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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학교 학생대표자 시국선언문 발표식의 사회를 진행중인 총학생회장 김유진 학우
▲ 발언중인 한신대학교 67대 총학생회장 김유진 학우 한신대학교 학생대표자 시국선언문 발표식의 사회를 진행중인 총학생회장 김유진 학우
ⓒ 허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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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오후 12시 20분 경, 한신대학교 오월 계단 앞에서 학생 대표단들이 모여 시국선언문을 낭독하였다. 학생 대표단들은 앞선 9월 2일 개최된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이 시국선언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 정세 속에서 '더불어 가는 실천 지성' 한신대학교 학우들이 주체적으로 실천하고 행동하여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학생 대표단을 포함한 한신대학교 학우들이 시국 선언을 진행하고 있다.
▲ 시국 선언을 진행중인 한신대학교 학우들 학생 대표단을 포함한 한신대학교 학우들이 시국 선언을 진행하고 있다.
ⓒ 허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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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문예창작학과 10학번 허인도 학우의 발언과 신학과 부학생회장 12학번 박해린 학우의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그리고 학생 대표단의 시국 선언문 낭독으로 이루어졌다.

허인도 학우는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국민들을 위해 싸우고 계시는 유가족 분들에게 우리 국민들은 이미 당신들의 가족이다"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을 통해, 유가족들의 진상규명을 위한 움직임이 단지 그들만의 개인적인 슬픔과 분노 때문만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적폐에 저항하는 범국민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하였다. 박해린 학우는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나는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기억만 붙잡고 있는 나를 보았다"라고 말하며, 더 이상 행동하지 않는 지성이 아닌 실천하는 지성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학생 대표단은 시국 선언문 낭독과 함께 "수사권, 기소권 보장 특별법을 제정하라", "대통령이 책임지고 진상규명 실시하라", "진상규명 될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하자", "한신대가 앞장서서 특별법을 제정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신대학교 학생대표자 시국 선언문
140번째 4월 16일, 멈춰버린 진실의 행보 속에서

우리의 시간은 멈췄습니다. 세월호에 탑승한 꿈 많던 아이들이, 아버지이자 남편들이, 아내이자 어머니들이 깊은 바다 속으로 침몰한 2014년 4월 16일, '사고'가 '참사'가 된 그날 이후로.

거대한 고철 덩어리가 바다에 처박힌 그 날 이후, 우리는 끊임없이 목격했습니다. 세월호와 함께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진실을, 구조되지 않은 아이들을, 수수방관하고 있던 정부를, 국민들의 정의로운 행진을 가로막는 공권력을, 진실을 덮고 왜곡보도만을 일삼는 언론을, 유가족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당파 싸움만 일삼는 국회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의 무게를 모르는 대통령을.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맨 몸 하나로 처절하게 진실을 구하려는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승객들의 목숨을 앗아간 단 두 마디 단어가 여전히 이 사회를 잠식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국민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그들은 모든 것이 자신들의 통제 하에 있다 여기며, 무지한 너희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구조하지 못한 해경은 해체하면 그만이고,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한 총리는 적당한 인물이 없다며 다시 세우고, 해운 회사의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유병언 일가는 전국의 경찰 권력과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켜가며 이 잡듯 뒤지면서, 정작 유가족들의 '내 자식이 왜 죽었는지를 알려 달라'는 단 하나의 요구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목도한 이 사회의 수없이 많은 모순과 문제들, 우리가 당해온 수없이 많은 기만과 무시 속에서 이제 우리는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이미 우리보다 앞서서 유가족들은 전국을 돌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할 수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많은 유가족들이 단식을 했고, 특히 유민이 아버지는 46일이라는 긴 시간, 진실을 알기위해 곡기를 끊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400만의 서명이 모였습니다. 또한 광화문 농성장에서, 농성장에 갈 수 없는 국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동조 단식을 통해 진상규명에의 의지를 보여주었고, 지식인, 종교인, 방송인들은 더 많은 국민들과 함께 하기 위하여 시국 선언과 동조 단식을 하였습니다. 국회의 푹신한 의자에만 앉아 있던 각 야당의 인사들 또한 거리로 나와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가는 실천 지성

한신대학교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민중의 편에 서고자 거리로 나서서 삭발농성을 진행했던 우리 신학생들의 움직임, 교수님들의 동조단식과 시국선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던 한신대 세월호 실천단 천개의 바람, 그리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수많은 학우들의 실천이 있었습니다. 또한 학내의 많은 학회, 소모임, 동아리에서는 지속적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우리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매주 토요일 유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촛불집회에서 목소리를 높였고, 방학 중에도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 분들과 연대하며 다양한 실천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제창했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

이는 유가족들의 뜻이고, 400만 국민들의 뜻이며, 나아가 우리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기도 합니다. 성역 없이 조사할 수 있는 조사권과 그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 누구든 기소할 수 있는 기소권을 통하여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왜 진실을 외면하는지, 무엇이 두려워 공권력을 동원해가며 국민들을 억압하는지, 내 자식과 형제자매, 부모가 죽었는데도 왜 그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것인지를 알고자 하는 상식적인 요구인 것입니다. 그리고 제2의 세월호 참사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민 모두의 절실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이 같은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힘이 미약하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책임회피에 대한 분노는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에 한신대학교 학생들은 요구합니다.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대통령은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마십시오. 유가족들의 뜻을 전면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십시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고쳐 감으로써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는 유가족 분들과 국민들의 뜻을, 시대가 요구하는 양심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학우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더불어 갈 수 있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한신대의 실천 지성인들은 행동할 것입니다.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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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신대, #세월호, #시국선언, #학생,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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