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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2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와대와 해경간 녹취록을 왜곡해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김 의원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광진 의원.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2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와대와 해경간 녹취록을 왜곡해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김 의원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광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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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일 오후 4시 50분]

새누리당이 2일 오후 해양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기관보고 중단을 선언했다.

특위위원인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날 오전 기관보고에서 청와대와 해경 상황실 간 녹취록을 근거로 '청와대가 VIP가 원한다는 이유로 구조작업이 한창인 해경에게 영상중계배를 가까이 댈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문제였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록에는 'VIP도 그건데요, 지금'이라고 딱 한마디 나오는데 김 의원은 이 한 마디를 날조해서 발표한다"라며 "(기관보고) 속기록에 따르면, 'VIP가 그걸 제일 좋아하고 그것부터 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한다'라고 말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세월호 국정조사는 유가족 입장을 분명히 견지하고 사고책임에 대한 명확한 규명을 하면서 향후 이런 부분이 없도록 차분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라며 "그런데 (김 의원은) 같은 녹취록을 받아서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날조해 국민을 호도하고 정쟁으로 몰고 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국조특위 위원인 김 의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김 의원이) 자진사퇴할 때까지 회의를 중단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한 질의응답에서 "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4일 예정된 기관보고도 보이콧 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김 의원의 '나이'까지 거론했다. 그는 "지금까지 부를 비호한 적 없고 여당이 앞장서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탄했다"며 "그럼에도 나이 어린 김광진 의원의 이와 같은 태도는 국회의원을 모독한 일이요, 유가족을 모독하고 국민을 희롱하는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VIP는 다른 화면 좋아한다는 그런 새빨간 거짓말을 하다니"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2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와대와 해경간 녹취록을 왜곡해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김 의원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특위 전체회의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
▲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파행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2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와대와 해경간 녹취록을 왜곡해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김 의원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기관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특위 전체회의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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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기관보고 당시에도 김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회의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시 청와대 상황실과 해경 본청 상황실 간의 녹취록을 토대로 "청와대에서 지속적으로 (사고현장) 화면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계속 영상중계 (할 수 있는) 배를 띄우라고 하고 해경에서 '요청하겠다'고 하니, '요청하는 게 아니다, VIP가 제일 좋아하고 그것부터 하라'고 끊임없이 말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와대가)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든다"라며 "(청와대가) TV화면에 나오는 것 가능하냐고 하는데 VIP는 계속 다른 화면을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이 발끈했다. 조원진 의원은 "지금 야당의원께서 VIP가 그 영상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런 내용이 녹취록에 있나"라며 "전혀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공개된 자리에서 그런 말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또 "VIP는 다른 화면을 좋아한다는 그런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나, 국회의원의 자질로서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라며 "어디 이걸 정쟁의 장으로 몰고 가나"라고 비난했다.

그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서도 "똑같은 녹취록을 갖고 대통령을 폄하하는 이 상황에서 (국정조사는) 진행 안 된다"라며 "사과 하기 전에는"라고 못 박았다.

이에 김 의원은 즉각 "녹취록상 (VIP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말은 없다,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녹취록상 VIP는 등장한다, 'VIP는 그건데요, 지금'이라고 나온다"라며 "이후 해경이 '현장에 요청하고 있다'고 하자, 청와대는 '요청하는 게 아니라 해경에게 다이렉트로'라고 말한다, VIP는 다른 VIP인가"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그 내용 갖고 VIP가 그 화면을 좋아하니 화면을 보내라고 되나, 그걸 대통령에게 확인했나"라며 심재철 국조특위 위원장을 향해 "진행 못한다, 의사 중단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세월호 초동대처 미흡 책임 논란 불거지자 청와대 '방어' 나섰나

새누리당의 강경 대응은 세월호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동 대처 과정에서 청와대의 잘못이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적 성격'도 짙다.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새누리당의 회의 중단 요구에 "김광진 의원께서 질의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서 좋아한다'는 표현 없었다, 사과한다고 했다"라며 "그런데도 과도하게 흥분하시면서 회의를 못한다는 건 (이날 기관보고가) 생중계로 전달되는 것을 막고 싶은 것 아닌가 싶어 걱정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와 해경 상황실 간 녹취록을 보면, '탑승객은 어디 있느냐'는 질문이 오전 11시 4분께 나온다"라며 "청와대와 해경이 전화 통화를 시작한 지 1시간 반이 지나서 탑승객 위치를 물어보는 게 정상적인가"라고 질책했다.

