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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투표일인 4일 오전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딸의 영정사진을 든 투표인증샷을 올렸다. 유씨는 사진과 함께 "저도 예은이와 함께 투표하고 인증샷도 찍었습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고, 얼른 스무살 되서 투표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투표장에 가게 되었네요. 그래도 덕분에 예은이랑 산책했어요. 맑은 바람, 따사로운 햇빛 맞으며"라는 글도 함께 올렸다.
▲ 딸 영정사진과 함께 찍은 투표인증샷 6.4지방선거 투표일인 4일 오전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딸의 영정사진을 든 투표인증샷을 올렸다. 유씨는 사진과 함께 "저도 예은이와 함께 투표하고 인증샷도 찍었습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고, 얼른 스무살 되서 투표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투표장에 가게 되었네요. 그래도 덕분에 예은이랑 산책했어요. 맑은 바람, 따사로운 햇빛 맞으며"라는 글도 함께 올렸다.
ⓒ 유경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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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일 오후 6시 8분]

"조금만 더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고, 얼른 스무 살 되서 투표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투표장에 가게 되었네요."

지방선거 투표일인 4일 오전, 단원고 2학년 예은(18)양의 아버지 유경근씨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3동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그는 품에 예은양의 영정 사진을 안고 왔다. 유씨의 딸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딸의 사진을 품에 안은 채 투표한 다음 인증 사진을 함께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유씨는 투표 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예은이가 '자기도 얼른 투표하고 싶다'고 했었다"며 "그 말이 생각나 데리고 나왔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대비가 쏟아진 전날과 달리, 이날은 맑고 쾌청했다. 유씨는 "예은이가 좋아하던 날씨"라며 "덕분에 함께 맑은 바람, 따사로운 햇빛을 맞으며 산책했다"고 했다.

"투표는 꼭 해야"... 세월호 사고 희생 유족들도 투표소 찾아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안산에서는 "200명의 아이들을 잃었는데 무슨 선거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씨는 "그래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앞으로 이 세상을 더 오래 살아갈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투표를 통해 그런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세월호 희생 학생 유가족들도 이날 투표하러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유씨는 "만나보면 다들 '투표는 꼭 하자'고 얘기하더라"며 "오늘 많은 아빠·엄마들이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유가족이 투표소에 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저희들은 진심으로 세월호 참사를 안타까워하고, 문제를 적극 해결해나갈 사람이 누구인가를 고민합니다. 부모들 모두 그런 투표를 할 겁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학생의 아버지인 박종대씨도 오후 늦게 투표하러 나섰다. 투표소는 아이가 다니던 안산 단원고 앞 유치원에 마련돼 있었다.

박씨는 아이들의 생명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이번 참사를 심판하는 심정으로 투표에 임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최악이니, 최악을 피하려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며 "떠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세월호, #유가족,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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