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폐업한 진주의료원에 대한 용도변경(종합의료기관→공공청사)과 서부청사 설치에 반대하지만, 경남도·진주시가 계속 밀어 붙이고 있어 논란이다.

28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진주의료원은 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며 "용도변경과 서부청사 건립에 대해 경남도와 협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경남도가 용도변경을 강행한다면 별도로 검토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진주의료원 용도변경은 보건복지부 승인대상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진주의료원 이전 때 국고가 투입되었기에 용도변경하려면 중앙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경남도의회-진주시의회, 어떻게?

큰사진보기
▲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 바깥에는 외벽이 설치되어 있고, 도로변에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에 서부청사를 건립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안을 편성해 경남도의회에 제출해 놓았다. 이번 추경안에 편성한 예산안은 실시설계비와 공사비를 포함해 83억 원이다.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는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예산안은 예결특위(28~30일)를 거쳐 오는 3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진주 출신 경남도의원들은 '서부청사 조기 개청'을 위해 예산 통과를 요구하지만, 일부 창원 등 다른 지역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진주시는 진주의료원 용도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진주의료원 용도변경안은 진주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며, 본회의 결정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진주시는 진주시의회 의견을 들은 뒤 경남도에 용도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남도와 진주시는 진주의료원(지하 1층, 지상 8층) 건물 가운데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리모델링해 서부청사로 활용하고, 현재 진주시 남성동에 있는 진주시보건소를 이전할 예정이다.

진주시보건소 이전 리모델링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경남도와 진주시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경남도는 진주시가 리모델링 비용까지 3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하지만, 진주시는 이전비용 3억 원만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대책위 "진주의료원 재개원 되어야"

큰사진보기
▲  ‘의료민영화 저지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경남운동본부’는 28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시민사회단체들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경남운동본부'는 28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분열과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불통행정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2기 홍준표 도정이 출범했으나 불통행정은 여전하다"며 "국회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도민들의 공공의료시설로의 재개원 요구를 의식한 듯 진주시 보건소를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진주지역 내 지역간 새로운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대책위는 "서부청사 이전문제는 경남도의 중동부와 서부를 갈라놓고 있고 진주시 보건소 이전을 포함한 진주의료원 부지의 서부청사 활용은 진주지역을 또 다른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도민여론수렴이나 도의회의 공론화 과정을 무시하고 제출한 추경예산안은 도정의 감시자, 견제자의 역할을 해야 할 도의회를 무력화 시키는 것이며 또 다시 홍준표 지사의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행위이다"고 밝혔다.

경남대책위는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시설로 재개원해야 하고 서부청사는 타당성 조사를 바탕으로 한 도민의 여론 수렴과정을 충분히 거쳐 새로운 장소에 건립되어야 마땅하다"며 "홍준표 지사가 진정으로 경남미래 50년을 내다보는 도정을 펼치길 바란다면 도 청사 건립과 공공병원에 대한 문제를 일방적이고 졸속적으로 끼워맞추기식으로, 지사의 정치적 구상과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