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대통령이 4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 상황에 대해 보고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 상황에 대해 보고 받고 있다.
ⓒ 청와대

관련사진보기


[기사수정: 2일 오후 2시 53분]

세월호 사고 직후 청와대 안보실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구조인원 370명은 잘못됐다'는 보고를 받고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이 구조인원 집계오류 사실을 깨달은 상태에서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구조인원 368명'이라고 발표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청와대 안보실과 해양경찰청 상황실 사이의 핫라인 통화 내용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으로 구조인원을 368명으로 집계한 해경은 오후 1시 4분엔 "현재까지 확인된 것으로 생존자 370명"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해경은 오후 1시 30분 구조인원 변동 여부를 묻는 청와대에 "근데 370도 정확한 게 아니라고 하네요"라고 알리면서 중복집계 됐다고 보고했다. 해경은 이미 구조인원 집계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오후 1시 30분]

청와대 안보실 상황반장 : "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구조)인원 변동사항 있습니까?"
해양경찰청 상황실장 : "근데 370도 정확한 게 아니라고 하네요"
청와대 : "이거 카운터를 어디서 하고 있습니까?"
해경청 : "서해청에서 해서 저희에게로 오는데 수색쪽에서 통보를 받아서 전화를 드리거든요. 우리는 370이라고 확인을 했는데 일부 중복이 있었나봐요. 소방(119구조대)하고 한 것들하고 우리 구한 것 하고 그쪽 구한 것 190명을 더해보니까 370이라고 했는데 약간 중복이 있어가지고요. 재차 확인 중에 있습니다."
청와대 : "확인되는대로 알려주시구요. 우리가 기준으로 잡는 것은 해경청에서 알려주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 분위기입니다. 입장을 정리했거든요."

4월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459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해양경찰청이 공개한 구조작업 모습이다.
 4월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459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해양경찰청이 공개한 구조작업 모습이다.
ⓒ 해양경찰청 제공

관련사진보기


해경이 집계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2시 구조자가 368명, 사망자가 2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청와대 안보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고 관련 보고를 앞두고 해경청 상황실에 구조인원을 확인했다. 이때 해경은 "저희도 파악 중인데 370은 잘못된 보고"라고 재차 확인했다. 해경청은 "170명 정도 되겠다. 제대로 파악해서 바로 보고하겠다"고 했다.

[오후 2시 6분]

해경청 : "상황실장입니다"
청와대 : "VIP(대통령)님께 5분 뒤에 보고를 올라가야 되는데 인원 정리 한번 해주세요."
해경청 : "저희도 파악 중인데 370은 잘못된 보고입니다"
청와대 : "그래서 5분 정도 여유 있으니까."
해경청 : "지금 현장에 (진도) 실내체육관, 병원하고 있는 것까지 흩어지다 보니까"
청와대 : "일단 실내체육관에 다 모은다면서도. 실내체육관에 56명이 있다면서도."
해경청 : "56명이요. 병원에 30 있구요. 방금 89명 도착했으면, 저희가 맨 처음에 보고한 170명 정도 되겠네요. 지금 제대로 파악해서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청와대 : "보고서에 몇 명으로 들어가면 될 건지 지금 그거라도 넣어서 보고드려야되니깐 빨리 확인해서 다시 전화 주십시오."

해경은 오후 2시 24분 청와대에 구조인원이 166명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미 안보실은 박 대통령에게 구조인원이 370명이라고 이미 보고를 끝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보실은 "166명이라고요. 큰일 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라고 말했다.

[오후 2시 24분]

해경청 : "(상황)실장님 통화중이시고, (구조인원) 166명(이라고)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청와대 : "어이구, 큰일 났네! 다시 한번 이야기 해보세요. 몇 명?"
해경청 : "166명입니다"
청와대 : "166명 구조, 2명 사망, 그러면 202명이 사라진 거 아닙니까?"
해경청 : "상황실장입니다."
청와대 : "166명이라고요? 큰일 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해경청 : "지금 현재 정확하게 카운트 된 게 166에 사망자 2명 포함입니다. 어선으로 들어오는 것도 파악하고 있는데, 해경청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은 166명입니다."

해경이 정확한 숫자는 보고하지 못했지만, '구조인원 370명'은 잘못됐다는 사실과 실제 구조인원은 잠정적으로 170명 정도라고 보고했음에도 청와대 안보실은 대통령에게 '구조인원 370명'이라고 보고한 셈이다. 참사 초기 노출된 박 대통령의 부정확한 상황인식이 청와대 안보실의 이같은 보고 때문 아니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태그:#국정조사, #청와대, #안보실, #해경청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