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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 고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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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재선·3선에 성공한 경기도 대부분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은 네거티브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들 가운데 가장 심한 네거티브 공격을 당한 이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성남이 그만큼 치열한 격전지였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하지만 네거티브 선거 전략은 먹히지 않았다.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리고 허위사실이 유포되었지만 성남시민들은 네거티브를 외면했고, 지난 2010년 지방선거보다 높은 지지율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재명 성남시장을 당선시켰다.

특히 주목할 것은 분당지역 시민들의 선택이었다. 새누리당 텃밭으로 잘 알려진 분당지역 유권자들이 이 시장에게 표를 몰아주어 8.18%포인트의 표 차이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분당지역 유권자들이 이런 선택을 한 적은 처음이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인물과 민선 5기의 성과를 위주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선거결과를 풀이했다.

지난 24일, 이재명 성남시장을 시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시장은 이번 6·4 지방선거의 흑색선전과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서 "엄중하게 법적인 책임을 물어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 한 인터뷰 내용이다.

"네거티브 선거, 엄중하게 책임 물어야 사라진다"

- 이번 선거에서 성남이 가장 네거티브가 심했습니다. 그렇지만 먹히지 않았고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에 선거기간의 고소·고발에 대해서 다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주장이 나오던데요?
"선거가 끝나고 이기면 화합차원에 포용하고 관용을 베풀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실수거나 정상적인 경쟁을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면 그렇게 해야죠. 하지만 허위사실 유포하고 음해하는 것은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이거는 민주주의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인 거죠. 정보가 정상적으로 유통되어 사람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끌어내서 국가 권력, 지방정부를 구성하고, 정상적으로 구성된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시민을 위해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거짓말을 해서 유권자를 속이고, 규칙을 어기고, 공정한 룰을 깨는 건 잘못된 거죠. 흑색선전, 규칙을 위반한 행위는 끝까지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지게 해야 공정한 게임이 가능해지고, 시민들이나 국민들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그걸 관행의 이름으로, 관용한다거나 화합의 이름으로 다 묵인하면 다음에 또 그렇게 하라는 얘기죠. 이것을 근본에서부터 뜯어고쳐야 해요.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드는 아이템으로 하나로 끝장을 보려고 합니다."

이 시장은 "변희재씨를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형사고소도 했다"며 "2차로 신영수 새누리당 후보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후보에 대해서는 이 시장의 이름으로 고소·고발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시장은 네거티브 선거가 사라지려면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야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네거티브에도 불구하고 성남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예상하셨는지요?
"제가 당선될 거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표 차이가) 많이 날 거라고 생각은 못했고요. 지난 선거에서 8%포인트정도 이겼고 이번에는 11%포인트 이겼는데 지난번에 비해서 더 이긴 거죠. 저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이길 수 있을 거다 했어요."

이 시장은 이런 선거결과에 대해 "견제와 균형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성남시민들, 인물과 시정 성과 위주로 판단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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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동시에 한쪽으로 몰아주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국민들의 견제심리가 작동할 수밖에 없는 시기였죠. 또 제가 최소한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 성과도 다른 어떤 자치단체보다 많이 냈다, 이렇게 자부하고 있습니다. 객관적 지표가 있으니까 시민들이 굳이 시장을 바꿔가면서 새로운 선택을 하지 않을 거고 한 번의 기회는 더 주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죠. 또한 시민들이 인물과 민선 5기의 시정 성과를 위주로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 세월호 침몰사고의 영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세월호 참사 때문에 정국 변화가 많이 있었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가) 변화의 한 계기가 됐고, 국가, 중앙정부의 무능, 무책임 그야말로 몰정치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들에 대해서 국민들이 이거는 아니라는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 분당의 변화가 상당히 놀랍습니다.
"성남시가 처음으로 본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정치적 선택이 똑같았습니다. 놀라운 일이죠. 저도 분당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정도가 아니겠나 예상했어요. 8%포인트가 넘게 이겨서 놀랍습니다."

-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도시가 된 것, 시민들이 자긍심을 회복한 것이죠. 이전에는 시장들이 구속되고, 부정, 비리, 특혜, 친인척 인사비리 등이 뉴스를 차지하다보니 성남 사는 게 창피했지만 그 문제가 해소된 거죠. 또 한 가지는 지방재정 문제를 깔끔하게 해소한 것도 있어요."

-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민선 5기와 차별화된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는데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신지요?
"민선 5기는 기초를 정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될 수 있게 하고, 일하는 조직으로 바꾸고 재정문제를 해결해서 정상화하고, 부정부패 없이 투명하고 공정한 시정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 했던 주된 일인데 거기에 긴급한 복지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거죠.

그 다음은 우리가 갖춘 기초 위에 내용을 채우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시민의 삶의 질 수준개선에 집중해야 될 때고, 저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된다, 형식이나 껍데기보다는 내용에 집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핵심이 교육, 의료, 건강, 안전인 거죠. 안전은 기본에 관한 것이니까 교육과 건강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2030년, 삶의 질 세계 100대 도시 목표... 기초 닦겠다"

이 시장은 의료와 관련, "시민주치의 제도를 시행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건립 중인 시립의료원이 개원하면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교육은 공적 영역에서 감당하지만 실제로는 부모들이 사교육으로 알아서 하고 있다"며 "공공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현재도 성남시 교육지원 예산이 704억 원으로 전국 최대 규모인데 1000억 이상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학교당 2억 원 가까이 지원을 합니다. 학부모들이 사교육 때문에 허리가 부러지지 않고도 (아이들이) 대학에 갈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교육 기회의 평등을 성남에서 실현해보고 싶습니다."

안전문제와 관련, 이 시장은 시민경찰대를 창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민들 욕구조사를 하면 안전욕구가 가장 높아요. 안전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가장 많아요. 범죄·재해·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생명·신체가 보호받는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거죠. 안전은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잖아요. 그것을 못하고 있으니까 문제지만."

이 시장은 "경찰, 소방, 안전은 국가 사무라 관여할 길이 없는데 시민들 욕구가 많으니까 시민들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시민경찰대를 500명 규모까지 창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된 활동은 "귀가길 보호, 예방순찰활동, 사고시 긴급 대응 등"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소요예산은 150억 정도로 예상된다.

- 성남시가 올해 안으로 100만이 넘는 대도시가 됩니다. 도시비전이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도 성남시는 국내 최고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국내에서 최고도시를 지향할 것이 아니라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30년 목표가 삶의 질 수준이 세계 100대 도시 안에 들어가는 도시를 만들자는 겁니다. 그 기초를 잘 닦아가는 게 우리의 할 일입니다."


태그:#이재명, #성남시장, #지방선거, #네거티브, #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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