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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안시장앞 새누리당 합동유세현장에 많은 인파가 모여있다.
 경안시장앞 새누리당 합동유세현장에 많은 인파가 모여있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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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새누리당의 성대한 합동유세가 있었다. 오전 11시 40분부터 12시 40분까지 경기 광주 재래시장 앞에서 행사는 진행되었다. 경안시장이라는 커다란 간판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경기 광주는 새누리당의 텃밭이나 다름이 없는 곳이다. 다수의 새누리당 지지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여 그 위세를 눈으로 실감하게 하였다. 몇몇 연예인들까지 참여해 분위기를 한층 북돋아 주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장 후보 등이 나와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가히 그 규모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힘을 과시했다. 뒤이어 시의원 후보 등이 차례로 나와서 자신을 소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등에 고이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그 활기차고 정열이 넘치는 행사장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미소가 가득했다. 그들의 힘찬 구호 소리도 차고 넘쳐났다. 그들의 어깨는 모두 활짝 펴져 있었다. 시선은 희망과 기쁨이 가득해 보였다. 자신감과 확신에 가득 찬 사람들로 재래시장 앞 사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마치 신명 나는 단합대회의 모습의 복사판이었다. 조직과 세력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 지 보여주고 있었다.

경기 광주 경안 재래시장 입구 간판 모습
 경기 광주 경안 재래시장 입구 간판 모습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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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정한 상인의 재래시장 바로 옆은 대형 식자재 마트

이날은 5일장이 서는 광주의 장날이었다. 경안 시장은 3일과 8일에 장이 서는 데 28일이 바로 장이서는 날이다. 재래시장 앞 사거리의 선거로 활기찬 사람들과는 달리 재래시장의 모습은 활기나 웃음소리조차 듣기 어려웠다.

재래시장 그 사거리 가운데로 초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선거와 관련된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다르게 무거운 분위기의 상인 자판들만 보이고 있었다.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를 몸으로 감싸며 자판을 지키고 있는 구부정한 할머니들은 멍한 시선으로 아스팔트의 열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2012년 오픈 한 대형 식자재마트가 있다.

"이 근처 대형 식자재 마트로 여기 시장이 어려워. 난 평생 여기토박이인데 어렵긴 어렵네. 요새 분위기가 안좋으니 그러려니 해야지. 이해해야지. 나만 그런 게 아니니까 이해해야지 어쩌겠어."

좌판에 있던 할머니가 나지막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열렬히 선거운동을 하는 지지자와 상인의 무심한 풍경이 보이는 경안 시장 안 풍경.
 열렬히 선거운동을 하는 지지자와 상인의 무심한 풍경이 보이는 경안 시장 안 풍경.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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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안되 힘들어" 현 시장 바뀌어야 VS. 그래도 1번이지

"부모님 때부터 쭉 여기서 장사했어요. (바로 옆) 대형 식자재마트의 영향이 커서 장사가 어렵네요. 이마트는 쉬는 날이라도 있지. 이건 모. 누구라도 이번 선거에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현 시장 당선 이후 경기가 쭉 안 좋았어요. 게다가 세월호 사건 이후로 더 더욱 경기가 내려가고 있고요."

30대로 보이는 상인은 거침없이 자신의 불만을 토로했다.

그 옆으로 상인들인 느릿느릿한 걸음을 옮겼다. 장날의 한가운데인데도 사람들은 시장 안에 북적이지 않았다. 물건을 파는 이도 사는 이도 흥이 나기엔 더디어 보였다. 다만, 시장 안에서도 흥에 겨운 선거운동원들의 함성 소리는 요란했다. 지지하는 후보의 치적을 고래고래 이야기하는 소리가 시장 안에 쩌렁쩌렁 울렸다.

근처 좌판의 한 50대의 아저씨는 선거운동원을 들으라는 듯 "난 기호 3번"을 외치며 빙그레 웃었다. (광주시엔 3번 후보가 없다) 그걸 보고 옆에서 막걸리 한 잔하시던 한 할아버지는 "난 1번!, 1번이야!, 1번!"이라고 고성을 내었다. 3번을 외치던 아저씨는 "장사 안돼 죽겠어. 그래도 1번이지. 1번 찍을거야 "라며 한숨을 쉬었다.

시장상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디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지 않기에 그럴 만도 해 보였다. 시장 앞에서 유세하던 현 여당 후보의 무리들이 부부가 하는 좌판에 들러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건넸다.

"오늘 장사 잘되는 날인가 봐요?", "장사 잘 돼 보여요!", "많이 파세요!" 란 말에 장사꾼의 표정이 안절부절 이었다. 안부를 건네던 선거운동원들이 지나간 후 안절부절못했던 상인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장사 안돼서 죽겠어요. 경기가 최악이에요. 이번 시장 3선 반대해요. 재래시장 바로 옆에 대형 식자재 마트 때문에 더 힘드네요."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이 한마디 거들며 이야기했다.

"25년 노점 장사했는데 너무 어려워요. (이곳) 규모가 커 보이지만 호응이 없어요. 없어."

선거운동을 하며 지나가는 지지자와 상인의 무심하게 보는 모습.
 선거운동을 하며 지나가는 지지자와 상인의 무심하게 보는 모습.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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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상인들은 경기가 나쁘다며 한결같이 말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더욱 안 좋아진 부분도 서로 이해를 같이 했다. 하지만 시장 선거에 대한 관점은 달랐다. 이번에 꼭 바뀌어야 한다는 상인들과 그래도 기존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상인들의 의견으로 엇갈렸다. 하지만 변화를 기대하는 건 상인들 모두의 공통 된 바램으로 전해졌다.

덧붙이는 글 | 박정훈 기자는 지방선거취재팀입니다.



태그:#경안시장 , #재래시장, #경기 광주,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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