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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진상촉구서명서를 전달 받은 뒤 단상을 내려 오고 있다. 진상규명촉구 서명에는 같은날 서울에서만 6만여명이 참가했다.
▲ 유가족 눈물 '아이들에게 미안, 시민들께 감사'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진상촉구서명서를 전달 받은 뒤 단상을 내려 오고 있다. 진상규명촉구 서명에는 같은날 서울에서만 6만여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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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시민들의 진상촉구서명서를 전달 받은 뒤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진상규명촉구 서명에는 이날 하루 동안 서울에서만 6만여명이 참가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시민들의 진상촉구서명서를 전달 받은 뒤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진상규명촉구 서명에는 이날 하루 동안 서울에서만 6만여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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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울고, 하늘이 울었다. 21일 오후 7시 10분, 시민 2000명(주최 쪽 추산·경찰 900명)이 모인 서울 청계광장에 단원고등학교 2학년 1반 고은이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준비해온 짧은 편지를 읽어나갔다.

"이 세상 오직 하나뿐인 사랑스런 우리 아들딸들에게. 단원고 2학년 아들딸들아. 4월 15일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 떠난다고 해맑은 따뜻한 미소로 인사하며 집을 나섰던 너희들 얼굴이 엄마아빠 가슴 속에 깊이 사무치게 보고 싶구나. 이런 그리움을 사진으로, 편지로, 동영상으로밖에 볼 수 없구나. 집안 구석구석 물건 하나하나에 쌓인 너희들 추억으로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데도 순간순간 왈칵 쏟아지는 아픔은, 눈물은, 그리움은 어쩔 수가 없구나."

고은이 어머니의 편지 낭독을 듣던 다른 가족들은 "아들딸들아 앞으로 대학교에 입학도 하고 너희들 꿈도 이루고 남자친구 여자친구 만나고 행복한 가정도 이루며… 살아아야 할 너희들의 모든 미래의 시간들을…"이란 대목에서 끝내 오열해버렸다. 고은이 어머니도 눈물을 흘리며 남은 부분을 계속 읽었다.

"통째로 빼앗아간 대한민국 정부가, 현실이 원통하고 원망스럽구나.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우리도 또 너무 미안하구나. 용서해달라는 말은 못 하겠구나. 아들딸들아. 4월 16일 무섭고 두렵고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차가웠던 바닷물 속 아픔은 깨끗이 지우고 엄마아빠, 언니, 오빠, 누나, 형, 동생들과의 행복한, 좋은 추억만 간직하고 그곳에서 친구들, 선생님과 잘 지내렴. 너희들의 억울함은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꼭 풀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거라. 나중에 다시 만나자. 애들아 영원히 사랑한다.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단원고 학부모 11명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세월호대책회의)'가 종일 서울시내 10곳에서 모은 6만여 명의 서명용지를 전달하자,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세월호대책회의가 주최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한 한 장의 힘! 시민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빗속에도 자리를 지키며 유족들을 격려했다.

"서명운동 어렵지만 1000만 명 향해 달려갈 것"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 손피켓을 든 채 눈물을 닦고 있다.
▲ 눈물 닦는 집회 참가자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 손피켓을 든 채 눈물을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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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계광장 옆쪽에 마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천만인 서명대'는 썰렁했다. 장대비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지나가던 행인들은 좀처럼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세월호대책회의 권오양(51) 서명운영위원은 "오후 2시부터 현재(6시 45분경)까지 500명 정도 서명을 받았다"며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1일로 사고가 난 지도 벌써 67일째다. 그는 "아무래도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다"면서도 "어려움이 있지만 유족들 뜻대로 1000만 명을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실종자·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회의가 5월 13일부터 시작한 서명운동은 이날까지 130만 명가량이 참여했다.

공적개발원조(ODA) 감시단체 'ODA 워치'에서 활동하는 장해영(29)씨도 그 중 하나다. 장씨는 한 달 전부터 윤지영(33)씨 등 동료 28명과 매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과 종로구 일대에서 캠페인을 진행, 일주일분량을 모아 세월호대책회의에 전달하고 있다. 21일까지 모은 숫자만 해도 약 6000명이다. 하지만 두 사람도 '1000만 명' 달성을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장해영씨는 "1000만 명 목표를 채우려면 희생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은 서명운동의 취지나 그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선, 세월호 참사에 아파해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지영씨도 "누군가에겐 시위나 집회가 불편할 수도 있다"며 "일반시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추모 형태 등을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대책회의도 앞으로 서명운동 목표 달성과 진상 규명 등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행동선언'을 발표했다.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범국민 서명운동 확산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학교, 거리, 공장, 시장, 골목,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인터넷 등 우리의 손발이 닿는 모든 곳에서 서명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또 "우리가 바라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는 범국민 서명운동의 물결 위에 세워질 것"이라고 다짐한 뒤 오후 7시 40분경 집회를 마무리했다.

☞ 특별법 제정 등 촉구 천만인 서명 하러 가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우산을 쓴 참가자 앞에 '박근혜도 조사하라' 손피켓이 놓여 있다.
▲ 노란우산 아래 젖은 손피켓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우산을 쓴 참가자 앞에 '박근혜도 조사하라' 손피켓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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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한 시민들이 우의를 입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 한 손엔 피켓, 한 손엔 우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한 시민들이 우의를 입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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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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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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