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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라 산불·산사태·병해충 등 산림 재해가 다양화·대형화되는 등 산림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상당국은 비교적 많은 관측지점을 통해 다양한 예보를 국민들에게 서비스하고 있지만 산악지역에 대한 예보는 전무하다시피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은 산악기상관측망 기상자료에 대한 효율적인 범부처 공동 활용과 산림재해 대응능력 향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산림과학원 국제회의실에서 '산악기상관측망 범부처 공동 활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지에 대한 기상관측소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산악기상관측망 구축을 통해 산림재해 예측기술을 높이면 기상정보의 질 또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기상관측망 산림재해 예측엔 한계 있어"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이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산불·산사태 등 산림재해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이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산불·산사태 등 산림재해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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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산림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림재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 기상정보 서비스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악지역은 (기상관측망이) 비어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림과학원 김경하 산림방재연구과장은 "현재 대부분의 기상정보가 평지에서 관측된 정보이기 때문에 산림재해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산 정상부의 기상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Automatic Weather Station)를 설치해 산악지역과 평지의 기상자료를 융합한 산악기상관측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오해영 푸른도시국장은 축사를 통해 "서울시는 2011년 7월에 우면산 산사태를 경험하면서 산악지역의 기상자료에 대한 중요성을 체득한 바 있다"며 "다행히 올해 서울 주변에 7개의 산악기상관측망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기상정보를 활용해 산사태·산불 등에 대한 예측력을 향상시켜 산림재해 피해를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까지 산악기상관측망 전국 200개 설치 목표

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산림재해의 예측력을 높이고 산림 이용객들에게 양질의 산악기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12년부터 '산악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산악기상관측망은 강원도와 경남·경북 지역 등에 60개소가 설치돼 있다. 올해는 서울과 부산 등 도시생활권에 30개소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며 오는 2017년까지 전국에 총 200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원명수 박사가 산악기상관측망 구축을 통해 산림재해 예측기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원명수 박사가 산악기상관측망 구축을 통해 산림재해 예측기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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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원명수 박사(국가산악기상센터)는 '산악기상관측망 구축 현황 및 발전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산림재해에 영향을 미치는 산악기상 인자는 기온·바람·강우·상대습도 등으로 이들에 의해 산림재해의 발생과 진행의 변화양상이 나타난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산불·산사태·병해충 등 산림재해에 관한 예측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산악기상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박사는 "산악기상관측망 구축을 통해 산림재해 예측기술을 고도화하고 국민에게 제공하는 기상정보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산림 이용객을 위한 생활안전 기상정보 제공과 명산 맞춤형 산악기상정보 제공 등 맞춤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산불발생 위험성의 경우 기상청 AWS만 볼 때 보다 산악기상관측망의 기상자료를 기상청 AWS에 입력했을 경우 산불발생위험성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며 "지난해 산악기상관측망의 지점 수신율은 평균 93%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아 보인다. 원 박사는 "다만 산지에 설치되는 만큼 설치환경이 열악해 기기가 장애를 일으키거나 통신이 중단되는 것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시간 모니터링 및 응급복구를 위해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산악기상관측망이 2017년까지 200개소로 늘면서 시설 및 장비 등에 대한 유지·관리 업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명수 박사에 따르면 산악기상정보의 국외 수준은 이미 기술 안정화 및 응용 단계에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개념 정립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악기상, 평지보다 혹독하고 우박·폭우도 잦아"

이어진 발표에서 서울대 대기과학과 임규호 교수는 "산의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은 내려가고 강수량은 많아지는 것처럼 도시화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산지와 해양이 기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 보인다"며 "산악 기상은 평지에 비해 혹독하며 우박·폭우 발생도 빈번해 풍속의 변동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산악기상관측망에서 얻어진 자료나 산불·산사태 예측모델 등을 기상청의 수치예보 모델에 합하면 보다 정밀한 자료 생산이 가능해 보인다"며 "이를 통해 산불·산사태 발생에 대한 정량적인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의 방대한 기상자료, 민간 이용은 극히 일부"

기상청 김진석 사무관이 기상기후 빅데이터 자료 공개를 확대해 기상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 안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김진석 사무관이 기상기후 빅데이터 자료 공개를 확대해 기상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 안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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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빅데이터 융합 기반 산림재해 분야 활용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한 기상청(기상빅데이터 T/F팀) 김진석 사무관은 "기상기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하면 농산물 가격·수급 전망과 기상정보를 활용한 골목슈퍼의 상품 발주 및 진열 등의 날씨경영을 도울 수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호우 피해액을 예측하고 산불 발생 및 확산정도를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기상청이 보유한 방대한 기상기후 자료에 비하면 민간에서 이를 이용하는 것은 극히 일부"라며 "점차적으로 기상기후 자료 공개를 확대해 기상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 안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군기상단 기상연구부 박상환 사무관은 '산악기상자료의 군 활용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산악지역의 관측공백을 줄인다면 산악지역에서 펼쳐지는 군 작전 지원이 보다 용이해지고 악기상 발생 시 헬기 등 항공기 항로를 우회할 수 있는 등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사무관은 "산악기상자료 활용으로 군의 인적·물적 전력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수치예보의 정확도도 향상될 것"이라며 "산악기상관측망에 시정, 구름 등 항공기상 요소를 추가한다면 저고도 작전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지에 설치되는 산악기상관측망은 유지·관리가 중요"

기상청 관측정책과 인희진 사무관(왼쪽)이 산악기상관측망을 통해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관측망의 관리 및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상청 관측정책과 인희진 사무관(왼쪽)이 산악기상관측망을 통해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관측망의 관리 및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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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지정토론에서 기상청 관측정책과 인희진 사무관은 "산악기상관측망 설치를 통해 산악지역의 관측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산악지형의 특성상 장비설치가 어렵고 이를 유지하는 데도 많은 인력과 예산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인 사무관은 "기기의 전원도 무선방식이기 때문에 중간에 통신이 끊기지 않는지, 산악기상관측망의 자료가 수치모델에 잘 들어가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산악기상관측망의 관리 및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정중곤 산지방재과장은 "서울시의 경우 우면산 산사태 이후 산지기상에 대한 연구들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산지의 강우량 측정은 산사태 방지를 위해 중요한 만큼 서울시 주변에도 올해 산악기상관측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림청 고기연 산불방지과장은 "올 봄철 산불조심기간에 전국에서 428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지 110㏊에 피해를 입혔다. 지난해보다 건수는 100여 건 늘었지만 피해면적은 6분의 1로 줄어들었다"며 "산악기상관측망 구축으로 산불 감지가 보다 쉬워지고 산불이 확산되는 것을 미리 예방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국가산악기상센터'의 개소를 기념해 마련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산하 국가산악기상센터는 산악 기상자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 및 분석하고 국내 산악기상자료와 일반 기상자료의 융합을 꾀하게 된다.

서울 동대문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지난 20일 열린 ‘산악기상관측망 범부처 공동 활동 심포지엄’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지난 20일 열린 ‘산악기상관측망 범부처 공동 활동 심포지엄’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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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산악기상자료 활용 심포지엄, #국립산림과학원, #국가산악기상센터, #윤영균 원장, #산악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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