이에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청와대가 구조작업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도 있는 것 같다"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김 청장은 "(해경에) 상황실이 있고 위기관리실도 있는데 지휘부는 위기관리실에 있어서 초동조치에 방해받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보충질의 때 다시 한 번 김광진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고의성 없이 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점심 정회 때 위원장께서 속기록을 정확히 보시고 위원들에게 배포한 뒤에 양당 간사께서 어떻게 사과할 것인지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현미 의원은 "녹취록을 보면 대통령 보고를 위해 청와대에서 끊임없이 영상을 요구하는 게 여러 번 나온다"라며 김 의원의 발언 취지는 잘못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광진 의원이 말씀 잘못한 부분은 바로 사과했는데 어떻게 해야 새누리당 의원들 직성이 풀리시겠나"라며 "꼬투리를 잡아서 이 회의를 파행으로 끌고 가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못하신다"라고 비판했다.

'VIP 발언' 과도했지만 청와대의 집요한 영상 송출 요구는 사실

새누리당이 문제 삼은 'VIP가 (사고현장 영상을) 제일 좋아한다'는 김 의원의 발언은 분명 녹취록에 없다. 또 김 의원의 해석처럼 청와대에서 '현장 영상 송출'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추가 구조인원 보고'를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는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10시 32분경 해경 본청 상황실과 한 유선통화에서 현장영상 송출 가능한 배의 위치를 물은 뒤, "추가 구조인원은 업데이트"라며 "아, 그거 좀 쏴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 하라니까요"라고 채근한다. 해경 상황실이 "예 알겠다"라고 답하자, "VIP도 그건데요 지금"이라고 말한다. 이에 해경 상황실이 "현장에 요청하고 있다"라고 말하자, "요청하는 게 아니고 거기 해경한테 다이렉트로 전화해서 바로 바로 그거 좀 실시간으로 보고하라고 하세요"라고 요구한다.

다만, 김 의원의 지적처럼 청와대는 해경 측에 지속적으로 현장 영상을 요구한다.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는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9시 39분경 해경 상황실과 한 통화에서 "파악 중 현지영상 있나", "VIP 보고 때문에 그런데 영상으로 받으신 거 핸드폰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까"라고 요구한다.

오전 10시 9분경에 다시 연락해 "현지 영상 받아볼 수 있습니까, 아니면 사진이라도"라고 재차 요구한다. 해경에서 "지금 배가 이동 중이라 연락이 지금 잘 안 되고 있다"라고 답하자, "사진 한 장이라도 있으면 빨리 보내주세요"라고 요구한다.

오전 10시 15분경에 또 연락한다. 청와대는 "그 영상 가지고 있는 해경 도착했어요?"라고 묻는다. 해경에서 "아직 도착 못했다"라고 하자, "확인해봐요, 얼마 남았어요"라고 묻는다. 10분 뒤인 오전 10시 25분경에도 다시 연락해 "영상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라고 묻는다. 해경이 "10분 이내에 도착할 것 같다"고 답하자, "지시해가지고 가는대로 영상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된 오전 10시 32분경 녹취록에도 영상중계 요구는 게속된다. 해경이 "(도착한 배의 영상은) 외부로 송출되는 화면이 아니다"라고 하자, 청와대 쪽에서는 "그럼 얘기를 똑바로 해야지요"라며 영상 송출이 가능한 다른 배의 도착 시간을 묻는다.

6분 뒤인 38분경 다시 연락해서도 "영상가능한 함정 얼마나 떨어져 있나"라고 물었다. 해경에서 "15마일 떨어져 있다, 11시 반께 도착 가능하다"라고 답하자, "10분 전에 통화할 때는 16마일이라고 하더니 지금 무슨 헛소리하고 있는거냐"라고 역정을 낸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통령 비판 막겠다는 충성심? 그만 돌아오라"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과도한 처사"라고 맞서고 있다.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김광진 의원은 사과 요구를 받고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고 사과했다"라며 "그런데 사과하고 나니 조사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이렇게 하는데는 여러 측면이 있을 것이다"라며 '심기경호'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대한민국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가 4월 16일 어떻게 대응했는지 너무나 낱낱이 드러났고 이 문제를 중심돼 국정조사되는 것을 막겠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대통령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막아야겠다는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금 우리 정치인이 바라봐야 할 것은 '대통령의 심기'가 아니다"라며 "죽어간 생명들을 안타깝게 가슴에 묻고 현장을 지키고 있고 TV를 보고 있을 국민들"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김 의원이 본인의 의견과 사실을 섞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듯, 저도 사과한다"라며 "조금이라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려는 정치인의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다고 시인했고 사과도 한 만큼 새누리당은 국정조사장으로 돌아와달라"고 호소했다.


태그:#김광진, #세월호 국조특위 , #조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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