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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하류 1.5km 지점에서 썩어서 악취를 풍기는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해 보았다.
 백제보 하류 1.5km 지점에서 썩어서 악취를 풍기는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해 보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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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 창궐이 4대강 사업의 허와 실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4일 염형철 환경운동연합(아래 환경련) 사무총장은 "4대강 사업 이후 녹조 현상이 뚜렷해졌고 녹조류를 먹고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대량 번식하는 생태계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며 "4대강 사업과 녹조현상, 큰빗이끼벌레 번식 등은 연관성이 짙다"고 말했다.

앞서 11일 환경련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6일부터 실시한 현장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4대강의 유속은 사업 이전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측정됐으며, 호수 바닥에 10cm 이상 쌓인 미세 오니들을 확인했다.

큰빗이끼벌레는 저수지와 호수 등 물이 흐르지 않는 곳에서 서식하는 태형동물의 일종이다. 4대강에 보가 건설되면서 강의 호수화-> 녹조현상-> 큰빗이끼벌레 대량번식 등으로 연쇄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이 환경련의 입장이다.

염 총장은 "정부는 큰빗이끼벌레가 수질지표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대량 번식의 원인 분석과 규명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며 "말장난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염 총장은 최근 영산강을 방문해 '큰빗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고 말한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단 한 번의 관찰로 4대강 사업의 역학 관계를 부정하다니, 대단한 용기"라고 꼬집었다.

앞서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공식 블로그와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사업과 큰빗이끼벌레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그으며, 수질과 인체에도 무해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강원대학교 환경연구소가 조사한 연구용역은 정부의 발표와는 상당히 어긋나 있다.

당시 최재석 교수팀은 춘천시의 연구용역을 받아 작성한 '민물 태형동물 번성으로 인한 어류 피해조사 및 제어방안'의 중간보고회에서 "태형동물의 집단서식이 물고기의 폐사와 식수원 오염, 생태계 훼손과 긴밀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태형동물이 분비하는 독성물질이 식수원에 다량으로 유입될 경우 향후 사회적 문제가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9일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광주 서구을)도 보도 자료를 통해 "국립환경과학원에 확인한 결과,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그 어떤 연구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수질 및 인체 무해함을 증명할 연구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줄곧 환경단체의 의견을 부정하던 수자원공사가 실제로는 보트를 이용해 4대강 유역서 큰빗이끼벌레 제거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 이중적 태도로 정부발표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염 총장은 "4대강 사업은 거짓말과 무책임이 낳은 재앙"이라며 "정부와 각 부처는 자신들의 주장에 자신이 있다면 환경단체와 공동조사를 실시하자. 환경단체와 논쟁하고 토론할 용기가 있다면 함께 현장으로 가자"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동조했거나 침묵했던 이들로 구성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활동 내역을 공개하라"며 "1년 가까이 위원회는 무엇을 조사하고 밝혔는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태그:#큰빗이끼벌레,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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