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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5일 오후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관련 보고자료 허위작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5일 오후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관련 보고자료 허위작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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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청와대를 옹호하기 위해 국회 국정조사 때 허위보고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면죄부 감사' 전에 '면죄부 국정조사' 아니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 셈이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이 지난 7월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때 청와대 답변서에 없는 내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보고서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국가안보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직 구조되지 못한 인원들이 있다'는 보고를 한 시각이 없는데 감사원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에는 시간이 나온다"며 "감사원이 청와대 답변서를 꾸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의원의 보좌진은 오후 국감 전 감사원이 그동안 제출을 거부했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세월호 감사 관련 답변서를 직접 열람했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감사원의 실지감사를 받은 5월 29일에 제출한 각각 한 쪽짜리 <대통령 확인서>에는 ▲ 박근혜 대통령이 4월 16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 전까지 아직 선체에 남아있는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언론보도와 ▲ '전원구조 오보' 등을 두고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가 이뤄졌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문제는 국가안보실의 답변이었다. 국가안보실은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안에 남은 승객들이 남아 있다'는 보고를 받은 시각이 단지 '당일 오전'이라고만 적어 냈다.

2. 대통령께서 중대본방문시 승객들이 배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추정하는 언론보도 관련.
○ 국가안보실에서는 해경청 상황실을 통해 구조되지 못한 인원들이 선체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받았습니다.
○ 이러한 내용을 당일 오전 대통령께도 "미구조된 인원들은 실종 또는 선체 내부에 잔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내용의 보고를 드렸습니다.

청와대 답변서에 없는 '시각', 국회 보고자료에 등장

황찬현 감사원장이 15일 오후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허위작성 의혹을 제기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관련 보고자료를 보며 직원에게 확인요청을 하고 있다.
 황찬현 감사원장이 15일 오후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허위작성 의혹을 제기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관련 보고자료를 보며 직원에게 확인요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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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사원이 7월 9일 국회 세월호 충돌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기관보고 때 <청와대에 대한 조사 과정 및 내용>이라고 밝힌 내용은 달랐다,

○ 승객이 전복된 배에 갇혀 있다는 사실의 보고 여부
- 안보실은 10:52경 해경(핫라인)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떠 가지고 구조하고 한 인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지금 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등)을 토대로 10:52부터 11:30 사이에 "未구조 인원들은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4월 16일 오전 10시 52분, 11시 30분 등 국가안보실 답변서에 없는 상세한 시각이 갑작스레 등장한 것이다. 이춘석 의원은 "청와대는 답변서가 공문서라 허위로 시간을 기재할 수 없어서 쓰지 않은 것 같은데, (감사원의 국회 보고자료에 나오는) 그 시간은 누가 어떻게 알려준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어 "감사원이 청와대를 위해 포장까지 하냐, 그럴싸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냐"며 "다시 감사해야 한다"고 따졌다.

그러나 황찬현 감사원장의 답변은 오전 국감 때와 다르지 않았다. 황 원장은 "(세월호 감사를) 다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다만 지금 질의하신 부분(국가안보실 답변 관련)은 중요하니 다시 확인해서 정확한 답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식사 후 열린 국감에서 "저희도 국가안보실 답변서에 보고 시각이 없어서 문의했고 국가안보실 최아무개 대령에게 구두로 확인했다더라, 추가로 청와대-해경 핫라인 녹취록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관련 기사 : '못 준다'는 청와대 한 마디에 '알았다' 돌아선 감사원).

한편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법사위에 공문을 하나 보냈다. 자신들이 감사원에 세 건의 감사를 요구했는데 진행 상황조차 보고를 하지 않고 있으니 법사위에서 대응해달라는 것이었다.

법사위 여야위원들은 이러한 상황과 국감 준비과정에서 불거진 자료 부실 제출 문제 등을 고려해 '감사원 개혁을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상민 위원장은 "속히 국회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태그:#세월호, #감사원, #이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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