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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표현한 과거 발언이 공개돼 물의를 빚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 출근하는 문창극 "사과할 뜻 없어" "일본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표현한 과거 발언이 공개돼 물의를 빚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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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친이계'인 정문헌 비대위원이 "문창극 후보자가 대한민국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다"라며 전날 언론을 통해 공개된 문 후보자의 '극우발언'을 비판했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까지 문제삼은 그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이완구 비대위원장은 "총리와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들은 비공개 때 말해 달라"라며 진화에 나섰다.

특히 "일본 식민지 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다", "조선민족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다" 등 문 후보자의 강연내용이 국민의 역사인식과 한참 동떨어졌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당혹감은 컸다. 특히 안대희 후보자에 이어 두번째로 낙마할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무력한 인사검증 시스템과 김기춘 비서실장 책임론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홍문표 의원 "어떻게 두 번이나 실수할 수 있느냐"

'친박성향'으로도 분류되는 재선의 홍문표 의원은 "어떻게 두 번이나 실수할 수 있냐?"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그래도 국무총리 후보자인데 어떻게 이렇게 검증이 소홀할 수 있냐?"라며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너무 안일하고, 무기력하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홍 의원은 여당 안에서조차 제기되는 '김기춘 비서실장 책임론'에는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데 김 실장이 피할 수 있겠나?"라며 "김 실장은 사실상 최고 결재권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가 낙마하면 김 실장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한 홍 의원은 "오늘이 고비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대희 후보자의 낙마 과정을 언급한 뒤 "언론, 인터넷 등을 보면 내일 오전에 (부정적 여론이) 더 극대화될 것 같다"라며 "국민들이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더 어려워지는 분위기가 거세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는 4:6 정도 되는 것 같다"라며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6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홍 의원은 일부 초선 의원들의 '문 후보자 자진사퇴' 요구에는 "순서가 있다"라며 "여당에서도 (자진 사퇴 등) 소신있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시기는 맞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늘과 내일 오전 상황을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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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인 노철래 의원은 "한국인들이 일제 때 얼마나 수모를 당했는데 식민지 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본인은 과거 발언이고 종교행사에서 한 발언이라고 하지만 국민정서를 헤아리지 못한 발언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적절한 발언이고 (그 파장이) 심히 우려된다"라고도 했다.

다만 노 의원도 홍 의원처럼 당내 일부의 자진사퇴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종교행사 때 했던 발언에서 인식의 전환이 있었는지 청문회에서 물어봐야 한다"라며 "당장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선에서 답변하는지 청문회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4선의 정병국 의원은 한숨을 내쉬며 "말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정 의원은 "국민정서고 뭐고를 떠나서 도대체 어떻게 검증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라며 "더 이상 말하기 싫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투다.  

초선 의원 6명 "즉각 자진 사퇴하라" 공개 촉구

한편 김상민·민현주·윤명희·이자스민·이재영·이종훈 등 새누리당 초선의원 6명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문 후보자의 역사관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며 "문 후보자는 즉각 자진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다시 인사검증에 실패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최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의원은 "계속되는 인사참사는 인사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인사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김기춘 실장이 책임져야 한다"라며 '김기춘 실장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친이계'인 김성태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식민사관을 그대로 옹호하고 미화한 것은 대단히 문제가 있다"라며 "본인이 해명할 것은 해명하되 그럼에도 대한민국 총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국민여론이 형성된다면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라고 사실상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태그:#문창극, #홍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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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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