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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소속 전국 중·고교 교장 3000여 명이 평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1박 2일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게다가 교육부는 혈세 약 12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 행사를 사실상 협찬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소속 전국 중·고교 교장 3000여 명이 평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1박 2일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게다가 교육부는 혈세 약 12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 행사를 사실상 협찬한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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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소속 전국 중·고교 교장 3000여 명이 평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1박 2일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학생 학습권 침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교육부는 혈세 약 12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 행사를 사실상 협찬한다. 그동안 교육부는 '학생 학습권'을 강조하며 전교조의 '조퇴 투쟁' 등을 비판했다. 원칙 없는 교육부의 이중 잣대가 많은 비판을 받을 듯하다.

'학생 학습권' 강조했던 교육부가 협찬... '이중 행동' 논란

26일 한국교총 산하 임의단체인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일선학교에 보낸 공문들(4월 1일, 6월 9일 자)을 보면, 이 단체는 오는 7월 24일부터 1박 2일간 자체 총회와 연수 등의 행사를 벌인다. 이 단체는 4년 전에도 제주도에서 유람성 행사를 벌여 논란을 빚은 적 있다.

'창의적 융합 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교육'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전국 중등 교장 약 3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등의 특강도 예정돼 있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공식사이트 '공지사항'란에 "본회 연수회 참석 실비(항공권 및 숙박, 식대 등)는 학교예산으로 지출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공문에서는 "교육부에도 본회 행사 추진계획을 제출하고 본 행사에 적극 참여토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돼 있다.

한국교총 산하 한국중등교장협의 공문.
 한국교총 산하 한국중등교장협의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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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의 제주 행사 예약을 맡은 여행사 등에 확인한 결과 서울 지역 교장들은 오는 7월 24일 오전 7~9시 사이에 제주행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이용할 예정이다.

왕복 항공비는 24만4000원이며 호텔숙박비는 14만 원(2인 기준)이다. 이에 더해 교장들이 받는 2일치 일비(출장에서 쓰는 가욋돈) 4만 원과 식사비, 업무협의회비 등을 모두 합하면 이 행사에 드는 학교 예산은 교장 한 명당 평균 40여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참석 교장 3000명으로 따지면 12억 원이 넘는 세금이 쓰이는 것이다. 

또한 교장들 가운데 상당수는 애초 교육부가 허가한 1박2일이 아닌 2박3일이나 3박4일로 일정을 늘려서 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추가 혈세 낭비도 예상된다. 역시 한국교총 산하 조직인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 소속 교장들도 지난 4월 10일 1박2일간 제주도 연수를 벌이면서 제멋대로 일정을 늘려 잡아 일부 출장비를 돌려준 바 있다. (관련기사 : 교장들의 '황제 제주도 연수'... 하루 더 늘었다)

서울지역 한 중등학교 교장은 "7월 24일이면 학생들이 방학을 하지 않은 상태라 학생의 안전문제도 있고, 세월호 참사 문제도 있어 참가하는 게 눈치 보인다"면서 "더구나 전교조 교사들에겐 조퇴도 내주지 말라는 교육부가 왜 교장들에겐 평일 1박2일 제주행사까지 허용해 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평일 제주도 행사라니... 양심불량"

박범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긴 방학을 놔두고 그 직전 평일에 꼭 제주도를 선택해서 12억 원이란 혈세를 낭비해야 하는지 학부모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구나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를 가던 단원고 학생 일부가 여전히 실종 상태인데, 도대체 양심이 있는 분들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장협의회 한 관계자는 "제주 행사 일정은 올해 초에 미리 잡아놓았으며 일정을 잡을 때는 7월 24일이 방학식 이후인 줄 알았다"면서 "세월호 사태 뒤에 회장단들도 행사 개최 여부에 대해 고민했지만 그 기간에 제주도청이 컨벤션센터를 무상으로 빌려주기로 해 취소가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행사는) 교장 직무연수 형태로 진행되는 강연 프로그램 위주"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중고교 706개교 가운데 395개교가 7월 23일 이후에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교장들이 제주로 떠나는 7월 24일에 방학식을 하는 학교도 상당하다. '방학 중 학생 안전'을 책임지는 교장들이 방학식에서 학생 안전을 위한 훈화교육 대신 제주 행사 참가를 선택한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제주 교장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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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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