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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공원에는 사슴이 많고 사람들이 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깨끗한 이유는 늘 청소를 하기 때문입니다.
 나라 공원에는 사슴이 많고 사람들이 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깨끗한 이유는 늘 청소를 하기 때문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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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나라시 나라공원과 도다이지(東大寺) 절 등을 찾았습니다. 초여름, 이곳은 장마철이지만 비는 그다지 내리지 않습니다. 비가 오려나, 후덥지근합니다. 도다이지 절 부근 나라공원에는 많은 관광객과 사슴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특히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나라시 동쪽 나라공원 부근에는 가스미다이샤진사 신사, 도다이지 절, 니가츠도 절 등 여러 절들이나 신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나라시대 처음 지어졌지만 중간에 불에 타거나 사고로 없어졌다가 다시 지은 것들입니다.

일본 역사에서 나라가 도읍지로 정해진 것은 서기 710년 후지와라(藤原京) 궁에서 나라의 헤이죠(平城京) 궁으로 천도하면서 부터입니다. 이후 752년 도다이지 절 대불의 개안식이 열리고, 784년 헤이죠 궁에서 나가오카교(長岡京)로 도읍지를 옮겼다가 다시 지금의 교토로 옮겨가게 됩니다.

  나라에서 맛 볼 수 있는 스파게티입니다.
 나라에서 맛 볼 수 있는 스파게티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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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죠 궁은 지금의 나라공원에서 서쪽으로 3킬로미터쯤 떨어져 있습니다. 나라공원이 있던 곳은 옛날 1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일본 여러 곳이나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는 것은 다릅니다.

도다이지 절은 우리나라 불국사와 비슷한 때 똑같이 화엄사상을 바탕으로 지어졌습니다. 일본의 화엄 신앙이 비로자나불이라는 거대한 불상으로 표현되었다면 신라의 화엄 사상은 석가탑과 다보탑으로 나타났습니다.

처음 쇼무천황의 명에 의해서 도다이지 절은 지어졌습니다. 큰 부처의 가르침이 빛과 같다는 점에서 일본 사람들이 신앙시하는 태양이 대일여래로 표현된 것입니다. 석가의 깨우침을 설명한 화엄경의 가르침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서로 긴밀한 상관관계에 의해서 이뤄지며 서로 조화와 화합을 통해 평화롭고 질서 잡힌 세계가 이뤄진다고 했습니다.

  도다이지 절 앞에 새로 만든 박물관 전시실입니다. 한 가운데 천수관음상을 모셔놓았습니다.
 도다이지 절 앞에 새로 만든 박물관 전시실입니다. 한 가운데 천수관음상을 모셔놓았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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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체와 개인의 조화와 하나와 전체의 교류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동식물을 비롯한 뭇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더불어 살려는 꿈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이 수행이고 보살행입니다. 나라 공원의 사슴은 사람과 동물이 먹이를 매개로 더불어 살려는 꿈의 일부인지도 모릅니다. 

나라 공원에는 사슴이 1200마리가 있습니다. 늘 먹이를 찾아서 풀을 뜯거나 사람들을 좆아 다닙니다. 그래도 사슴 똥이 그다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당연하지만 수시로 사슴 똥을 치우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사슴 똥을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합니다.

최근 일본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외국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작년 나라시를 찾은 관광객 수가 1300만 명을 넘었고, 올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 오사카의 경우 호텔방이 보자랄 정도라고 합니다.

요즘 일본은 수학 여행 철입니다. 관광지마다 몇 명 씩 짝을 지어서 다니거나 단체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지난 25일 오후에는 영국 고등학생 단체 수학여행객이 간사이공항에서 교토로 오는 하루카 전철 전체 좌석을 예약하여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나라 공원 동쪽 산기슭에 있는 니가츠도 절과 절 앞에  작은 신사 사당이 인상적입니다. 일본 사람들의 다층적인 종교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나라 공원 동쪽 산기슭에 있는 니가츠도 절과 절 앞에 작은 신사 사당이 인상적입니다. 일본 사람들의 다층적인 종교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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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 나라시는 이제 봄을 지나 초여름입니다. 이제 나무나 풀들이 모두 푸른색으로 제자리를 잡았습니다. 나라공원에서 뛰노는 사슴들도 제법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슴들은 손님이 손에 쥔 먹이를 찾아서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수학여행을 온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준비해온 안내 설명서보다도 손에 사슴 먹이를 쥐고 사슴을 유인하거나 사슴과 더불어 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과연 나라공원에 사슴이 없어도  나라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도다이지 절 안에 있는 뒤쪽 기둥 하나는 아래쪽이 뚫려있습니다. 이곳을 몸으로 통과하면 복이 온다고 하여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앞을 다투어 머리를 디밀어 몸을 통과해서 나옵니다. 어린이는 그다지 힘들지 않지만 어른들은 몸을 비틀어 어렵게 나옵니다.

이 구멍에 몸을 통해 나오면 복이 오는지 오지 않는지 알 수 없지만 다만 도다이지 절에 와서 몸으로 경험한 사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도다이지 절 겉모습과 비로자나불상, 그리고 절 안에 있는 기둥을 통해 나오는 모습입니다.
 도다이지 절 겉모습과 비로자나불상, 그리고 절 안에 있는 기둥을 통해 나오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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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참고 누리집> 나라공원, http://www.pref.nara.jp/5751.htm, 2014.6.28.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곳 일본에서 살면서 겪은 일들을 적어서 아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적어보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가르침과 지도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태그:#나라공원, #도다이지 절, #사슴, #화엄사상, #니가츠도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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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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