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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당선자(가운데)가 부인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당선자(가운데)가 부인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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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에 당선된 진보성향의 최교진 당선자 선거사무소가 7일과 8일 연휴기간 내내 술렁거렸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하 세종교육청)의 업무 파악을 위한 관련 자료를 검토하던 중, 이미 올해 추경예산안이 모두 짜여 최근 시의회로 부의됐고, 게다가 새교육감의 교육정책을 담당할 전문직 인사마저 새 교육감 취임 전 마무리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최 당선자 측은 "진보성향의 당선자가 결재권을 갖기 전에 주요 인사와 재정안을 모두 처리해 새로운 정책 시행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최 당선자의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해 미리 주요 인사와 재정안을 처리했다는 주장이다.

세종교육청은 지난 2일 2014년 제 1회 추경예산으로 1457억 원을 편성하고 교육감 선거가 있기 이틀 전인 지난 2일자로 이를 시의회에 부의했다. 예산편성 내용을 보면 ▲ 학교안전시설 확보 및 보강 111억 원 ▲ 신증설학교 시설비 352억 원 ▲ 읍면지역 교육환경 개선 및 증설학교 스마트스쿨 구축 188억 원 ▲ 방과 후 학교 및 자유학기제 등 국가시책사업 95억 원 ▲ 교직원인건비 부족분 및 청사이전비 517억 원 ▲ 청사이전 기숙사증축 77억 원 등이다.

세종시의회는 오는 13일 이를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이 달 중 1457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처리하려 해 새 교육감 당선자의 재정권을 미리 봉쇄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이 달 중 1457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처리하려 해 새 교육감 당선자의 재정권을 미리 봉쇄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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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예산 1457억 원, 투표일 이틀 전 시의회 부의

이에 대해 세종교육청 측은 "교육부의 보통교부금 확정 교부일자(지난 4월 18일)와 세종시의회 임시회(지난 4월 15일) 일정이 맞지 않아 추경 예산안을 상정하지 못했다"며 "세월호 참사 후속조치 등 학생 안전확보와 교직원 인건비 지급 등 주요사업 추진을 위해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 당선자 측은 "교직원 인건비는 예산전용이 가능해 급히 처리하지 않아도 되고 수백억 원 대의 학교안전시설과 신증설학교 시설비 등은 예산 낭비와 졸속 사업을 막기 위해 보다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추경예산 부의 일정을 임기가 시작되는 7월 중까지 보류해 달라"고 제안했다.

세종교육청은 또 지난달 23일 자로 교육전문직 전입 희망자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전입 희망 공모대상은 중등교감 2명과 초등교사, 특수교사, 중등교사 각 1명 등 모두 5명으로 오는 12일까지 서류접수 후 이달 중 면접을 거쳐 내달 8일 임용예정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세종교육청은 지난해의 경우 관련 교육전문직 임용절차를 11월에 공모했다. 올 들어 갑자기 6개월 가까이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에 인사 공모를 하다 보니 새 학기 학기도중 연수를 받아야 돼 학생들이 학업손실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손실을 막기 위해 방학 중 연수를 할 수 있도록 서둘러 임용을 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교육청이 이 달 중 교육전문직 임용을 확정하기로 해 새 교육감 당선자의 인사권을 미리 봉쇄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이 달 중 교육전문직 임용을 확정하기로 해 새 교육감 당선자의 인사권을 미리 봉쇄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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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 연수 받게"-"당선자는 발령장만 수여?

이에 최 당선자 측은 "세종시민이 선택한 새로운 교육을 펼치려면 이에 걸맞은 전문직을 선발해야 한다"며 "부랴부랴 원서를 받아 모든 절차를 끝낸 후 취임 후 발령장만 수여하도록 일정을 짠 것은 새 교육감의 인사권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당선자측은 교육전문직 공모 일정도 재검토 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두 명의 초등자녀를 둔 세종시에 거주하는 이아무개(41)씨는 "임기 말 전임 교육감이 단행하는 인사와 예산안 처리는 불필요한 오해나 비판을 살 우려가 있다"며 "임기 말 인사와 예산안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 세종시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선자는 임기가 시작되는 7월 1일 이전까지는 아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시 교육청 측이 일정 보류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가 주목된다. 

세종시교육감은 지난해 8월 신정균 교육감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한대행(교육감권한대행 전우홍)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최 당선자는 주요 공약으로 ▲ 세종형 혁신학교 추진 ▲ 고교까지 무상교육 실현 ▲   친환경 로컬 푸드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 등을 제시했다.


태그:#세종시교육청, #최교진 당선자 , #추경예산, #인사권,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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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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