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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국으로 출국해 '국감뺑소니'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에 출석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 고개숙인 김성주 적십자사 총재 지난 2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국으로 출국해 '국감뺑소니'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에 출석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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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7일 오후 7시 9분]
김성주 "과거 발언으로 상처 받으신 분께 죄송"

증인석에 앉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쏟아지는 야당 의원들에 질타에 납작 엎드렸다. 야당 의원들은 김 총재가 왜곡된 역사 인식 드러낸 과거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그 때마다 김 총재는 "과거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께 죄송하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한 야당 의원이 "너무 겸손하게 할 필요 없다"고 말할 정도로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야당이 주로 문제 삼은 김 총재의 과거 발언은 지난 10월 10일 <오마이뉴스>가 단독 보도한 교회 강연 내용 중 일부다. 2000년대 초반 인천의 한 교회에서 김 총재는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일본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우리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를 두고는 각각 "대다수가 돈을 섬기는 사람이다, 돈이면 사람이라도 죽인다" "너무 가난하고 개, 돼지, 소랑 똑같이 산다, 무질서하고 잡신들을 섬기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인도주의를 표방하는 대한적십자사 총재로서 부적절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적대적 발언을 많이 했다, 적십자사 총재로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인도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을 때는 어렸다, 또한 공인이 아니었기에 과격한 발언을 했다"며 사과했다.

이어 같은 당 최동익 의원의 질책에도 "제가 미숙했다, 잘못했다"고 인정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대한적십자사 총재께서 입만 열면 국민을 낯부끄럽게 만드는 '망언 제조기'여선 안 된다"며 "이제는 언행에 신경 쓰시고, 지난 발언은 사과하시라"고 재차 촉구했을 때도 김 총재는 "말실수로 상처받으신 분께 사과드린다, 좋은 지적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은 질의에 앞서 "오늘 너무 겸손하게 하시는 데 그럴 필요 없다,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시라"고 말했다. 같은 당 남윤인순 의원도 "그동안 국내외에서 '차세대 리더상' 등을 받은 증인이 최근에는 당당한 모습을 잃었다"며 "지난 21일 언론을 피해 몰래 출국을 할 때도 그랬고,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잘못을 시인하던 김 총재는 '낙하산 인사 논란' 만큼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 총재는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밖에서는 그렇게 볼지 모르겠지만 절대 보은 인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총재는 "나는 정치적 체질이 아니"라며 "대선이 끝난 뒤에는 정치인도 만나지 않았고, 자리 제안도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국으로 출국해 '국감뺑소니'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선서하는 김성주 총재 지난 2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국으로 출국해 '국감뺑소니'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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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적십자사 총재직 수락 이유에 대해서는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가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봉사직이 아니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북관계로 경색된 대북 지원 사업을 위해 국제 공조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회의장에서는 대한적십자사 간부 회의에 김 총재가 운영하는 '성주그룹'의 비서가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취임 직후 직접 주재한 간부회의에 성주그룹 비서 한 명이 배석했고, 각종 자료도 요청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인 적십자사에 민간 기업이 관여해서는 안 된다"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김 총재는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자료를 받아 (전해) 달라고 내가 요청 한 것"이라며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춘진 위원장(새정치연합 소속)은 그 자리에 와 있던 대한적십자사 감사실장에게 "총재는 적십자사의 민감한 내부 자료를 민간인에게 보여줘도 내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규정 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징계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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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7일 오후 3시 40분]
고개 숙인 김성주 "정말 죄송하다"

지난 2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국으로 출국해 '국감뺑소니'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에 출석해 국감불출석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 김성주 총재 '국감뺑소니' 사과 지난 2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국으로 출국해 '국감뺑소니'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에 출석해 국감불출석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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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를 앞두고 도피성 출국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결국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김 총재는 약 15분 동안 총 네 번에 걸쳐 위원들에게 국감 불출석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김 총재에게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하며 이날 오후 2시까지 국감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정시에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 총재는 남색 정장에 흰 셔츠 차림이었고, 얼굴에는 옅은 미소를 띠었다. 김 총재가 오기 20여 분 전부터 국감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취재진들은 그가 안경을 꺼내 쓰거나 서류를 뒤적일 때마다 플래시를 터뜨리며 높은 취재 열기를 보였다.

김춘진 보건복지위 위원장은 증인선서를 받기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23일 증인 출석을 거부한 김 총재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 경영자의 무책임함은 해당 기업의 파산만을 불러일으킬 뿐이지만, 공공 기관장의 무책임함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더 이상 국민과 국회를 모독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가 증인선서를 마치자, 이번에는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김 총재에 대한 질타에 나섰다.

먼저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를 무시하고 정해진 일정에 나오지 않은 데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김 총재는 "의원님 말씀에 100% 동의 한다"며 즉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김 총재는 "우선 제가 공인이 돼 본 적이 없다"며 "잘못된 판단으로 염려를 끼친데 사과드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당 최동익 의원이 "정치학을 공부하고 2012년에 박 대통령의 공동선대위원장까지 맡았던 분이 공직에 대해 몰랐다고 핑계대는 것은 유치하다"라며 "사과를 하실 거면 깨끗하게 하시라"고 다그쳤다.

김 총재는 다시 한 번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의원님들의 지도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총 네 번에 걸쳐 사과한 뒤에야 업무 보고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략적 업무 보고만을 한 뒤 자세한 업무보고는 의원들의 동의를 구해 고경석 사무총장에게 맡겼다.

오후 3시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 회의장에는 김성주 총재의 '나홀로 국감'이 진행 중이다. 이날 국감은 지난 23일 김 총재가 출석을 거부하는 바람에 대한적십자사만을 대상으로 국회가 따로 일정을 잡아서 진행하는 것이다.


태그:#보건복지위, #국감뺑소니, #나홀로국감,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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