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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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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등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공개되면서 금융시장에 불거진 금리인하 기대감과 관련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3일 출입기자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에서 커졌다는 것은 저도 들었다"면서 "기재부와 중앙은행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으니까 서로가 기관의 역할, 기능을 존중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성장론자'로 분류되는 최경환 의원이 이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후 정책공조 차원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언급되자 미리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 의원과 이 총재는 연세대 선후배 사이.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서도 "최 부총리 내정자와 개인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특정시기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은 아냐"

정부가 경제 분야에서 올해 가장 심혈을 쏟고 있는 것은 성장이다. 연초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내용이 3년 후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이다.

문제는 최근 국내 경제 회복세가 둔화됐다는 점이다. 고질적인 내수 부진에 세월호 사태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겹쳤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 등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도 당초 내놨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이 이끌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경기회복세 유지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친박 강경파'인데다 경제관료 출신인 최 의원이 한은에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만찬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이 지점에 집중됐다. 이 총재 취임 이후 꾸준히 금리인상 방향성을 시사해온 한은이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인하 쪽으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없느냐는 것이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누차에 걸쳐서 기재부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기재부와 중앙은행은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다'고 답해왔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관계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밝혔던 금리인상으로의 방향성 언급에 대해서는 "(특정) 시기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한 발 물러섰다.

"소득불평등 해소해야 유효수요 더 높아질 것"

이 총재는 최근 한은에서 소득 분배정책 관련한 연구를 착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점점 낮아지고 있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소득불평등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불평등 정도가 심해서 저소득층이 늘어나면 인적자원 양성에도 상당히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소비 차원에서 보면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유효수요를 더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것에 관한 연구를 취임한 후에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책도 소득 증가에서 찾았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게 더 중요하고 해결책도 거기서 찾아야 한다"면서 "소득을 높이면서 가계부채의 증가 규모를 소득증가율 이하로 낮추는 게 가장 바람직한 (가계부채 문제) 해결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8일로 예고된 국·실장 인사와 관련해서는 "능력과 평판 즉, 업무능력과 관리능력을 가장 크게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국실장들이 대부분 2년 넘게 같은 자리에 있는데 정책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그런 자리들은 순환보직을 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그:#이주열, #한은, #최경환, #금리인하, #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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