, 동물보호교육 강사

3일 한국바이오마스터고와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쥐 무더기 도살'로 논란이 된 이 학교의 '학교기업-씨크릿가든'의 지도교사 권아무개 부장이 동물보호 특별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육의 대상은 이 학교 바이오제약과 학생 180명과 씨크릿가든 회원 9명(전체 10명 중 1명은 자살)이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0월 31일자 <학교가 고교생 동원, 쥐 3256마리 죽여 돈벌이>기사에서 "바이오마스터고가 최근 2년 동안 학생 10명을 시켜 쥐 3256마리를 죽인 뒤 포유류의 먹이로 내다 파는 사업을 벌었다"면서 "이 학교가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학생들을 동원해 판매한 수익금은 2년 동안 1107만9500원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집에서 애완용 쥐를 키워오던 한 학생이 자살하기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충북교육청은 최근 만든 내부문서 '바이오마스터고 점검 후 조치사항'에서 "해당 학교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생명존중사상과 동물보호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 교육청은 이 학교 교사와 자신들에 대해서는 동물보호교육을 실시하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인 학생들만 죄인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작 동물보호교육을 주도한 이는 다름 아닌 이 학교에서 쥐를 도살한 학교기업의 지도교사를 2년간 맡아온 권아무개 부장이었다. 권 부장은 지난 10월 17일 학생 189명을 바이오기초실습실에 모아놓고 동물보호교육을 했다.

또한 오는 11월 12일까지 유기동물 자원봉사를 진행하는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동물보호교육을 실시하는 계획도 짰다. '동물을 죽이는 사업'을 주도한 당사자에게 '동물보호교육'도 내맡긴 셈이다. 

권 부장은 "쥐를 죽이는 사업에 대해 식약청이 문제가 없다고 했기 때문에 진행한 것"이라면서 "나도 동물보호법 등에 대한 연수기회를 갖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300만원 지원했던 충북교육청 "이럴 줄 몰랐다"

이와 관련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씨크릿가든 지도교사가 동물보호교육을 담당한 사실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학교는 이미 지난 10월 중순쯤 동물보호지도계획서를 도교육청에 보냈고, 이 문서에는 권 부장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충북교육청이 올해 씨크릿가든에 300만 원의 돈을 지원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 교육청 관계자는 "씨크릿가든 사업계획서에 '쥐 냉동포장 판매'란 말이 적혀 있었지만 그것이 쥐를 죽여 파는 사업이란 점까지 파악하지는 못했다"면서 "교육청과 해당학교 교직원들에 대한 동물보호교육 계획도 빨리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쥐 죽이기 학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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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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