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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환경운동 연합에서 24일 열린 오연호대표 강연회 모습
 전북환경운동 연합에서 24일 열린 오연호대표 강연회 모습
ⓒ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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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7시 30분 전북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세월호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덴마크에서 배운다. 행복사회의 비밀' 강연이 있었다.

오 대표가 덴마크 취재를 감행한 이유는 유엔 행복 보고서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최근 2년 연속 선정된 덴마크의 행복 비결이 궁금했던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다른 절박한 이유가 있었다. 정권교체에 실패한 이후 실의에 빠진 독자들에게 치유의 선물로 덴마크 취재를 기획했던 것. 최근 세월호 사태까지 발생하다보니 '행복'은 더 절실한 명제가 되었다.

덴마크 역시 19세기에 우리의 '세월호'처럼 처참한 '민생파탄', '국토의 상실' 같은 국가적 충격을 겪은 이후 전반적인 사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룬트비 같은 국민 교육 운동가의 영향으로 시작된 교육의 전환, 협동조합의 활성화, 그리고 달가스의 국토 개간 운동 등을 들 수 있다.

그 무엇보다도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모두가 국왕이나 정부의 주도가 아닌 시민들의 힘에 의해 시작되고 발전된 일이라는 것이다. 즉, 그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나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을 때 변화를 가져왔고 모두의 행복에 서로 기여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자유, 평등, 신뢰, 이웃이 있고 환경이 살아있는 나라에서 지금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 대표의 강의가 끝난 후 오 대표와 지역 시민단체 대표들이 '세월호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고, 시민들의 질의응답이 늦게까지 이어졌다.

요즘 친구들이나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금기어 중 하나가 바로 '세월호'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그 누구도 무거운 책임 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 내지는 소리 없는 분노가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다. 일종의 공동 무력감이라고나 할까.

한데 우리가 보기에 분명 책임이 막중한 자들이 오히려 그로부터 무관한 듯 저지르는 언행에는 그저 말문이 막힐 뿐. 이런 사회에서 감히 행복을 말할 수나 있는 것인지.

작년에 온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방글라데시, 부탄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부탄에서의 내 느낌은 참으로 특이한 것이었다.

국민소득 5만 달러의 덴마크의 이야기와 최빈국에 속하는 국민소득 2000달러의 부탄에서 본 모습은 내 관점에서는 거의 유사했다. 지금의 덴마크 행복의 키워드 중의 하나로 꼽히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있는 공동체 정신이 이 가난한 은둔의 나라 부탄에서도 그대로 실현되고 있었다.

이 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자존감의 바탕에는 자유와 평등, 국민을 아끼는 정부와 아름답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있었다. 물론 그 삶의 수준에 있어서까지 꼭 같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행복이라는 문제가 반드시 국민소득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 역시 이날 오 대표가 한 이야기다. 덴마크에서는 개인의 소득을 절반이나 세금으로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 소득을 얻을 수 있기까지 이미 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무상으로 받았으니 그것을 당연하고 기꺼이  여긴다는 것이다. 사회 전체가 이미 '우리'라는 연대가 바탕이 되었을 때 생기는 베품과 믿음이 아닌가 싶다.

이날 저녁, 함께 강연에 참석한 내 딸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세대로 기억되려면, 가만히 있지만 않으려면, 도대체 나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화두가 새삼 다가왔다.

최소한 '행복'은 그만두고라도 이런 모습의 사회를 이대로 물려주기는 너무 처참한 일이니까. 그러나 그저 중년의 아줌마에 불과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힘을 보태서 될 일이라면 젖 먹던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 내 자식들이 앞으로 자식 키우며 대대손손 살아야할 나라니까.

나쁜 신문 안 보기, 좋은 언론사나 시민단체에 후원하기, 제대로 일할 후보에게 투표하기,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서명하고 동참하기…. 이런 정도 외에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막막하다.

오연호 대표가 9월에 출간될 덴마크 취재한 책의 제목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서 몇 가지 보여준 가제 중에는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가 있었다. 참으로 절절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슬픈 처지에 헛웃음이 났다.

우리도 함께 '세월호'를 극복하고 일어나 행복할 수 있을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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