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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조 계획서 채택이 불발되고 자정을 넘긴 28일 새벽 진상규명을 위해 협상 타결 소식만 기다리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의 차가운 바닥에 몸을 누인 채 쪽잠을 자고 있다.
▲ 세월호 유족, 국회에 이불 편 이유는? 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조 계획서 채택이 불발되고 자정을 넘긴 28일 새벽 진상규명을 위해 협상 타결 소식만 기다리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의 차가운 바닥에 몸을 누인 채 쪽잠을 자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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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1일 오후 2시 38분]
"이민섭 잠수사 희생 잊지 않겠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31일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1000만 서명운동을 잠정 중단했다. 

가족대책위는 31일과 6월 1일 전국 16개 시·도에서 10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30일) 민간인 잠수사 이민섭씨가 사망하자 서명운동 중단 조치를 내렸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저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돌아가신 분과 그로 인해 비통함에 빠지신 가족들 앞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고 이민섭 잠수사님의 거룩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1신 : 30일 오후 3시 40분]
세월호 가족대책위 "서명운동 벌인다"

"우리끼리 분향소에서 가만히 기다려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주말인 오는 3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 거리로 나온다. 시민들을 직접 만나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부모들은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돌아가며 조문객들에게 서명을 받아왔다. 유가족들이 전국 각 지역으로 나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고 진상규명 작업이 요원해지는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직접 나설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유경근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30일 정부 합동분향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 그동안 조용히 있었는데, 많은 가족 분들이 최근 국회를 다녀와서 위기감을 느끼신 듯하다"며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진상규명도 못하고 사고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했다. 세월호 사고 국정조사 실시계획서가 국회에서 의결되는 걸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명시할 것이냐를 두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려 처리가 불발됐다.

부모들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밤을 지새우며 국정조사 실시 소식만을 기다렸다. 일부는 29일 서울 각 도시로 나가 서명운동을 받기 시작했다. 57시간에 달하는 여야의 지루한 협상 뒤, 국조 실시계획서가 의결되고서야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가만히 있으라? 그랬다가 우리 아이들 죽었다"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유가족이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절규 "성역 없는 국정조사 실시하라"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유가족이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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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수단체들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거리로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 우리 가족들 보고 분향소에 박혀서 가만히 있으라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 들었다가 우리 애들이 죽었어요. 지금 부모들이 반사회·반정부 운동하려고 나서는 게 아니잖아요. 내 자식이 왜 억울하게 죽어야 했는지 진상규명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그 목표 하나만을 가졌어요."

또한 유 대변인은 '특정 정당이나 단체가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건 문제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걸 걱정하면 (유가족들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그게 무섭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진정 대한민국이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면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며 "그 누군가는 사심이나 당리당략 없는 유가족인 우리가 제일 적격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잠실 야구경기장에서도 서명운동 진행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0만인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 이들은 "이번 주말 토요일에 전국 16개 광역시도 총 26개 곳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벌이겠다"며 "다른 사람이 꿈만 같다고 이야기하는 1000만인 서명을 이뤄내겠다. 법적 효력 따지기 전에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세월호 유가족, 국회서 진상규명 서명운동 진행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0만인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 이들은 "이번 주말 토요일에 전국 16개 광역시도 총 26개 곳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벌이겠다"며 "다른 사람이 꿈만 같다고 이야기하는 1000만인 서명을 이뤄내겠다. 법적 효력 따지기 전에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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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은 서울, 부산, 인천, 대전, 울산, 광주, 대구, 제주, 경기 화성, 충북 청주 등 전국 15개 시·도에서 31일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대구와 청주에서는 30일 오후에 열린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에서는 서울역, 잠실 야구경기장 등 12곳에서 이뤄진다. 서울·수도권 서명운동을 맡은 부모들은 31일 오전 10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결한 뒤 각자 맡은 거점으로 이동한다. 8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유족들을 도와 거리 서명운동에 동참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명운동을 벌인 뒤 각 지역에서 열리는 촛불추모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유 대변인은 "서명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되, 촛불추모제는 부모들 개인 판단에 따라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아마도 참여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지난 5일부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1000만인 서명을 목표로 둔 16일부터는 세월호 국민대책회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운동에 동참했다. 대책위는 지난 25일까지 총 100만여 명의 서명자수가 모였다고 전했다.


태그:#세월호, #유가족, #국정조사, #유경근,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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