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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저녁 광화문 세월호 단식농성장에서 '국민 한가위 문화제'가 열렸다.
 농성장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오후 8시께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가 이번 합의안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사진은 지난 9월 9일 광화문 세월호 단식농성장에서 '국민 한가위 문화제'가 열렸을 당시 모습.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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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못 잘 거 같아요, 세월호 때문에…."

광화문 농성장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서명부스를 지키고 있던 김아무개씨가 성토했다. 스스로 50대 평범한 가정주부라고 소개한 그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농성을 처음 해봤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알게 된 엄마들과 세월호 특별법 서명을 계속 받아왔다는 그는 또다시 유가족이 배제된 채 특별법이 합의됐다는 소식을 듣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씨는 "또다시 야당이 유가족과 시민의 의견을 무시했다"며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가족과 시간도 못 보내고 있지만 엄마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가족 배제된 채 여야 합의" 소식에 농성장 분위기 급변

이날 오후 6시 50분께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을 극적으로 타결했다는 속보가 알려졌을 때 광화문 농성장은 고요했다. 단식 농성장을 지키고 있던 50여 명의 시민들은 구체적 합의안이 담긴 후속 보도를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촛불문화제가 진행됐고 촛불을 들고 농성장 한 가운데 자리를 잡은 시민들의 표정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농성장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오후 8시께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가 이번 합의안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촛불문화제에서 마이크를 잡은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 공동운영위원장이 "또다시 유가족이 배제된 채 결론이 났다"라고 알리자 농성장 일대는 침울한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농성 천막 안에 앉아있던 시민들 중 일부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박 위원장의 말을 어두운 표정으로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오전에 여야와 유가족이 3자 회담을 하던 중 새누리당이 특검 후보군을 추천하는 데 유가족이 참여하는 것을 반대해 협상이 결렬됐다"라면서 "결렬 후 유가족 측이 다음을 기약하고 자리를 떠난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를 해버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 진상조사위원회에 강력한 권한을 준다 해도 바깥 여론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위원회가 어려운 고비를 뚫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만들어 가는 움직임이 계속돼야 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 무릎담요로 몸을 감싼 채 박 위원장의 말을 경청했다. 30여 분 동안 박 위원장이 이번 합의안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이어나가는 사이 절반 이상의 시민이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단체 활동가 이승하(31, 여)씨는 "이번에는 결론이 날 줄 알았다"라면서 "누가 봐도 야당이 유가족의 등을 친 모양새"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낮부터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와 실천승가회가 운영하는 단식 농성 천막을 지키고 있던 혜조 스님(56)도 "도대체 야당이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농성장을 정리하던 중에 만난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는 "이번 합의안도 유가족이 거부한 2차 합의안과 별로 다르지 않다"라며 "야당이 또다시 가족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합의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합의안"이라고 밝힌 뒤 "야당 때문에 곤혹스러워진 유가족들이 모든 걸 포기하고 자포자기하지 않을까 염려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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