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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에서 막판 단일화가 이뤄졌다. 지난달 29일 조승수 정의당 후보는 이상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울산시장 선거는 조승수 후보, 김기현 새누리당 후보, 이갑용 노동당 후보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보수 후보 한 명과 진보 후보 2명이 겨루는 형국이다.

같은 날 부산에서도 판세 변화가 일어났다.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5% 가량의 지지율을 유지하던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를 선언했다. 1일에는 백현종 통합진보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사퇴했다. 두 후보는 모두 "새누리당 일당 지배의 지속을 막기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세 후보의 행보를 끝으로 각 진보정당들의 최종 라인업이 확정됐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재판과 정당해산심판 청구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역대 최다 후보를 낸 통합진보당, 서울-경기도에 후보를 내지 않고 당의 존재감 알리기에 집중했던 정의당, 그리고 원외정당으로 지역에서 가능성을 만들려 하는 노동당과 녹색당의 선거 성적표를 전망해봤다.

[통합진보당] 최다 후보 출마... "광역 비례 10% 목표"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지난 5월 29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장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지난 5월 29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장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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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의혹 사건과 정당해산 심판청구 등의 시련 속에서도 역대 최다 후보를 내보냈다. 광역단체장 13명, 기초단체장 42명, 광역의원 144명, 기초의원 316명 등 전체 출마자 수는 515명이다.

고창권 후보가 사퇴한 부산, 백현종 후보가 사퇴한 경기도, 그리고 울산, 세종, 충남을 제외하고 모든 광역단체에서 후보들이 선거를 완주한다. 경남도지사에 도전한 강병기 후보는 3~6% 사이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나면서 캐스팅보트의 의미는 사라졌지만, 높은 득표를 통해 내란음모, 정당해산 심판청구 등의 정국을 돌파해 내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태흥 서울시장 후보도 TV토론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국면전환에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받는다.

광역단위의 경우 거대 양당 사이에서 힘을 못 쓰고 있지만, 기초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1차 목표는 광역의회 비례후보 지지율을 5% 이상 확보하고, 울산과 광주 등 강세지역에서는 최대 10%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현직인 울산 북구청장과 동구청장이 재선도 노리고 있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애초 야권연대를 생각하고 선거에 임했지만 부산의 경우 후보의 고민이 많았다"라며 "경남에서 유의미한 득표와 광주·전남 지역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역비례 10% 득표로 박근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무력화하고, 야당다운 진짜 야당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서울-경기 후보 없이 존재감 키우기 성공할까?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가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 지역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을 찾았다. <사진 제공 : 조택상 후보 홈페이지>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가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 지역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을 찾았다. <사진 제공 : 조택상 후보 홈페이지>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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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일찌감치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 서울의 박원순과 경기도의 김상곤이 자신들의 지향하는 진보적 가치와 부합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김상곤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정의당의 결정은 힘을 잃었다.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정의당이 후보를 냈다면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존재감 알리기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의 최대 목표였다. 현역의원이 5명이나 있음에도 당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정의당의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당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정, 노회찬, 유시민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 모두 후보로 나서지 않는 등 이들의 활약은 미비하다. 이는 서울과 경기도에 후보를 내지 않고, 인천도 새정치연합과 단일화를 이루면서 선거의 핵심 지역인 수도권에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정의당의 현실적인 목표는 새정치연합과 단일화를 이룬 울산에서 조승수 후보가 선전하고 인천에서 현직 구청장 두 명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조 후보는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김기현 새누리당 후보에 밀리고 있다. 울산 지역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노동자표도 얻기 쉽지 않게 됐다. 새정치연합과의 단일화는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일부 노동단체들은 이갑용 노동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상황이다.

인천 남동구와 동구의 구청장을 지낸 배진교·조택상 후보의 경우 새정치연합과의 단일화에서 모두 단일후보로 결정됨에 따라 당선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김종민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울산은 새누리당 텃밭이지만 야권단일화 이후 조승수 후보가 치고 올라가고 있다"라며 "인천은 두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봤을 때 당선을 기대해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역비례 5%가량을 확보한다면  당의 존재감 알리기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동당·녹색당] 거대정당 사이에서 존재감 약해... 기초에서 선전 기대

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후보
 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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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진보정당인 노동당과 녹색당은 모두 생존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선거를 치르고 있다. 노동당은 2012년 당의 간판 역할을 하던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와 같은 인물들이 떠난 후 크게 위축됐다. 생존을 위해서는 우선 이번 선거에서 국고지원금 기준인 광역 지역구 후보자 전체 득표율 2% 이상을 얻어야 한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낸 울산과 광주에서 선전하면 가능성이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다만 기초단체에 출마한 후보들은 그동안 닦아 놓은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전원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형식 노동당 대변인은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세월호 참사 등으로 정권 심판에 대한 분위기가 되다 보니까 그 가능성이 있는 정당으로 표가 몰리게 될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사전투표로 인해 전체 투표율 상승의 효과도 있을 듯한데, 거대야당에 표가 집중된다면 전국 비례 2% 달성 목표가 어려울 수 있다"라며 "그럼에도 기초에서는 열심히 활동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25명 전원 당선이 목표"라고 말했다.

녹색당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원전의 안전 문제, 먹거리 안전 문제 등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선거를 맞았다. 하지만 전국적 선거보다는 역량이 집중돼 있는 거점 중심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과천시의 경우 서형원 후보가 정의당과 후보단일화를 이루면서 당선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녹색당의 3파전으로 진행되면서 당선이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김현 녹색당 사무처장은 "과천은 현재 박빙으로 보고 있다, 부동층 30%가 어디로 가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초에서는 현역 의원이 있는 구미에서 지난 4년 동안 뿌리를 잘 내렸다.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고, 나머지 11곳에서도 의미 있는 득표뿐 아니라 당선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그:#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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