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영산강에 이어 낙동강에서도 외래종인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어 관심을 끄는 가운데, 4대강사업이 원인이냐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으로 강에 보가 만들어진 뒤 물 흐름이 느려지고 수질 오염이 생긴 게 원인이라 지적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사업 이전에도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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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조사단, 4대강범대위, 새정치민주연합 4대강붕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는 6일부터 낙동강 창녕함안보에서 시작해 나흘동안 4대강 현장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남지대교(국도5호선) 아래 낙동강에서 발견된 흉측한 큰빗이끼벌레를 들어 보이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최근 낙동강 중·하류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고 있다. 6일 낙동강 하류인 창녕함안보 직상류 선착장 부근과 남지대교(국도5호선) 밑에서, 7일 대구 달성 화원유원지 주변 낙동강 등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었다.

큰빗이끼벌레는 태형동물로, 내부가 투명한 젤리 상태로 99.6%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벌레는 수초와 바위, 그물 등에 붙어 생육하고, 조류와 원생동물, 세균, 동물플랑크톤, 유기물 조각 등을 먹이로 한다.

수자원공사 "수질의 지표생물 아니고, 독성 없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자원공사는 7일 오후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 큰비이끼벌레 발견과 관련해 첫 대책회의를 가졌다. 수자원공사는 수자원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지역본부장과 수계통합물관리센터장, 관리단장으로 '생태계(큰빗이끼벌레) 대응팀'을 구성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큰빗이끼벌레는 외래종으로 1990년대 중후반부터 우리나라 대형 인공호수와 강, 저수지 등의 정체수역에서 서식했다는 것.

수자원공사 수질환경팀 관계자는 "낙동강에도 이전에 유속이 느린 지점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었다"며 "2010년과 2011년 사이 창녕 길곡면, 이방면 쪽 낙동강변에서 발견되었고, 4대강사업이 완료되기 이전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자원공사는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기존 연구결과를 보면, 청정수역부터 다소 오염된 수역에 걸쳐 출현하는 특성상 수질의 지표생물로 볼 수 없고, 독성이 없으며 오염이 심한 수역에서는 생육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다만 내부가 투명한 젤리 상태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지난 6월부터 보 방문객한테 불쾌감을 줄 수 있어 보를 중심으로 순찰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창진환경연합 "낙동강이 저수지 됐음을 입증... 보 수문 개방해야"

환경단체는 낙동강 수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보 수문을 개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주로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나 저수지에서 서식하며, 약 20년 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래종이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낙동강에서 이 벌레가 창궐하는 것은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이 물이 흐르지 않는 저수지가 되었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4대강사업 이후 보로 막힌 물의 수온이 올라가고 영양염류가 축적되어 녹조가 발생하는 등 큰빗이끼벌레의 먹이인 조류가 많아지면서 발생한 것"이라 설명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서는 3년째 중상류 구분없이 본류 전체 구간에서 녹조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제는 낙동강 보로 인해 물이 흐르지 않는 댐과 같은 강물 속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또 어떠한 생물이 나타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4대강사업으로 인해 낙동강의 수질은 오염되어 녹조가 번성하고 토종 물고기들은 사라지고, 흉측하게 생긴 외래종들이 생명의 강 낙동강을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하루 빨리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낙동강의 보 수문을 열어 수생태계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