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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섭 KAIST 연구위원(가운데)이 24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TU 표준화 총국장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오른쪽)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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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섭 KAIST 연구위원이 24일 ITU(국제전기통신연합) 표준화 총국장에 당선했다. 한국인이 ITU 고위선출직으로 뽑힌 건 지난 1952년 ITU 가입 이후 처음이다.

이재섭 연구위원은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ITU 전권회의 고위선출직 선거에서 169개국 가운데 과반인 87표를 얻어 2차 투표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함께 출마한 튀니지 후보와 터키 후보는 각각 50표와 32표에 그쳤다.

ITU에서 27년 활동한 ICT 전문가... 정부 '외교력' 총동원

ITU 표준화 총국장은 사무총장, 사무차장, 전파통신 국장, 개발 국장과 함께 ITU 회원국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고위 선출직에 해당하며, 차세대 정보통신, 인터넷 정책 등 ICT(정보통신기술) 글로벌 표준 결정 등에 결정적 권한을 행사해 'ITU 실세'로 불린다. 신임 표준화 총국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4년간이고 1차례 연임할 수 있다. 

1960년생인 이 연구위원은 KT 연구개발본부 전략기획부장과 ETRI(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을 거쳐 현재 KAIST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정책자문관을 맡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27세에 ITU와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01년 ITU 표준화 연구반 의장을 거쳐 지난 2009년부터 ITU-T SG13(미래네트워크 분야) 의장을 맡는 등 ITU에서 27년간 활동해 왔다.  

미래부와 외교부는 ITU 전권회의 유치를 계기로 고위집행부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미래부는 미주, 유럽 등에서 열린 지역별 ITU 전권회의 준비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에게 지지를 요청했고 외교부도 제네바대표부를 비롯한 재외공관을 통해 ITU 회원국들에게 지지 약속을 받았다. 이번 결과에 대해 정부도 "우리나라가 ICT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은 쾌거"라고 반겼다.

홈 그라운드 이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다른 고위 선출직은 단일 후보이거나 재선에 도전하는 경우여서, 후보간 경합이 붙은 건 표준화 총국장이 유일했다. 더구나 전권회의 개최국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는 관행을 감안할 때 이번 당선에 '홈 어드밴티지'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당선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당선권에 해당하는 많은 회원국들의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면서도 "나머지 두 후보가 서로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2차 투표로 가면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